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가장 기피하는 소송당사자가 종교인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교수 세 번째는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라는데, 모두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말이 좋아 자기 확신이지 남의 말 듣지 않는 고집불통이라는 게 아닌가. 정치인이 그 대상에 들지 않은 게 좀 의아한데, 그들이 모든 걸 정치적으로 받아들일 테니 적어도 누울 자리인지 아닌지는 구분한다는 말일 것도 같다. 그나저나 정치인만도 못한 종교인이라니. 나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그들은 진보의 가치를 지향한 것도 정의를 추구한 것도 아니었다. 진보의 가치와 정의를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기득권을 얻으려 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이 저지른 불법과 편법은 그럴듯한 명분으로 기득권을 얻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결과이므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논란의 본질이 아니다. 논란의 본질은 그들이 추구한 것이 다름 아닌 기득권이라는 것이다.
기득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들을 지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사람이 그들을 지지하다 못해 그들을 비난하는 이들에게 저주를 쏟아내는 이유가 뭘까?
기도는 쉼표다. 분노를 쏟아내기 전에, 좌절하기 전에, 누군가를 공박하거나 내 주장을 내세우기 전에 잠시 멈춰 서서 그것이 옳은 것인지, 꼭 그래야만 하는지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돌이킬 수 없는 실수는 막을 수 있다.
교회 모든 직책은 일흔이 정년인데 오래 전부터 이를 예순 다섯으로 낮추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나 또한 그러리라고 마음먹은 지 오래 되었다. 친구들도 올 연말에 모두 물러나겠다고 하고 동갑인 바깥사돈도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나기 위해 이미 후임을 세웠다는 소식을 듣고 더 늦춰서는 안 되겠다 싶어 얼마 전 교회에 이런 뜻을 밝혔다. 만류하는 이도 있고 비난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는 말이 아무 일도 하지 않겠다는 말로 들리는 모양이다. 그동안 앞장서서 일해 온 대신 앞으로는 앞장서서 일하는 사람을 열심히 따르겠다는 것인데. 리더만 일꾼이 아니라 어쩌면 리더를 열심히 따르는 팔로워가 더 중요한 일꾼일 텐데, 그동안 교회에서 팔로워가 경시되고 있었다. 남은 시간동안 멋진 팔로워로서 본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이 바뀌었을 수도 있고 상황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 어쩔 수 없어 그렇게 되었다 해도 결정한 것을 뒤집는 건 모양 빠지는 일이다. 그렇기는 해도 대통령께서 그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주셔서 고맙다. 그동안 방위협정과 수출규제가 무관하다고 주장해온 일본으로서는 방위협정을 유지하겠다는 발표가 나자마자 수출규제를 풀겠다고 하는 게 자기 주장을 뒤엎는 일이 될 테니 체면치레 할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기는 하겠다. 그래도 지금 정도 반응이라면 조만간 양국 관계가 회복되지 않겠나 싶다. 양국 정부 모두 이번 일에서 큰 교훈을 얻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바란다.
오늘 전도서를 읽는데 유독 구절구절이 비수가 되어 날아와 꽂힌다. 솔로몬이 스물 쯤 왕위에 올라 죽을 때까지 사십 여 년을 재위했으니 전도서를 아마 내 나이 무렵에 쓰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래서 그의 말이 그렇게 실감이 나는 모양이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이 측량할 수 없게 만드셨다 거니, 사람이 사는 동안에 기뻐하며 선을 행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는 줄 알게 하셨다 거니,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을 알게 하셨다는 그의 고백이 새삼 가슴을 저민다.
디즈니 만화영화 ‘겨울왕국’ 속편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아이들 때문에 영화 보는데 방해가 되었다는, 그래서 아이들이 따로 보도록 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관객이 방해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주장과 아이들을 차별하는 게 부당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 그건 굳이 맞서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아이들이 밤 시간에 가는 영화를 보러 가는 경우가 많지는 않을 테니 오후부터 이른 저녁까지 아이들이 볼 수 있도록 해서 밤 시간에는 어른 관객을 배려할 수 있지 않을까? 서로 불편해서 일어나는 일인데, 큰 어려움 없이 불편을 해소할 방법을 놔두고 왜 굳이 차별이냐 아니냐 따지려 드는지 모르겠다. 음악회에 아이들 입장을 제한하는 건 이미 오래된 관행인데 그를 두고 차별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건 아직 보지 못했다. 요즘은 아이들을 위한 음악회도 자주 열리지 않나. 아이들이 어른들만큼 집중하지 못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러니 그걸 제한하기 보다는 아이들을 위한 음악회를 열어 해결한다면, 영화라고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이번 논쟁이 시작된 ‘겨울왕국’은 아이들이 더 좋아할 영화이니 아이들이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시간을 좀 더 배정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