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은 아직 거기에 있다

by 우연

말을 배우기 전,


내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이 있었다.

그냥 그 자체로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런데 말을 배우고 나서부터

그 위에 모래가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모래,

남들처럼 살아야 한다는 모래,

뒤처지면 안 된다는 모래,

안전한 선택이 옳다는 모래.


그렇게 쌓인 모래들이

내 보석을 가렸다.

덮어버렸다.


희미하게 새어나오던 빛조차

어느 순간부터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내 안에 그것이 있었다는 사실도

가끔은 잊어버린다.


그래도 나는

알고 있다.


그 아래 어딘가에

여전히

그 보석이

있다는 걸.


다행이다.

사라진 게 아니라,

어딘가에 있다는 건.


오늘은

모래를 모두 걷어낸

그 모습을

잠시 떠올려본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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