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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죄를 묻지 않는 세상이 있을까?

신이 사라진 세상에서 사람은 어떻게 살아갈까

by Purity and humility


인간의 본성은 자기를 드러내고 힘을 과시하는 거다. 그래서 과거 왕정과 제국주의 시대의 인간들 우두머리는 권력 쟁탈이라는 욕심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힘을 과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원전 그리스 아테네에는 인간의 본능과 힘을 배제하고 오로지 자격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 모두에게 정치를 할 권리를 만들어 주려고 만든 게 민주주의라는 제도다.

그들은 이 민주주의를 "겸손의 사회적, 정치적 실현"이라고 말한다. 즉 인간의 욕심을 내려놓고 겸손을 가진 사람이 통치하는 행위를 민주주의로 본 것이다.


이를 위해서 이소노미아(법 앞의 평등)를 외치며 추첨(sortition)을 들여왔고 오만과 자기 과시를 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힘을 드러내기 전에 즉, 허세를 떠는 사람들에게 미리 도편 추방(ostracism)의 형벌의 내렸다.


<러브엔 썬더 고르>

아테네는 제도가 사람을 변화시킬 거고 교육이 사람의 욕심을 버리고 겸손해지는 법을 가르치면 민주주의가 완성될 거라 봤다.


하지만 이성과 제도 그리고 겸손보다는 인간의 공격적이고 이기적 본성이 늘 우선이었고 이를 이길 수 없었기에 완전한 민주주의는 없었고 없을 거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그동안 그래도 인간들의 사회 전반의 도덕 질서가 무의식 중에 형성되고 유지되었던 건 신의 존재였다.


하지만 신은 죽었다고 믿게 된 현대인들은 19세기 이후 그들의 신념과 맞는 신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칼 포퍼의 말처럼 "신의 죽음 이후 신을 저버리고 그 자리에 누가 있는 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시대의 물질 만능과 권력이 형성되었을 때 맹목적으로 아니 오히려 과도하게 그 체제와 그 권력이라는 신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건 자연스러운 인간 내면 본성의 발현일 거다.


<러브엔 썬더 고르>


신은 죽었고 인간들은 새로운 신을 만들고 있다.


대중은 그 만들어진 신을 믿고 싶을 뿐이다. 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대중은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심지어 꾸며낸 사실도 아닌 그저 사람들의 자기도 그것의 일부분이라고 믿고 따르고 싶은 추정 가능한 체제의 일관성"의 존재들일 거다.


세상은 점차 전체주의 사회로 가고 있다. 민주주의가 현재 과두 정치를 넘어 전체주의로 흘러간다면 누구든 제2의 히틀러를 신이라고 추종하지 않을까?


토르 4 러브엔 썬더에 나오는 고르를 보며

그리고 최근 발생한 서부지법 사태와 이를 대하는 언론과 국민들의 모습을 본다면

사실 여러 가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서부지방법원 폭동>


토르 4 러브엔 썬더에 나오는 고르를 보며

다시 한번 민주주의를 생각해 본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신의 형벌이 사라진 인간들이 어디까지 타락하고 몰염치해 질 수 있을지??


주일 아침 영화를 보며 신의 죽음이라는 명제에 대한 글을 보면서 신이 죽었다고 믿는 현대인들에게 질서와 도덕의 규범을 잡아줄 수 있는 게 과연 있을까를 고민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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