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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OURUSGROUP Oct 17. 2019

TODAY

내 머릿속 잡담 이야기

정신없이 시간을 보낸 요즈음. 어찌 보면 놀기 바빴는지도 모른다. 지인이 소개해준 학생의 포트폴리오를 봐주기도 했고, 우연히 들어온 특강 준비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놀았다. 일이 아니라 즐겁게 논 것이다. 조금의 스트레스도 받고, 지치기도 하지만 나는 놀았다. 어떤 창의적인 활동은 즐거운 은율이자 합주와 같다. 나의 당시 감정이 담겨 흐름대로 진행되며, 함께하는 사람과의 호흡이 담겨 있다고 생각이 든다.


최근 전략, 기획이라는 분야가 점점 입지가 좁아질 것 같다는 이야기를 직장 동료와 함께했다. 

사업자, 크리에이터, 디자이너까지 모두 기획을 한다. 전략보다 실행이 중요해지는 지금 과연 컨설팅이란 것이 얼마나 필요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문서만 그럴싸한 시대는 이제 지나 갔다는 소리다.). 그래도 최근 기획서를 하나씩 쓸 때마다 또 내 콘셉트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나의 열정과 만족이 있는 일이라는 다행스런 생각이 든다.


지금 인류는 허구를 통해 사회를 견고히 구축했고, 지금이 그 허구가 가장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순간일지 모른다.


아무런 제약 없이 개발자들은 사용자의 경험을 설계하고, 정책을 세워 서비스를 배포한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의 영역이 점차 커져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중에게 권력이 넘어간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대중의 하나일 뿐인 것 같다. 유튜브에 등록된 사용자, 그 이상 이하도 아닌 것이다.


과연 지금 시장의 승자는 누구일까? 허구가 커지면 커질수록 마치 솜구름을 잡는듯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회사의 가치도, 우리의 돈도, 장사꾼들의 폭탄 세일도 과연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이 현상은 절벽 아래로 떨어지듯 끝없이 발생하고 있다.


가상의 공간에서 현실의 리소스를 무분별하게 소비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 생각되는데, 과연 20세기 가장 최적의 시스템인 민주주의는 4차 산업혁명을 만나 어떤 정치를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허구를 쫒는 것이 아니라, 조절할 줄 아는 것이 맞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게 과연 지금 세대에게 가능한 것인지 조차 가늠이 되지 않는다.

과거 읽었던 인문학 도서를 보면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때는 되게 꼰대적이고 보수적인 말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어느 시대에도 적용되는 말이며, 특히 무분별한 개발과 온라인의 확장이 진행되는 지금의 시대에 꼭 필요한 말인 것 같다.


우리는 온라인을 통해 편의를 얻었지만 마음은 모두 불안하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Retro를 찾는다고 생각한다. 자신도 모르게 과거의 향수를, 그때의 온기를 찾는 것이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먹는 것이 가장 파워 있는 콘텐츠가 된 것에는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공포와 심한 곤란의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불행에 처해 있으면서도 여전히 행복을 유지하려면 정신적인 행복 이외에는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뒤로는 지난 시대의 교양을 구하고, 앞으로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물질적인 것으로 돌아가게 될 시대에 정신을 명량하고 끈기 있게 주장하는 것입니다.”

헤르만 헤세, 유리알 유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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