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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Oct 16. 2019

런던 여행(2) 해리포터 스튜디오 편

엄마랑 아이랑 동상이몽


해리포터 스튜디오에 가면
해리포터 여권은 공짜?
스탬프 쾅쾅,
찍는 재미가 쏠쏠하네!



런던 여행에서 뮤지컬 다음으로 추천할 만한 곳은 해리포터 스튜디오(Warner Bros. Studio Tour London- The Making of Harry Potter)다. 사실 유니버셜 스튜디오 같은 다이내믹한 세트를 기대했지만 색 다른 체험을 하거나 기구를 타는 방식은 아니었다. 영화 해리 포터 세트장을 재현해 놓거나 소품을 전시하는 식의 공간 구성이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그래도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가보기를 권한다. 그 이유는 아이의 해리포터 덕질을 키워줄 만큼은 흥미롭다.


우리의 런던 여행은 나의 사심이 가득한 행보였다. 여행을 미끼로 영어랑 더 친해지자고 아이를 꼬드길 작전이었고 마흔을 앞둔 나이에 두뇌회전 빠른 아이와 안 돌아가는 머리로 낑낑대며 영어랑 씨름해온 나를 위한 선물이었다. 10만 원이 훌쩍 넘는 해리포터 스튜디오의 가격이 다소 상업적으로 보였지만 어쩌겠나, 재미있는 건 비싼 것이 자본주의 논리인 것을! 비행기 타고 런던까지 가는데 이걸 안 보고 올 수도 없는 노릇. 두 눈 질끈 감고 사전예약 (왕복 셔틀 티켓을 포함해서 예약 가능한 www.visitbritainshop.com)으로 결재했던 기억이 난다.


해리포터 스튜디오에 가면 1편 마법사의 돌부터 8편 죽음의 성물 2까지 영화 속 장면을 연출한 세트장과 배우들의 코스튬, 각 종 소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영화에 디테일을 하나씩 재확인하다 보면 영화의 내용을 머릿속으로 되새기게 된다. 세계에서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유명한 작가 조엔 롤링의 해리 포터는 10년 동안 7편의 원작 소설과 8편의 영화로 만들어진 이야기다. 이 기나긴 판타지의 대장정을 파노라마처럼 한 번에 펼쳐볼 수 있는 곳이었다. 앞으로 곧 찾아올 이스탄불의 긴 겨울을 해리포터와 함께 보내보고 싶어 졌다.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또 읽다 보면 잿빛 하늘에 비만 내리는 이스탄불의 겨울도 금세 지나갈 것만 같았다.


<해리포터> 영어 원서 읽기를 준비하기 위해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런던 여행에서 들른 해리포터 스튜디오가 영어 원서 읽기의 트리거(Trigger) 역할을 하기를 바랐었다. 해리포터 이야기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공간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더 빠져들테니까. 갖가지 영화의 디테일들을 보고 듣고 감탄해 보라는 엄마의 얄팍한 속셈이기도 했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덤블도어 교수의 딱총나무 지팡이를 가지고 "익스펙토 페트로눔"이라고 주문을 외워 볼 수 있는 곳, 해리포터의 마법 지팡이를 30파운드에 살 수 있는 곳, 여기에서 해리포터와 친구들의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마법이 일어나길 기대해도 좋다.


*마법 지팡이는 해리포터 스튜디오보다 햄리스 장난감 백화점에서 더 싸게 살 수 있습니다.(Hamleys, 188-196 Regent St, Soho, London W1B 5BT)



어릴 적 해리포터가 이모 가족의 구박을 받으며 살던 더즐리네 집 계단 및 창고방이 어떻게 생겼는지 직접 보더니 아들이 하는 말,  "엄마, 한국에 돌아가면 계단 있는 집에 살고 싶어요."

계단 아래 공간을 개조해서 해리 포터 방처럼 꾸미고 자기만의 아지트에서 <해리포터>를 읽으면 더 재미있을 거 같단다. 이런 어쩌나! 일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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