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Untact) 시대의 랜선 여행
3년 전 오늘 나는 터키에 있었다.
저희는 매일 저녁 한국시간으로 9시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실내 방송은 코로나 이후의 이탈리아 여행 정보들, 야외 방송을 할 때는 실시간 현지 상황을 편집 없이 스트리밍을 통해 랜선으로 보여드리고 있는데, 솔직히 많은 분들이 이렇게 랜선 여행을 좋아해 주실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부끄럽게도 여행은 내가 직접 현장에 가서 두 눈으로 보고 직접 먹어봐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거라고 언택트 시대에 한참 뒤처진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인간은 남이 먹는 것을 보면서, 남이 쇼핑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는 남의 여행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본능을 가지고 태어났는데도 말입니다.
3년 전 오늘 저희는 터키 파묵칼레를 여행하고 있었네요. '페이스북'에서 친절하게 알려줬습니다. 저는 터키가 참 좋았습니다.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를 꼽으라면 이탈리아를 제외하고는 늘 터키를 1순위로 꼽았을 정도였으니까요. 터키 여행 사진을 보니 그때 걸었던 거리, 이슬람 국가의 신비로운 모스크, 고등어 케밥, 처음 본 우리에게 결혼 축하 선물을 건네던 친절한 버스기사 아저씨, 다음에 꼭 만나자고 기약 없는 약속을 하며 헤어졌던 로컬 가이드분까지 모든 것이 선명하게 기억이 났습니다. 우리는 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언제 다시 그 거리를 걸을 수 있을까 막연한 생각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만약 그때 우리가 일찌감치 유튜브를 시작했다면 다시 영상을 꺼내보며 그때의 추억을 생생하게 곱씹을 수 있었을 테지만 아쉬운 대로 여행 사진만 보며 마음을 달래야 했습니다. (오늘의 감정으로는 누구라도 온라인에서 랜선 터키 여행을 해주면 당장 달려가 좋아요와 구독을 백번은 눌러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저희와 함께 랜선 여행을 하시는 분들도 모두 비슷한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여행을 계획하기 힘든 지금 많은 분들이 저희와 함께 랜선 여행을 하면서 여행의 행복했던 추억을 되새기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계실 거라는 생각에 막중한 책임감이 몰려드는 밤입니다.
2017년 터키 파묵칼레
2017 터키 카파도키아
코로나 이후의 지금은 모든 서비스가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언택트'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비대면 마케팅을 뜻하는 '언택트'(Un-Contact)의 본질은 결국에는 '택트'(contact)입니다. 지금은 온라인으로 남의 여행을 대신 느낄 수밖에 없지만 여행이 다시 시작되면 온라인의 관계는 결국 오프라인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업이 힘드니 어쩌니 해도 우리는 이미 21세기를 살아가며 해외여행을 맛본 사람들이고, 결국에 다시 여행이 시작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폭발적인 수요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때까지 우리는 '월간 여행 프로젝트'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여러분 대신 이탈리아를 여행할 겁니다.
코로나의 확산으로 유럽여행도, 우리의 백수 생활도 기약이 없어졌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저희와 함께 이탈리아 랜선 여행을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