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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ke Sep 23. 2024

시간을 달리는 자전거

6화 : 고등학교 친구에게 묻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며 그때의 내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36계와의 대화 이후, 계속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으려 했지만, 여전히 뚜렷한 답을 찾기 힘들었다.

‘그때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몇 년 전, 고등학교 졸업 이후 연락을 끊었던 친구가 떠올랐다. 배우가 되겠다며 연극반에 열심히 참여했던 친구.

 그 친구에게 연락해 보기로 했다. 배우를 준비하던 친구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을까? 그리고 친구는 고등학교 시절의 나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나는 SNS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몇 년 만에 보내는 연락이라 어색했지만, 친구는 빠르게 답장을 보냈다.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나야 늘 바쁘지 뭐. 오디션도 보고 있고, 요즘에는 소극장 공연 준비 중이야.”

친구의 말투에서 여전히 꿈을 향해 달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배우라는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걸어가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주인공은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

“너는 여전히 배우가 되고 싶구나. 멋있다. 그런데, 나한테 고등학교 때 나는 어땠는지 기억나?”

친구는 잠시 고민하더니 답을 보냈다.

“음, 넌 참 조용하고… 남의 눈치를 많이 봤던 것 같아. 항상 부모님 말씀을 잘 들으려 애쓰고, 뚜렷한 목표가 없는 것처럼 보였어. 그때도 무슨 꿈이 있었는지 확실히 몰랐잖아?”

나는 곧 깊은 생각에 빠졌다. 조용하고, 남의 눈치를 보고, 부모님의 기대에 미치기 위한 모습.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지금도, 부모님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그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뿐이었다.

주인공은 곧 친구에게 다시 물었다.

“그런 내가 지금도 비슷하게 살아가는 게 좀 두려워. 너는 배우의 길을 계속 걷고 있는데, 나는 아직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

친구는 답장했다.

“너도 할 수 있어. 내가 보기엔 넌 그냥 네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아직 찾지 못한 것뿐이야. 너 자신을 좀 더 깊이 들여다봐. 그때처럼 남의 기대에만 맞추지 말고. 너도 분명 너만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친구와의 대화가 끝난 후 나는 그동안 자신의 모습을 다시 돌아봤다. 남에게 휘둘리며 살아온 것 같은 자신의 삶.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흐릿한 생각을 더 분명하게 해야 할 때였다.

책상에 앉아 공책을 꺼냈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한 흔적이 가득한 공책이었지만, 지금은 그곳에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적기로 한 것이었다

친구의 말처럼, 남의 기대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내가 가장 잘하는 것?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일?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을 여러 개의 질문 리스트를 만들어 적어나가고 있었다.

그 순간, 자전거에 작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검은색이었던 자전거 프레임에 미세하게 형광색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깜짝 놀랐지만, 동시에 이 변화가 아직 시작의 불과하다고 느꼈다. 다시 미래를 달리기 위해서는 더 깊이 고민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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