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말리는 시간
긴 머리를 말리기 위해
드라이어를 전원에 꽂는다.
윙— 하는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나의 가장 고요한 시간이 시작된다.
핸드폰이 울려도 알 수 없다.
누가 나를 불러도 들리지 않는
완벽한 단절의 순간.
눈을 감으면,
하루 종일 사방으로 흩어졌던 생각들이 몰려와
드라이어 바람처럼
내 머릿속을 휩쓸고 지나간다.
그리고,
머리가 다 말라갈 즈음—
드라이어를 끈다.
내 생각들도 바람처럼 흩어지고
잠시 고요해진다.
그리고 다시,
시끄러운 세상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