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지도자

by 박인식

누가 지도자가 되어야 하나


힘이 있어야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조직이 있고 지도자가 되면 힘을 실어주는 조직도 있다. 힘 있는 자가 지도자가 되고 그 힘을 계속 유지할 수 있으면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데 큰 문제가 없지만 지도자가 힘을 잃으면 조직은 무너지게 마련이다. 지도자는 그 형태가 어떻든 대체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언제나 한결같이 힘을 가질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힘 있는 자가 지도자가 되는 조직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지도자로서 자질이 조금 부족해도 일단 지도자가 되었을 때 그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그 조직은 어지간한 충격도 잘 이겨낼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지도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조직의 잘 짜여 있을수록 지도자에 의존하는 정도는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요즘 세상에서는 힘 있는 자가 지도자가 되어 전횡을 일삼는 것보다는 힘은 조금 부족하지만 모든 이들의 의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을 지도자로 세우고 그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훨씬 현실적이고 바람직하지 않을까. 새로운 대통령이 뽑혔다. 비록 내 가치기준과 달라 그를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대통령이 된 이상 그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내가 속한 국가가 바람직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결국은 그것이 내게 유익한 길이고. (2003.01)



영향력


사람들은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리더라고 생각하며 그렇기 때문에 자기는 리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기 결정에 영향을 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리더이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자기가 리더라고 주장해도 아무도 그의 결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그는 리더가 아니다. (2003.02)



경영자의 본분


회사에서 경영자가 직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격려하고 음지에서 수고하는 직원들까지 살피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경영자에게 있어서 그것이 제일의 덕목은 아니다. 경영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기업을 유지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건강한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건강한 방법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경영자의 본분이기도 하다.


직원들을 세워주고 격려하기를 즐겨하며 아울러 경영능력까지 갖춘 경영자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만 그렇게 조건을 두루 갖춘 사람을 찾는 게 어떻게 쉬운 일일까. 그렇다면 성품 좋은 경영자와 경영능력을 갖춘 경영자 중 누가 더 필요한 사람일까? 회사가 살아남고 성장하자면 성품은 부족해도 능력 있는 경영자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그러니 그런 경영자를 만났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먼저 그에게서 능력을 배워라. 거기에 좋은 성품까지 덧붙일 수 있도록 노력해라. 어느 한 쪽을 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성품보다는 능력을 선택해라. 성깔이 못 되어 먹었다고 해서 모두 상종하지 못할 인간 말종은 아니지 않겠냐. (2004.10)



지도자의 성장배경


지도자는 가급적 입지전적인 인물이 아닌 것이 좋다. 조직이 클수록 구성원이 많을수록 더욱 그렇다. 자기로서는 천신만고 끝에 오른 자리겠지만, 그것이 어려운 환경에 처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 일이기는 하지만, 지도자가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났다면 그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냈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칠 것이고 그래서 누구보다 자기 확신이 강하지 않을까. 어쩌면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입은 피해의식도 적지 않을 것이고. 그런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다른 사람을 감싸 안을 수 있는 포용력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런 피해의식 때문에 자기보다 월등한 조건에서 자란 사람들을 적대시하는 모습도 나오지 않을까? (2004.10)



성품과 능력


모름지기 지도자라면 그늘진 곳에 있는 구성원들을 배려하고 감싸 안을 수 있는 성품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아니다. 지도자는 자기가 이끌어야 하는 조직을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해 나가는데 가장 큰 목표를 두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늘진 곳에 있는 이들을 감싸 안고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이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다. 다만 뜨거운 가슴 때문에 냉철한 이성이 작동하지 않을까, 그래서 혹시라도 판단을 그르치지 않을까 염려되는 것이다. (2004.10)



선배의 의무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라면 그저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용납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중견사원에 이르면 그 일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하고, 간부사원이 되어서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2006.03)



지도자의 덕목


장수가 전쟁에서 장렬하게 산화하는 것이 아름다워 보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휘하 모든 사람과 그 식솔에게는 고통이요 파멸일 뿐이다.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장수는 그 전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그렇다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든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퇴각할 수도 있다. 물론 그것을 굴욕으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굴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 무모한 전투에 뛰어들어 장렬히 산화한다면 굴욕은 그대로 굴욕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는 어리석은 일이다. 당장은 굴욕이 되더라도 굴욕을 되돌려줄 수 있는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자기를 믿고 목숨 걸고 싸우는 휘하 사람에게 대한 장수로서의 최소한의 의무이다.


가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지도자를 본다. 사심 없이 책무를 다하겠다는 뜻으로 이야기하는 것이겠지만 과연 아랫사람으로서 그런 사람을 지도자로 믿고 따를 수 있을까. 옳은 지도자라고 생각하고 그의 결정을 따르기 위해 모든 것을 던졌는데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서 자기 유익을 포기한다는 미명으로 그 자리를 훌쩍 떠나버린다면 남아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되나. 그것이 설령 자기 유익을 포기하는 일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도자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장수가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휘하 모든 식솔의 안위를 책임지듯 지도자는 자기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필코 목표에 도달해 그들과 함께 결실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최우선의 덕목이다. (2006.07)



틀린 걸 바로잡기 전에


잘못을 알았다면 시인하고 바로잡는 게 더 큰 잘못을 막는 길이다. 더 중요한 것은 애당초 잘못을 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판단이나 행동이 자기에게만 영향을 미친다면 잘못한 대가를 혼자 치르면 되지만, 지도자가 되어서 그런 잘못을 범한다면 많은 사람이 고통의 겪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2006.10)



장(長)의 부재


담임목사께서 부재중이던 1년 8개월 동안 교회가 흔들림 없이 평상을 유지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전통 깊은 교회의 저력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담임목사께서 새로 부임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하나씩 불거지기 시작했다. 결국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지만 속으로 골병이 들었던 것이다.


사장께서 예기치 않았던 어려움을 당해 자리를 비우게 되자 대표이사 부사장 체제로 전환되면서 회사는 생각 밖으로 평온을 잃지 않아 오히려 의아할 정도였다. 그런데 사장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여기저기서 흐트러진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속으로 골병이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조직의 장으로 있는 사람이 때로 시원치 않아 보이거나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걸 보면 조직의 장이 미치는 영향은 짐작을 넘어서는 것임을 알 수 있다. (2006.10)



핵심인물


이스라엘 역사 중에 바벨론 포로시대가 있다. 백성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면서 나라가 멸망당했는데, 그 때 잡혀간 포로가 전체 인구의 5%에 불과했다고 한다. 핵심인물 5%만 제거하면 한 나라가 이렇게 지리멸렬해져 멸망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2006.11)



부하는 장기판의 기물이 아니다


부하는 장기판의 기물이 아니다. 이리 가라면 이리 가고 저리 가라면 저리 가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차이야 있겠지만 직원이라면 누구든 자기 수준에 걸맞게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판단력과 판단한 바를 행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추고 있게 마련이다. 그러니 부하에게 뭔가 일을 맡겼다면 그 일을 처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절차나 세부내용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옳다. 또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선택한 절차나 내용이 비록 상사의 견해와 다를지라도 당초 지시한 일의 큰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면 수용하는 것이 옳다. 세세한 것까지 상사가 일일이 간여할 생각이라면 상사가 스스로 처리하지 뭐 하러 굳이 부하를 시키나. 부하가 미덥지 못해 그렇다면 그런 부하를 선발했거나 부하를 제대로 키워내지 못한 상사에게 그 책임이 있는 것이니, 상사는 부하를 탓하기 전에 부하를 능력 있고 건강한 조직의 일원으로 키워내는 일에 먼저 힘쓸 일이다. (2006.12)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는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는 초급 지휘관 이상 될 수 없다. 상사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헤아려 그에 대비하는 정도라면 중급 지휘관 정도까지 오를 수 있다. 자기 조직이 나가야 할 방향이 어느 쪽이며 그를 위해 자기가 무엇을 감당해야 하는지 살피고 그에 대비할 정도라면 임원까지 오를 수 있다.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읽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예상하며 그에 대비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최고 경영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2007.02)



고압적인 상사


상사가 고압적이면 yes man이 양산 될 수밖에 없다. 주변이 yes man 뿐이라면 상사는 항상 자기 판단이 옳다고 착각한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부하들이 말을 하지 않다가 결국에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든다는 것이다. 단지 고압적인 상사가 문제라면 그가 없어지면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그 때문에 부하들이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면 고압적인 상사를 내보낸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2010.02)



권한 위임


일을 맡긴 사람은 일 맡은 사람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정확하게 제시하며, 제시한 방향을 실행하는 일은 일 맡은 사람이 온전히 감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아울러 방향을 제시할 때 신호가 선명하고 계통이 단순해야 한다. 그래야 혼선을 막을 수 있다. 신호가 선명하지 못하면 의도와 어긋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고, 계통이 복잡하다 보면 일하는 사람이 의욕을 잃기 쉽기 때문이다.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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