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파리에 살던 친구가 로마에 여행 왔을 때 '로마는 멈춰있는 도시' 같은 느낌이 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공감하시나요? 그렇습니다. 로마는 '영원의 도시'라는 별명답게 곳곳에 수천 년 역사의 유적이 발견되어 보존되고 있고, 외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행정적인 부분도, 아날로그의 생활 방식도 현시대에 맞지 않게 멈춰있거나 느려도 한참 느리다고 저 또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로마의 진정한 매력이겠지요. 프랜차이즈 식당도 너무 현대적인 건물이나 카페 떼리아(Caffeteria)는 로마스럽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한 세기는 지나야 로마스럽지!
그러나 관광객의 입장으로 가끔씩 방문하게 된 로마는 절대 멈춰있는 도시가 아니었습니다. 갈 때마다 새로운 식당이나 상점이 들어서고 있고, 이번 방문 때는 제가 좋아하던 식당도 금세 사라지고 마스크 판매점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이제는 맥도널드뿐만이 아니라 KFC나 Five Guys 같은 패스트푸드 체인점도 곳곳에 생기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커피 자부심 하나는 끝내주는 이탈리아 그것도 수도 로마에 스타벅스도 들어온다고 하고, 이제 사람들은 애플리케이션으로 배달도 하고, 주문, 결제도 합니다. 심지어 24시간 슈퍼마켓도 생겼더라고요(배달이 뭐 그리 대수냐 싶겠지만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식, 마트 배달이 시작된 지 불과 1-2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코로나 사태 이후에 더 보편화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로마는 삼성 페이도 됩니다. 제가 한국에 1-2년에 한 번씩 갈 때마다 느끼는 그 변화를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방문한 로마에서 느끼게 되다니요. 사실은 조금 충격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이 대중교통 보다도 전동 킥보드로 출퇴근을 하는 모습이 낯설었고 꽤나 현대도시스럽다고 느껴졌습니다. 전동 킥보드나 공유 자전거는 이탈리아 지자체에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의 대용으로 저렴한 가격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보급되었습니다. 누가 이제 로마가 멈춰있는 도시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좋지만 로마는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저만의 욕심일까요?
제발 다음에 갔을 때 제가 좋아하는 장소들이 유적지처럼 그대로 남아주기를 바랍니다.
로마의 변화는 또 있었습니다.
코로나의 사태로 입장지 인원 제한, 필수 예약제로 변경된 장소들이 많았고, 입장 시간이나, 인원 제한으로 인한 입장지 금액도 모두 인상되었습니다. 로마의 숙소들은 절반 이상 문을 닫고 공실율이 여전히 높다고 하는데 역시 로마답게 관광지는 사람으로 북적였습니다. 입장료가 올랐으니 입장객 감소로 인한 손실률은 보존할 수 있겠구나 싶은 계산적인 생각을 하며 저희도 로마를 방문하는 관광객의 코스대로 입장을 했습니다. 가격이 올라서 타격이 크더군요. 그러나 로마에 갔는데 어찌 안 보고 올 수가 있겠어요. 로마에 살면서 수십 번을 봤지만 여전히 콜로세움은 제 심장을 뛰게 만들었습니다. 내부에 입장해서 투어를 꼭 들어보세요.
로마뿐만 아니라 대부분 이탈리아 주요 관광지의 입장료가 인원수 제한의 명목으로 올랐습니다. 비행기 값은 또 어떻고요. 앞으로의 여행은 지금까지 유럽 여행에 비해 기회비용이 높아지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그렇다면 투자하는 기회비용에 비해 여행을 시작하기 전 사전 준비를 최대한 많이 해야 할 테고 변화된 정보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겠죠. 그리고 분명 검증된 가이드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입니다.
우리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 이탈리아 여행을 가장 많이 해본 한국인들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고 소비되는 콘텐츠로 재생산해낼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큰 그림이라고 볼 수 있겠죠.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우리는 더욱더 공격적으로 이탈리아를 여행할 것입니다.
지금 한두 푼 아껴 한 두 달을 더 버티는 삶을 살고 싶지 않습니다. 인생은 길고 지금 멈춰있었던 만큼 앞으로의 여행 수요는 폭발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