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란 뭘까. 어른이란 무엇이길래 이렇게 나를 괴롭히는 걸까.
이상적인 어른은 자기 앞가림을 해야 하고, 직장과 집, 차가 있어야 하며 부모님께 효도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나는 그 모든 것과 반대에 서 있는 것 같다.
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모든 걸 가질 수 있을 줄 알았다. 먹고 싶은 건 뭐든지 먹고, 가지고 싶은 건 뭐든지 가질 수 있고, 금지된 것들조차 조금은 넘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콩순이 냉장고가 갖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 집은 장난감을 잘 사주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꼭 사야지.
그런데 막상 어른이 되고 보니 살 수는 있게 되었는데, 사고 싶지는 않았다. 돈도 아깝지만, 이제는 그걸 가지고 놀 수 없다는 걸 안다. 어른이니까. 괜히 주변의 시선이 신경 쓰이고, 스스로도 그걸 허락하지 않게 된다.
돈을 벌 때는 시간이 없고, 벌지 않을 때는 돈이 없다. 둘 다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그 사이에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서 있는 기분이었다.
좋아하던 것들도 어느 순간부터는 의미가 없어졌다. 책도, 게임도 내일이 다가오는 것이 그저 두렵게 느껴졌다.
나이는 계속 먹어가는데 어른과는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고, 오히려 더 어린아이가 되어가는 기분이 든다.
나는 언제쯤 이상적인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평생 이대로 살아가게 되는 걸까. 그 생각이, 조금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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