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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STI Jan 01. 2023

[다양한 여성, 다양한 운동] 트레일 러닝

걸어서 등산하기도 어려운데 달려야한다고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어느새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번주에도 풋살과 폴댄스에 이어 새로운 운동 이야기로 찾아왔는데요-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트레일 러닝이라는 종목입니다.

낯선 종목일 수 있지만 폭발적인 매력을 자랑하는 이 운동에 빠져,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은 무려 대학생 시절, 세계권 대회에까지 참석했다고 하는데요!

범상치 않은 트레일 러닝 스토리를 공유해봅니다!




Q. 안녕하세요! 어떤 운동을 하고 계신지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는 26살, 사회초년생인 1년차 직장인입니다. 제 소개라면.. 전 ENFP라서, 운동도 여러 사람들과 하는 게 좋고, 사람들이 모이는 걸 좋아해요!

제가 하고 있는 운동은 트레일 러닝인데요. 5월부터 대회를 참여하기 시작해서, 대회 준비를 위해 러닝과 등산을 하고 있습니다. 러닝은 일주일에 한번 친구들과 함께 뛰고 있고, 등산은 2주에 한번 정도 가는 것 같아요. 신입사원이라 4-5개월 정도 못 갔는데, 요즘 다시 가고 있어요!

이 외에는 전 일회성으로 ENFP답게 친구가 가자고 하면 운동을 스팟성으로 같이 하고 있는데,분기별 1회 정도 배구, 수영, 소도구를 이용한 맨몸 운동 등을 하는 것 같아요.


Q. 트레일 러닝에 대한 저희의 무지를 용서해주세요.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A. 마라톤과 유사한데, 산에서 뛰는 거라고 보시면 돼요! 코스가 있고, 10km, 20km, 100km 등 거리 별 각 코스가 있습니다. 산에서 뛰는 코스라 거리가 짧아도 힘든 운동이라, 산 봉우리 하나를 달리는 10km 코스 위주로 전 하고 있어요.


Q. 트레일 러닝이 흔히 접하는 운동은 아니다보니, 시작한 계기가 궁금해지는데요.

A. 별다른 이유는 없어요... 대학교 때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계기라면 계기인데요.

그 때 나이키 우먼스 러닝 클럽이라고, 나이키의 서포터즈 같은 활동에 참여했어요. 거기에서 지금 함께운동하는 친구들을 만나고, 같이 운동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 멤버 중 산을 좋아하는 언니가 있는데, 같이 등산을 다니다가 산의 매력에 빠져서, 이탈리아에 열리는 세계권 대회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렇게 트레일 러닝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Q. 세계권 대회 참석 너무 급전개 아닌가요ㅋㅋ

A. 사실 전 처음에 무서워서 안 간다고 했어요! 그런데 언니가 '그냥 해보자~' 했는데 전 또 ENFP라 해보자고 하니 그냥 같이 해볼까? 싶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학교 도서관에서 알바를 하고 있을 때였는데, 이탈리아로 가서 대회에 참석하려면 팀 경비가 필요한데 학생일 때 그 정도의 돈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언니의 지인들과 서로 아는 트레일 러닝 그룹이 있어서, 대회 참석을 위해 경비 모금을 했어요.

알고보니 그 세계권 대회에 참석하는 최초의 대한민국 청소년 팀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나가기 위해서 트레일 러닝 선배 분들에게 금전적인, 심리적인 지원도 많이 받았는데, 정말 너무 감사한 도움 덕에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정확히는 기억 안 나지만 2-300만원 가량 모금을 받아서 식비, 숙박비, 교통비, 참가비 등 공동 경비를 확보할 수 있었어요. 다행히 그 외에도 당시 비행기값도 싸게 왕복 100만원 초반대로 끊었기 때문에 참여 가능했어요. 진짜 여러모로 운이 좋았죠.


Q. 무려 최초의 청소년 국가대표 팀이라니, 너무 대단해요! 세계권 대회에선 어떤 종목에 출전하신 건가요?

A. 종목 두개에 출전했는데, 하나는 버티컬 (직선 거리로 1km 가는동안 위로 3km를 가는 가파른 길 - 피타고라스 공식의 빗변과 같은 거리)을 달리는 가파른 경사 코스와, 스카이레이스라는 이름으로 높은 고도에서 달리는 종목이에요.

전 버티컬은 완주했는데, 스카이레이스는 정상 찍고 하산할 때 컷오프 당해서 내려오는 길에 포기했어요. 그래도 정상을 찍어서 뿌듯했습니다! 참고로 팀원들은 다 완주했어요!


Q. 그냥 달리는 것도 어려울 것 같은데 컷오프라니, 시간 제한이 있군요.

A. 네 맞아요. 저는 스카이레이스 한 3시간 걸렸는데, 빨리 뛰는 유럽 참가자들은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 반이면 완주하더라고요. 너무 잘 뛰어서 오르막길을 거의 네발로 기듯 뛰며 올라가는데, 정말 신체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Q. 팀 점수도 있나요?

네 저희는 일곱명 (남자 넷 여자 둘 매니저 하나)이 간 거였는데, 일곱명이 다 같이 뛰고 나이 분류에 따라 가산점도 있어요. 나이대를 나누어 가산점을 합산하는 팀단위 대회입니다.


Q. 이런 대회를 처음 들어봐서 너무 신기하네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대회가 있나요?

A. 우리나라에선 스카이레이스라고 부르긴하지만 유럽만큼 가파른 경사나 고도가 나오지 않는 경우엔, 그 정도의 가파른 경사를 만들 수 있는 장치를 포함하더라고요. 작년에 잠실에서 계단 오르기 등을 포함해서 스카이레이스라고 부르더라고요.

버티컬, 스카이레이스 모두 고도 기준이 있는데 유럽은 봉오리 하나만 가도 고도 기준이 채워지는데, 우리나라는 2,000 미터 이상 고도의 산이 없어서 산 여러개를 뛰어서 합산해서 2,000미터 기준을 맞추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사실 기준을 충족해서 뛰는 게 더 어려워요.


국내 스카이레이스로는 올해 6월에 열린 '운탄고도 스카이레이스' 등이 있다


Q. 트레일 러닝 대회가 국내에도 있군요! 트레일 러닝 애호가들이 이리 많은지 몰랐어요. 아마추어 선수들이 뛰는 게 맞나요?

A. 제 느낌이긴 하지만 80% 정도는 따로 본업이 있고 취미로 뛰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도 대회에 참여하세요. 그런데 제가 정말 멋지게 생각하는 건, 취미로 해도 시상대에 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 분들은 너무 대단하세요!


Q. 지금도 대회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그럼 준비를 어떻게 하시나요?

A. 러닝과 등산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나이키 러너스 클럽에서 만난 사람들과 계속 하고 있는 거예요! 코스를 여러개를 이어붙여서,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달리기를 하고 있어요. 오늘 인터뷰 이후에도 뛰리 예정인데, 광화문과 을지로 뛰러 갈 예정입니다!


Q. 맨 처음에 얘기하신 것처럼 여러 사람들과 운동을 하는 걸 좋아하시는군요.

A. 맞아요, 스팟성으로 가끔 무료 이벤트/프로그램에도 참여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뉴발란스에서 최근에 러닝 대회 같은 걸 개최해서 뛰러 갔다 왔어요. 그런 걸 참여하는 걸 목표로 하면 강제성이 생겨서, 좋아요.


Q. 지금 준비하고 있는 대회는 성적 목표가 있나요?

무조건 무사 완주입니다. 언젠가는 시상대에 서보고 싶은데... 언제일지 모르겠네요. 장기 목표입니다.


Q. 멋진 목표네요. 트레일 러닝을 시작하고, 이런 대회 목표도 생겼겠지만 그 외에도 달라진 점이 있나요?

A. 너무 많아요. 활력이 넘치고, 스트레스도 별로 없고. 그리고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이 생겨요. "이게 바로 자기 효능감인 건가?" 라고 직접적으로 와닿을 정도로 느껴져요.

그리고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게 너무 행복해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이 역시 즐거운 삶이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뛸 수 있어요.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이 생겨요. "이게 바로 자기 효능감인 건가?" 라고 직접적으로 와닿을 정도로 느껴져요.

Q.힘든 점은 없나요?

제가 부상당하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한동안 부상 당하고 러닝을 쉬었거든요. 제 한계를 그 때 느꼈던 것 같아요. 뭐든지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한계가 있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오히려 전 제 한계를 알게 된 게 좋았어요. 한계를 알게 되니 이에 맞추어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에겐 긍정적인 영향으로 다가온 거죠. 처음에는 자만할 정도로 효능감과 자신감이 치솟았다가 한계를 느끼고 조금 내려오고, 지금 다시 부상 이후 운동하기 시작하면 조금씩 효능감이 올라가는 단계인 것 같아요.


Q. 부상은 어쩌다 당한 건가요?

A. 트레일러닝은 쉽지 않은 운동이다보니, 충분히를 준비를 하고 뛰는 게 필요해요. 전 처음에 그런 게 부족했던 것 같아요, 운동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바로 세계권 대회에 참석했다보니, 그 때부터 시작되었던 부분들이 있고요. 그래서 충분히 준비를 하고 뛰어야 한다!는 걸 꼭 얘기하고 싶어요.


Q. 충분한 준비가 필요한 운동이지만, 지금 트레일 러닝 얘기를 하면서 내내 눈빛이 살아있었거든요. 다른 사람들에게 트레일 러닝을 추천하고 싶으세요?

A. 전 새로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사실 등산이 힘들고, 무릎에도 안 좋죠, 특히 내리막길이 심하고요. 그래서 러닝도, 트레일 러닝도 무릎이 안 좋으면 추천하긴 어려워요. 무릎이 안 좋으면 수영을 해야죠!

전 트레일 러닝은 운동 효율이 굉장히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전 크로스핏을 해봤는데, 크로스핏도 트레일 러닝처럼 살 쭉쭉 빠지고 힘 많이 드는 효율 좋고, 사람들과 같이 할 수 있어 활력이 도는 운동인 것 같거든요? 트레일러닝은 효율 좋고 활력 도는 것에 추가로, 뛸 때맏 환경이 확확 달라져서 좋은 자극이에요.

특히 산은 계절마다 변해서 좋아요. 달리는 풍경이 달라지는 게 매력이에요. 저처럼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즐거운 운동 같아요.


산은 계절마다 변해서 좋아요. 달리는 풍경이 달라지는 게 매력이에요. 저처럼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즐거운 운동 같아요.


Q. 정말 생동감 넘치게 얘기해주셔서, 저희도 트레일 러닝의 매력에 영업된 거 같아요. 그럼 트레일 러닝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준비를 하는 게 좋을까요?

A. 트레일 러닝은 발목과 골반의 유연성과, 엉덩이와 허벅지 힘이 중요한 운동이에요. 유연성과 근력 단련이 필요하죠.

장비는 트레일러닝은 러닝화 신고 오는 분들이 계시는데, 한번 올라갈 땐 괜찮을 수 있지만 계속 러닝화로 다니면 다칠 위험이 큰 것 같아요. 경험 상 트레일화 신고 다녀도 미끄러질 수 있어서, 무조건 신발은 중요합니다.

입문자에게 추가로 해주고 싶은 얘기는, 먹을 거 챙기기입니다! 저희는 에너지 젤 들고 가요. 전 에너지 젤 말고도 cp (checkpoint)에서 주는 간식 많이 먹지만요.


Q. 멋진 이야기들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의 운동 계획과 인생 목표에 대해서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앞으로는 다시 빡세게 운동하려고요. 일주일에 2회정도 러닝하면서 심폐 지구력 기를 거예요. 이번에 회사 책임님들과 같이 F45 트레이닝 센터를 나갔는데, 이걸 열심히 병행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부상당한 이후 쉬었더니 요즘은 좀 몸이 무거웠는데, 다시 옛날처럼 엔도르핀이 빡! 도는 runner's high를 느끼는 게 목표예요.

인생 목표는 그냥 "행복하게 살자!" 입니다. 그 중 운동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요.


Q. 마지막으로, 나에게 트레일러닝이란?

A. 여러가지지만.. 그 중 제일 가는 건 제 정체성이라고 답하는 게 제일 멋진 거 같아요.

산은 항상 거기 있지만 항상 다른 모습이거든요. 저도 그런 우직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전 산에 들어가는 이유가 세상과 단절되기 위함도 있는데, 사람을 만나는 걸 너무 좋아하지만, 가끔은 힘들 때 산에 들어가서 머리를 비워내는 시간이 필요해요. 스스로를 찾게 해주는 과정이 좋습니다.


산은 항상 거기 있지만 항상 다른 모습이거든요. 저도 그런 우직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전 산에 들어가는 이유가 세상과 단절되기 위함도 있는데, 사람을 만나는 걸 너무 좋아하지만, 가끔은 힘들 때 산에 들어가서 머리를 비워내는 시간이 필요해요.


Q. 답변이 너무 멋져서 혹시 다른 대안으로는 뭘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궁금해요.

A. 도전이라고도 할까 했어요ㅋㅋ 처음 보는 환경으로, 산을 뛴다는 건 정말 어렵거든요. 비오면 더욱 힘들고요. 그런데 제 삶의 도전 정신을 일깨워주고, 제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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