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기의 가격, 10만 원

by 냠냠첩첩

치과는 어린아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지만, 나에게는 아니었다.
오히려 장난감을 가져가려다가 혼날 정도로, 치과는 공포가 아닌 지루함의 장소에 가까웠다.


그래서였을까. 초등학교 이후로 나는 치과에 가지 않았다.
그렇게 방치하다 결국 이가 아파서야 다시 치과로 향하게 되었다.


CT를 찍고 검진을 받았다.
충치는 세 개. 다행히 두 개는 초기였고, 하나만 치료하면 된다고 했다.


치료를 위해 먼저 치석을 제거했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숨 쉬기가 쉽지 않았다.
비염 때문에 코로 숨 쉬기 어려운 상태에서 입을 벌린 채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충치 치료도 마찬가지였다.
레진을 굳히는 동안에는 혀는 물론이고 침도 들어가면 안 돼서, 혀를 고정한 채로 있어야 했다.
그 시간은 짧았지만 유난히 길게 느껴졌고, 숨 쉬는 일은 더 어려워졌다.


그렇게 치료가 끝났고, 비용은 10만 원이 나왔다.
세뱃돈으로 받았던 10만 원이 한 번에 사라졌다.


게다가 잇몸 치료도 필요하다고 하니, 앞으로도 돈이 더 들 예정이라고 한다.
그래도 오랜 시간 방치한 것치고는 이 정도로 끝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조금 토닥여 본다.
그리고 다시 다짐한다. 아프기 전에 오겠다고.


오늘도 나는 양치를 하러 화장실로 향한다.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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