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코로나 시대 여름, 이탈리아의 남부 5박 6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나폴리, 카프리섬, 아말피, 라벨로, 포지타노, 소렌토, 폼페이까지 이탈리아 남부 캄파냐 주의 일부 관광지를 둘러볼 계획이었는데, 아무래도 7월 여름은 성수기에 속하기 때문에 숙소 선정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나마 저렴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은 나폴리 또는 소렌토에서 5박을 머물면서 배를 타고 움직일지 고민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호텔 예약 어플을 열어 카프리섬, 아말피, 포지타노 등의 숙소 가격을 알아봤는데 이게 웬일인가? 코로나 사태의 여파 때문인지 숙소 가격이 평소의 여름에 비해 훨씬 저렴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대중교통 여행이었기 때문에 숙소의 위치도 도심 또는 기차역, 항구 주변으로 알아봐야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호텔들이 많이 나와있었기 때문에 5박을 모두 쪼개어 도시별로 숙박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카프리 숙소에서 바라본 풍경
여행을 자주 다니는 우리에게 암묵적인 룰이 있다면 절대 여행지에서의 숙소는 100유로가 넘지 않을 것이었는데, 위치나, 컨디션, 뷰 등을 고려하여 선정한 우리의 숙박비가 평균 100유로가 조금 넘는 금액이었기 때문에 성수기 여름의 여행 치고는 꽤나 선방한 숙소 선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비싸기로 유명한 카프리섬이나 포지타노의 경우에는 보통 여름철 가격의 거의 반토막 수준 이었습니다.
이번 여행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숙소는 바로 카프리 입니다. 이렇게 멋진 지중해, 베수비오 화산 뷰와 커다란 발코니를 가진 숙소는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려보는 호사였습니다. 코로나 덕분이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다면 분명 비싸서 꿈도 못 꿀 숙소였을 텐데 말이죠. 발밑에 카프리 항구와 푸니쿨라레, 버스 정류장이 있어 교통도 편리하고, 지중해가 펼쳐져있어 언제든 수영하고 돌아와 씻고 쉴 수 있는 곳. 이 숙소를 보고 남편을 얼마나 칭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카프리 숙소숙소만 보고 카프리가 너무 마음에 들어 나폴리 정도 되는 도시로 만만하게 생각할 뻔했습니다. 우아하게 카프리 해변에서 수영을 하고 운이 좋아 멋진 숙소에서 머물렀지만 500ml 물 한 병에 5천 원이 넘는 카프리 물가에 화들짝 놀란 나머지 점심과 저녁으론 빵 한 조각과 맥주 한 병을 숙소에서 우걱우걱 씹으며 술기운에 잠들어버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카프리 ! 고급 휴양지에서 단돈 백유로짜리 숙소에서 이런 뷰와 바다를 만나다니 !
사람은 간사하다고 참 코로나가 고마울 뻔 했습니다.
카프리에서의 저녁
숙소에서 바라본 일출
숙소에서 바라본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