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빈 살만은 사우디의 왕세자입니다. 흔히 MBS라고 부르지요. 아버지 살만 국왕이 재위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가 실질적인 통치자(de facto ruler)에 올라선지 이미 몇 년 되었습니다. 사우디의 정식 국호는 사우디아라비아 왕국(Kingdom of Saudi Arabia)입니다.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전제왕정국가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여느 왕국과는 달리 모든 권한은 정점에서부터 나오고, 그 정점에 MBS가 서 있습니다.
사우디는 70년대 중반부터 한국 건설산업을 견인해온 대단한 시장입니다. 중동사업을 통해 한국 건설업체들이 기술수준을 높이고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건설산업 뿐 아니라 많은 분야에 진출하고 있어 우리가 놓칠 수 없는, 놓쳐서는 안 되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우디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오해하고 있는 것도 적지 않습니다. 사우디가 어떤 나라이고,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알기 위해서는 사우디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MBS를 알아야 합니다. 이 책이 그런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적절한 지침이 될 것입니다.
열흘 전쯤에 동일 인물에 대한 번역서가 출간되었습니다만, 그 책이나 제가 번역한 책이나 모두 MBS라는 인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사우디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안내서로는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서 저는 본문 앞에 독자를 위한 해설을 열 페이지, 본문 말미에 지금의 MBS를 있게 만든 사우디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해제를 스무 페이지 정도 덧붙였습니다. 나름 지난 십삼 년 경험을 모두 집약하려고 애썼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사우디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견해를 밝혀두었습니다.
저는 중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중동에 대해 학술적인 식견을 갖고 있지도 못합니다. 그저 현지에서 부대끼면서 깨닫고 느낀 것, 그리고 실질적인 통치자의 등극 이전과 이후의 과정을 모두 지켜본 것을 정리하려고 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지금껏 어디에서도 만나지 못한 글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쓴 해설과 해제에 대해, 그리고 본문 내용과 관련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이곳에 글을 남겨 주십시오. 비록 제가 본문을 쓴 것은 아니지만 본문에 언급된 사건을 현지에서 지켜보았으니 어지간히 설명 드릴 수는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구독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