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청와대 구경 갔을 때 대통령 초상화 하나가 아주 인상적이어서 글을 남긴 일이 있었다. 그동안 초상화라는 것이 예술성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역대 대통령 초상화도 별로 다르지 않았는데, 그 중 유독 김영삼 대통령 초상화가 눈길을 끌었다. 저런 초상화라면 나도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글을 본 친구 하나가 그 초상화를 그린 이원희 화백이 자기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했다. 며칠 전 이 화백의 전시회가 열린다는 문자를 보냈다. 숙제 하느라 책상에 붙박이로 지내는 것이 좀 지루하기도 해서 바람 쐴 겸 어제 다녀왔다.
김영삼 대통령 초상화를 보면서 초상화도 예술적일 수 있구나 싶었던 느낌을 기억하며 전시장에 들어섰다. 작품이 그리 많지는 않았는데, 그런 면에서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국가 수반급에 가까운 인물의 초상화일수록 예술적 느낌은 덜하고 기록화에 가까워서 아쉽더라. 박근혜 대통령 초상화는 어색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처음 만나는 청와대>를 쓴 안충기 기자가 책에서 김영삼 대통령은 스케치 할 때 대학친구들과 술 마시던 이야기 해주며 화가를 편하게 만들어줬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직접 만나지 못하고 사진으로만 그렸다는 뒷이야기를 전해주더라 마는. 기록화 같은 느낌이 드는 인물이 대체로 그렇지 않았을까 싶다.
전시된 초상화를 둘러보면서 돈 있으면 저런 초상화 하나쯤 남기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곧 그것이 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죄다 그룹 회장급이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