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가 사라진 세상

이제 좀 살 것 같다

by 우연

잠에서 깨어나니,

세상에 숫자가 사라졌다.


집값도, 차 값도 모른다.

여기서는

내가 살기 좋고

내 마음에 들면

그걸로 된단다.


등수도 없다.

내가 만족하면

그걸로 된단다.


시간도 없다.

10분 안에 끝내야 해,

20분 안에 나가야 해 하던

내 시간 강박도

함께 사라졌다.


지금 이 순간을

살면 된단다.


체중도 사라졌다.

맛있게 먹고,

배부르면

몸을 좀 움직이면 된다.


숫자가 없으니

확실히 불편하긴 하다.


그런데

나는 이제

좀 살 것 같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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