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해시태그 3
대학 시절
통기타 가수를 한 적이 있다.
비록 작은 호프집이었지만,
노래를 할 수 있는 무대가 있어서 좋았다.
학교 동기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날이면
한 두시간은 훌쩍 넘게 노래를 불러 재꼈고,
사장님은 그런 우리의 모습이 좋았는지
항상 늦은 저녁과 간식을 챙겨 주셨다.
무대를 채워주던 동기들이
하나 둘씩 일을 그만 두었을때부터,
나는 라이브 가수로서의 일을
홀로 시작하게 되었다.
얇았던 주머니도
제법 두툼해졌고,
화려한 무대에도
차츰 익숙해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노래를 부르는 것은
예전만큼 즐겁지 않았다.
특히 몸과 마음이 지친날에도
어김없이 무대 위로 올라가서,
억지로 게워내 듯 꾸역꾸역
노래를 부르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
무대 위를 오를때마다
나에게 물어봤다.
"나는 왜 노래를 부르고 있는걸까..?"
'좋아하던 취미가 일이 되고 나니,
노래를 부르는게 항상 즐겁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않아
내 자신의 행복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가지고 있던 기타를 헐값에 내다 팔고,
더불어 직업 가수로서의 꿈도 함께 내려 놓았다.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좋아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그 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 때의 결정을 난 후회 해본 적은 없다.
어쩌면,
내 자신을 잘 지키며 살아 온 덕분에
아직도 내 마음의 중심을 잡아가며
조금 더 이현답게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by 해시태그로 스토리를 디자인하라
저자 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