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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인석 May 23. 2020

나얼 "Back to the soul flight"

음반리뷰

<원작보다 나은 리메이크가 분명 존재한다>


*이 글은 2008년에 쓰여진 글입니다. 감안하여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최고'라는 수식어는 분야별로 자주 붙여진다.하지만 그 수식어를 받기란 참 힘들다. 현재 2008년 7월 기준으로 '최고'음반 판매를 기록하고 있는 '브라운아이즈'. 그들에겐 자신있게 최고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 듯 싶다. 해체 후 5년만에 돌아온 그들의 3집 앨범 'Two Two Things Needed For The Same Purpose And 5 Objects'은 이미 발매된지 한달이 조금 안되서 8만장의 판매고를 넘어섰다. 이는 MP3플레이어가 나오기 전이었다면 100만장을 넘길 수치이다.

 판매량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좀 더 쉽게 설명하리다. 2006년 최고의 히트곡은 무엇인가? '빅뱅'의 '거짓말'과 '원더걸즈'의 '텔미'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한터차트 기준으로 7월 13일 부터 그 전 1년까지의 음반 판매량으로 보았을때 '빅뱅'의 '거짓말'이 실린 미니앨범 1집 'Always'는 약 9만장 가량을 팔아 치웠다. '원더걸즈'의 '텔미'가 실린 앨범은 1년동안 약 5만 8천장을 팔았다.


 그런데 이 브라운아이즈는 한달만에 8만 8천장을 팔았다. 빅뱅이나 원더걸즈가 1년동안 판 판매량을 몇배는 뛰어넘는 속도와 수치이다. 더욱 놀랄만한 건, 늘 그랬듯이 브라운아이즈는 절대 방송 출연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로지 음악만으로 승부해서 승리했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 1집과 2집때도 마찬가지었다.

 왜 난데없이 브라운아이즈 이야기를 하느냐 라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대한민국 음악시장에 전혀 관심이 없거나 간첩일 것이다. 지금 소개하려고 하는 이 앨범은 바로 브라운아이즈의 멤버 '나얼'의 첫 솔로 앨범이자 리메이크 앨범이기 때문이다.




 

  나얼은 브라운아이즈 해체 이후 '브라운아이드소울'이라는 다른 그룹에서의 음악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었고 이 브라운아이드소울이라는 그룹 또한 브라운아이즈만큼 인정받았다. 브라운아이즈의 다른 멤버인 윤건은 솔로 앨범을 발표하면서 그만의 음악 길을 걸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얼의 솔로 앨범은 흥미로운 일이었다. 게다가 리메이크 앨범이라는 것은 음악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 보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물론 본인의 원래 음악 색깔인 흑인 소울 음악의 최절정적인 매력을 남김없이 보여준 것과 합해서이다.

 결과부터 이야기하면 이 앨범은 여타 리메이크 앨범들이 듣는 '원곡보다 못하다'라는 관념을 깨 버린 앨범이다.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모두 세련되고 귀에 들어오는 맛이 감칠나는 앨범이다. 특히 브라운아이즈와 브라운아이드소울 앨범의 특징인 '앨범을 통째로 들어야 제 맛'이라는 속성을 제대로 담아내고 있었다.


 앨범의 디자인은 브라운아이즈, 브라운아이드소울 앨범의 특징인 '흑인'과 '꽃'이 빠지지 않았다. 속지는 한 때 미술을 했던 나얼이 직접 디자인한 부분이 있었고 잡지 같은 것을 오려 붙이는 콜라주 방식이었다. CD꽂는 트레이는 레코드 재생기로 디자인 되어 있었고, CD는 레코드판으로 디자인 되어 있다.




 무려 열일곱 트랙을 수록한 음반이다. 어느 수록곡 하나 공들인 흔적이 모자라지 않는 그야말로 '웰메이드' 앨범. 개인적으로 따로 많이 들은 곡은 '그대 떠난 뒤', '언젠가는', 'Sad Cafe', 귀로', '호랑나비', '한번만 더', 'Ribbon in the sky' 등. 따로 꼽아보려 했더니 큰 의미가 없다. 

 Interlude, 즉 클래식으로 치면 간주곡의 개념이 종종 등장한다. 그 중 다섯 번째 트랙인 'Back to the soul flight'이라는 앨범 제목과 동명의 곡은 이 앨범이 얼마나 신경써서 만들어진 작품인지를 보여주는 듯 하다. 나얼의 노래는 전면에 거의 등장하지 않지만 그 선율이 한없이 깊고 아름답다. 

 종종 등장하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다른 멤버들 목소리나 다이나믹듀오도 반갑게 느껴진다. '호랑나비'를 들을 때면 과연 이 곡이 김흥국 아저씨가 개그용 소재로 써먹던 그 노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세련되다.



  리메이크는 일반적으로 원곡만 못하다는 평가를 항상 듣는다. 하지만 이 앨범은 내가 들어본 리메이크 앨범들 중에 처음으로 그 평가를 깨준 곡이다. 이 앨범이 나왔을 때, 종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타이틀 곡으로 내세웠던 '귀로'는 압도적인 인기를 얻었다. 가요계에서 리메이크 앨범 붐이 일기도 했을 정도.


 다시 돌아온 브라운 아이즈로 그 음악적 역량을 뽐내고 있는 나얼. 그의 첫 솔로앨범이었던 'back to the soul flight'에 소울의 느낌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한국적인 색이 베어있다는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노래로 국가대표를 꼽는다면 반드시 최전방 공격수로 꼽힐 뮤지션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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