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떡볶이를 보내며

머릿속의 숫자들을 지울 수 있다면

by 우연

일하다가 갑자기

오늘 저녁 먹고 싶은 메뉴가 떠오른다.


그래, 오늘은 떡볶이다!


집에 가는 길 내내

그의 향기가 나는 듯 설렌다.


집에 오자마자

최고의 만남을 위해

새 레시피를 찾아보고,

튀김도, 라면사리도, 계란도 준비한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


마침내 그를 맞이하려는 바로 그 순간—


내 머릿속에서

이 사랑스러운 존재의 칼로리가

1초만에 계산된다.


가족들 전화번호는 몰라도,

세상 모든 칼로리는 다 기억하는 내가 슬프다.


그 숫자를 알아버린 나는,

먹을 수 없다.


결국,

내가 그토록 그리워하고 사랑한 그 떡볶이는

가족들의 무심한 입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나는 왜

그 행복을 느낄 수 없는 걸까.

내 머릿속의 숫자들을

지울 수만 있다면.


수요일 연재
이전 03화단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