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손님으로 지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따듯하게 맞아준 교우들 덕분에 교회에 쉽게 녹아들고 있다. 루터교회 예전이 장로교회와 워낙 달라서 몇 달을 출석하는데도 아직 예배드리는 내내 예식문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예배 후에 성가연습 마치고 교우 몇몇과 함께 식사도 하고 커피 한 잔씩 들고 교회로 돌아와 이런저런 이야기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요 몇 년 동안 성경 형성과정을 살펴보면서 성경에 대한 견해가 많이 바뀌었는데 마땅히 그런 생각을 나눌만한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관심을 두는 사람도 드물었고, 그것을 깊이 들여다보는 사람은 아예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야기 끝에 교우 한 분이 그런 고민을 털어놓았다. 함께 식사한 교우 중에 신학교수가 계셔서 그런 고민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루터교회 교우 중 한 분은 그런 신앙적 갈등 때문에 교회에서 맡았던 역할을 다 내려놓고 잠시 교회를 떠난 경우까지 있다고 했다. 내친 김에 성경이 가지고 있는 여러 모순과 성경을 잘못 해석해서 일어나는 여러 부정적인 현상에 대해 함께 생각을 나눌 기회를 만들자는 데까지 의견이 모아졌다. 신학교수인 교우께서도 참석해 조언해주기로 했다.
뜻한 바가 있어서 루터교회에 둥지를 틀기로 마음먹었고, 예배드리는 횟수가 쌓여가면서 루터교회 고유의 예전에 들어있는 의미를 하나씩 깨달아간다. 돌이켜보니 적절한 판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