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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 Jan 07. 2021

악몽 밖의 희망에게



당신과 당신과 당신.  번째 당신은 여느 때처럼 말없이 웃고 있었고.  번째 당신은 말없이 나를 토닥였지.  번째 당신은 그토록 기다리던, 애타게 매달리던  말을 드디어  주었어. 겨우 꿈속에서. 보고 싶었다고, 얘길 들으러 찾아왔다고. 울었어. 비명처럼. 물에 빠졌다가 건져진 사람처럼.


그와 사랑에 빠지는  그와 함께 죽어가는 거나 마찬가지였다고, 그러니까 falling with him dying with him이었다는 말을 그때도 하지 못했어. 신은  번에  가지 소원밖에 들어주지 않았어. 당신이  얘길 듣고싶어  주길 원하니  일만 일어났어. 젠장 나는 아무 말도  했어. 멍청하게 울기만 했어. 이런 일방적인 위로를 원한  아니었어.


차라리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손가락이 부러지고 이가 빠지고 괴물과 공룡과 귀신이 나오는  낫겠어. 심장이 지구 아래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와도 상관없으니 눈을 떴을  그리움이 밀려오지만 않으면 좋겠어.


당신 이름처럼 희망을 살고 싶었어. 당신 이름에게 진짜 희망을 주고 싶기도 했어. 우린 초연과 불안의 관계였지만.  불행을 왠지 사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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