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 결혼하여 매일 아침 민낯을 마주하는 기분
관광지에 사는 느낌
오늘 저는 오랜만에 허락된 자유부인의 날이었습니다.
베네치아에서도 산마르코 광장 다음으로 1년 365일 가장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리알토 다리를 마주 보고 아는 사람들만 드나들법한 한적한 골목으로 꺾어 들어가면 Campo.S.Silvestro가 나옵니다. 리알토 다리에서 불과 3분만 걸었을 뿐인데도 놀이동산처럼 붐비는 관광지에서 벗어난 느낌이 듭니다.
오늘은 이곳에 살고 계시는 요가 선생님의 초대를 받아 다녀왔습니다. 그녀는 운명처럼 베네치아 남자와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나 사랑에 빠져 인도와 태국을 거쳐 이곳 베네치아에서 요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국분이십니다.) 그녀의 인생도 참 범상치 않다 못해 비범하다 할 정도인데 그녀의 이야기도 다음에 한 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녀의 집으로 걸어가는 길, 세계적으로 유명한 누구나 꼭 한 번쯤 방문해보고 싶어 하는 관광지의 한 복판에서 사는 느낌은 과연 어떨까?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적절한 비유를 찾기 어렵겠지만 아마 '유명 연예인과 결혼하여 매일 아침 민낯을 마주하는 그런 기분이 아닐까' 하는 싱거운 생각을 하며 오늘 마실 와인 두 병을 소중히 꼭 껴안고 그녀의 집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1894라는 바닥 모자이크가 이 집의 역사를 대신 말해줍니다. 창밖으로는 Campo.S.Silvestro가 있고, 3분만 걸으면 리알토 다리를 정면에서 마주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곳에 산다면 여러분은 어떤 느낌일 것 같으신가요? 오늘은 문득 이 글을 읽으시는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네요. 이 시국에 뜬금없이 너무 행복한 상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