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by 박인식

산티아고 가는 길 (2016.09.20)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은 꼭 한 번 걸어보고 싶다. 한 달 넘게 걸어야 하니 어지간해서는 엄두 내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그 기나긴 길을 오롯이 혼자 걸으며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고 어떻게 하면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은퇴한 뒤에 도전하자니 체력이 따라주지 않을 것 같고, 체력 있을 때 도전하자니 시간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기는 하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으니 일단 뜻을 정하고 산티아고 순례기를 한 권 샀다. 책을 사고 며칠 후 친구를 만났다. 이야기 끝에 산티아고 순례가 화제에 올랐다. 그가 얼마 전부터 산티아고 순례를 위해 스페인어를 배운다고 했다. 산티아고를 향해 나보다 한 걸음쯤 앞서 있었던 것이다. 한 걸음 뒤진 것도 괜찮으니 갈 수만 있으면 좋겠다.



김영란법 (2016.09.24)


국가발전이 어느 단계를 뛰어 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할 사회적인 현상이 있는데, 경제 불평등이나 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그것이다. 경제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거나 법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나는 정직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 주부터 그 말 많던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대한 법률’이 시행된다. 여러 문제가 있겠고 때로는 혼란도 있겠지만, 나라꼴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 반드시 정착되어야 할 일이라고 믿는다. 그동안 이 법에 대해 곳곳에서 터져 나온 우려와 반발을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부패했는지, 나 또한 그 부패에 얼마나 둔감했고 그 부패의 결실을 얼마나 누리고 살아왔는지 역설적으로 깨달았다.


이런 장벽을 해소하고 나면 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헤매던 우리가 마침내 그 문턱을 넘을 수 있겠다 싶기도 하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신뢰할만한 하고 예측 가능하게 되리라는 것인데, 적어도 우리 자식들은 그런 나라에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른 기도 (2016.09.28)


“하나님께서 오늘 내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말씀하옵소서. 순종하겠습니다.”


어느 신학대학 교수께서 강의시간에 학생에게 기도를 시켰더니 이렇게 기도하더란다. 아주 짧지만 본질을 꿰뚫는 기도라고 했다. 크게 공감했다. 새벽에 그렇게 기도했다. 그리고 기다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오늘 하루를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를 다 보내고 잠자리에 들려는 지금 돌아보니 그리스도인과는 무관한 삶을 살았다. 아니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자체를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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