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

머리를 말리는 시간

by 우연

긴 머리를 말리기 위해

드라이어를 전원에 꽂는다.


윙— 하는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나의 가장 고요한 시간이 시작된다.


핸드폰이 울려도 알 수 없다.

누가 나를 불러도 들리지 않는

완벽한 단절의 순간.


눈을 감으면,

하루 종일 사방으로 흩어졌던 생각들이 몰려와

드라이어 바람처럼

내 머릿속을 휩쓸고 지나간다.


그리고,

머리가 다 말라갈 즈음—

드라이어를 끈다.


내 생각들도 바람처럼 흩어지고

잠시 고요해진다.


그리고 다시,

시끄러운 세상이 시작된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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