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가장 아름다운 앤틱 마켓

Piazzola sul Brenta

by 이태리부부

Piazzola sul Brenta

앤틱 마켓 열리는 날 : 매월 마지막주 일요일

https://www.propiazzola.it/eventi/mercatino-dellantiquariato/


5월의 마지막주 일요일에 베네치아 근교의 Piazzola sul Brenta 라는 도시의 앤틱 마켓에 다녀왔다. (베네치아에서 자동차로 40분 정도 소요) 최근 앤틱 소품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베네치아 본섬이나 근교에 앤틱 마켓이 열리는 날마다 찾아가곤 했는데 감히 소품으로 구매할 만한 가격대, 퀄리티의 제품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고, 내가 아직 앤틱 제품들을 보는 눈이 없지 싶어 입맛만 다시고 구매하고 싶은 물건들을 사진으로만 간직하고 있다가 현지인의 추천으로 "Piazzola sul Brenta"를 알게 된것이다.


파도바 근교의 작은 마을이며 대중교통으로 가기가 쉽지 않고 더군다나 한 달에 한번만 열리는 마켓이다 보니 관광객들에게 접근이 쉽지는 않다. 우리도 5월의 마지막 날 큰맘 먹고 생전 처음 들어보는 도시로 향했는데, 고속도로를 빠져 나오자 논과 밭 뿐이고 사람이 살까 싶은 좁은 길들이 굽이굽이나타났다. 이 작은 마을에서 베네토에서 가장 큰 앤틱 마켓이 열린다고? 점점 다가갈 수록 의구심이 생겼지만 아침 일찍부터 빼곡히 주차된 주차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우리의 의구심은 곧바로 사라졌다. 주차를 하고 안내를 받아 마을 입구로 들어서자 마자 또 한번 놀랄 수 밖에 없었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 앤틱 상점들, 물건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이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아 내가 제대로 찾아왔구나!!심기일전 나도 제대로된 앤틱 제품을 찾아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듣던대로 베네토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 하는 만큼 광장의 내부나 외부를 비롯해 광장 주변 거리들까지 모두 합쳐 800여개 이상의 매장에서 앤틱 소품, 액자, 가구부터 책이나 옷가지 등을 판매하고 있고, 매월 마지막주 일요일이 되면 이 작은 도시로 어마어마한 외지인들이 찾아온다. 아마 하루종일 둘러봐도 다 보기는 힘들것 같고, 만약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구매하시길 바란다. 한바퀴 돌고 다시 와야지는 안될 규모이기 때문이다.

Brenta 강변으로 앤틱 마켓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

저가부터 고가 제품들까지 가격대가 다양하고, 무엇보다도 퀄리티가 좋았다. 사진에서 보이는 앤틱 카메라들은 대부분 아직도 촬영이 가능하다고 했다. 영상기기나 필름 카메라들도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카메라를 아는 사람들은 충분히 욕심내어볼 만한 물건인것 같다. 이것이 앤틱의 매력이지 ! 시간이 지나고 손때가 묻어있을 수록 더 빛이 나는..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다고 생각했다.

앤틱 카메라와 영상 장비들
이른 아침부터 장사 준비를 하는 사람들


중앙 광장부터 거리들이 앤틱 상점으로 끝없이 늘어서 있다.

조그마한 마을 전체가 이 날만을 위해 준비를 하는것 처럼 활기가 돌았다. 이탈리아말을 하면서 돌아다니는 동양인이 신기한지 진귀한 골동품 만큼이나 우리를 쳐다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긴 이 조그마한 마을에, 한 달에 한번 열리는 골동품 시장엘 찾아가는 동양인은 없겠지 싶었다.

앤틱 가구만의 멋이 있다. 헤지거나 부러지면 고치고 또 고쳐서 쓰는데도 시간이 갈 수록 비싸진다. 가구 장인의 손을 거치면 겉잡을 수 없이 가격이 뛴다. 앤틱은 저렴하고 좋은물건을 사려는 생각을 하지 말라던 베네치아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앤틱 가구와 액자들

앤틱 가구는 그 가치를 알아보는 주인을 만날 때 더 빛을 발하게 된다. 그리고 현대식 아파트 보다도 오래된 이탈리아의 집들에 더 잘 어울린다. 주인장이 애지중지 고이 모셔두었을 것만 같이 아름다운 탁자와 의자 세트.


광장에 빼곡히 들어찬 앤틱 가구들
신중히 물건을 고르는 사람들
너희들도 반갑구나
빈티지 팻말들이나 간판

간판들은 한국의 요즘 젊은 감성의 영업점들에서도 많이 볼 수 있을법 하다. 내가 집을 꾸미기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면 분명 몇개는 집어왔을 것 같다.

집에서 쓰던 오래된 잡동사니는 다 들고 나와서 파는 것 같은 가판대. 잡동사니 인줄 알면서도 내눈엔 그저 신기했다.

녹음이 우거진 Piazzola sul Brenta
주인장을 닮은 앤틱 라디오

옛날 라디오. 마치 옛날 음악이 그대로 흘러나올것만 같다. 예쁜 앤틱 라디오는 다음번에 가면 작동이 되는것으로 하나 사오리라고 다짐했다.

잠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물건을 팔겠다는 생각보다도 친구들끼리 야유회를 나온 사람들 같다.

오래된 물건들 만큼이나 세월을 고스란히 머금은 주인장
오래된 타자기


커피 원두 분쇄기

사실 앤틱 제품들을 보는 안목이 있다면 물건 고르는 재미도 쏠쏠했을 텐데 조금 더 안목을 키우고, 제품군이나 브랜드들에 대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무엇이든 수집은 병이기 때문에 특히 앤틱은 한번 빠지면 주머니에서 돈 세어나가는 줄 모르게 되니 항상 조심해야한다.

무라노 유리공예 컵

집으로 돌아가야할 시간, 빈손으로 돌아가기엔 아쉬웠던 우리 눈에 때마침 들어온 무라노 유리공예 컵. 무라노 섬에서 족히 한개에 50유로는 하는 컵을 한개에 10유로에 구매했다. 우리가 물건의 시세를 잘 알고 있었고, 마침 필요했기 때문에 고민없이 구매할 수 있었지만 다른 제품들은 조금 더 정보를 알아보고 자주 찾아다니면서 안목을 키운 후에 구매해 보기로 했다. 무라노 컵은 요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먹을 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만족스러운 첫 쇼핑을 계기로 매월 마지막 일요일에는 Piazzola Sul Brenta 를 방문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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