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0년 9월 7일, 2012년 9월 7일은 '김마력'이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이렇게도 열과 성을 다하여 운영했었다는 걸 오늘 또 '페이스북'이 뜬금없이 알려줬다. 그러고 보니 나는 페이스북도 정말 열심히 했나 보다. 무슨 기록이든 9년 동안이나 꾸준히 이어왔다는 건 내 삶을 꼭 붙들어 두는 정말 좋은 습관인 것 같다.
마력(魔力):사람을 현혹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힘
지금은 비공개로 모두 닫았지만 나는 1)'김마력'이라는 이름의 네이버 블로그를 2012년 7월부터 이탈리아에 오기 직전인 2015년 5월까지운영하면서 630여 개의 글을 개시했었다. 내가 판매하는 '메리케이'라는 화장품을 판매할 요량으로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하고 블로그도 운영했는데 나는 온라인 블로그 마케팅으로 20대에 다단계에서 성공한 이력이 있다. 이곳에 모인 글들은 언젠간 '티코에서 벤츠까지'라는 매거진으로 발행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인생에 다시없을 순간들을 이렇게 기록해두고 가끔 꺼내어 보면 사라졌던 열정이 다시금 샘솟기도 하고 유튜브를 할 때나 글을 쓸 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되기도 한다. 앞으로도 내 인생에 가장 큰 자산이 바로 이때의 기록이 아닐까 싶다.
저는 이 책을 읽은 분들에게 어떤 기록이라도 꼭 시작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반드시 촘촘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단한 내용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진정한 기록의 쓸모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나의 쓸모'를 찾아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모든 기록에 나름의 쓸모가 있듯이 우리에게도 각자의 쓸모가 있을 테니까요.
다단계를 모두 정리하고 2)이탈리아에 오면서 2015년 5월부터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는 '이태리 부부'라는 이름의 네이버 블로그. 이 블로그는 이름도 여러 번 바뀌었지만 지금은 '이태리부부' 라는 이름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데, 이탈리아 정착 초창기에는 꾀나 진지하게 장문의 글도 써내려 가고, 이탈리아에 대한 정보도 깊이 있게 다루면서 이탈리아에 살고 있는 한인들과의 소통도 했지만 지금은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면서 네이버 블로그는 그저 가끔 일기나 끄적이는 곳으로 전락해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도 6년간 벌써 727개의 글이 쌓였다.
2015년 이탈리아에 오고 새로 시작한 블로그 727개의 글이 있다.
지금은 네이버 블로그를 거의 손 놓고 있지만 네이버 블로그 덕분에 비록 단발성 프로젝트였지만 공동 저자로 책도 두 권 출간해봤고(지금은 절판), 내가 좋아하는 출판사로부터 출간제의도 진지하게 받은 경험이 있다. 출간 제의를 받았을 땐 내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중히 거절했지만 블로그를 통한 두 가지 경험 덕분에 막연했던 '글쓰기'에서 '내 책 쓰기'로 목표가 선명하게 한 발짝 다가선 계기가 되었다. 만약 네이버 블로그나 그때 알게 된 초창기 브런치 플랫폼으로 꾸준히 글을 썼다면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은 벌써 출간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출간 제의를 거절한 객기를 부린 걸 보면 나는 책을 쓰고 싶었지만 간절하지는 않았던 거다. 지금이라면 간절하게 애걸복걸하며 붙잡았을 텐데.
그리고 3) 2019년부터 시작한 브런치 플랫폼에서의 글쓰기
한 달에 한편도 겨우 쓰다가 8월에 시작한 '매일 글쓰기 프로젝트' 덕분에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래도 약 60여 편의 글을 썼다. 브런치는 글쓰기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라는 생각에 그리고 왠지 모르게 긴 호흡으로 잘 쓴 글만 발행해야 할 것만 같은 부담감에 글을 쓰기가 겁이 나서 쓰다 말다 쓰다 말다를 반복했는데 잘 쓰는 것보다 힘을 빼고 그저 매일 쓰는 행위에만 집중하면서 지속하다 보니 브런치 플랫폼에 글쓰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9년 동안 나는 무려 1400여 편의 글을 써왔다.(물론 시간과 양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글쓰기 실력이지만)
생각해보면 2012년 '김마력'이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부터 내 꿈은 늘 '작가'가 되는 것이었나 보다. '이슬아 작가'의 이야기처럼 글을 쓰는 행위는 하염없이 지나가버리는 삶을 붙들어 다시 보게 하고, 내 눈뿐만 아니라 남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연습이 되기도 하는데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가슴 뛰게 좋지는 않지만 내가 쓴 글이 나에게만 머물지 않고 타인에게 닿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짜릿한 경험은 글쓰기를 지속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런 경험을 지속하기 위해 내 글이 더 널리 읽혔으면 좋겠고 활자 책으로 남기면서 글의 수명이 더 길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글을 쓸수록 강해졌다.
지금까지 무자비하게 여기저기 써온 글들을 목차와 타깃을 설정하여 잘 정리하고 다듬어서 비휘발성인 한권의책으로 출간 해야겠다고 오늘도 다짐을 해본다. 이번에 난 정말 진지하다.(궁서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