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동화
지구의 한 작은 마을에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살았어.
두 사람은 서로 사랑을 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서로 밀고 당기기를 계속 하면서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말라가게 하고 있었어.
그러던 어느날 여자가 남자에게 얘기했어.
우리 서로 보려고 해도 볼 수 없고
우리 서로 안 보려고 해도 안 볼 수가 없고
이러다가는 서로 말라 죽겠으니
이제 더는 서로를 피해서 도망가지도 쫓지도 말자고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의 등을 맞대고
서로 맞잡은 손을 놓은 채
서로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방향으로 무조건 달려가기로 했어.
그렇게 그렇게 여자는 서쪽으로 무작정 달려 나갔고
그렇게 그렇게 남자는 동쪽으로 무작정 달려 나갔어.
그렇게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몇 십년이 지났어.
걷다가 지치고 뛰다가 지친 여자가 풀린 신발끈을 묶다가
무심히 고개를 들어 해 쪽을 쳐다본 순간
여자는 눈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본 거야.
각자 다른 방향으로 무작정 달리면 두 사람의 인연의 끈이 끊어져서
다시는 서로를 보지 않고 서로를 힘들게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두 사람의 인연의 끈은 지구를 한 바퀴 돌아서
헤어진 자리의 정반대 쪽에서 다시 만나게 된 거야.
그때서야 두 사람은 깨달았어.
빨간 실로 연결된 두 사람의 삶의 여정은 피할 수 없다는 걸.
그렇게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주저앉아 펑펑 울고 말았어.
그렇게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된 거야.
서로가 서로를 힘들게 한 게
서로가 아닌 나 자신의 두려움이었다는 걸.
두려움을 피해 도망쳐 결국 나의 두려움을 다시 만나고
그제서야 알게 된거야.
이제는 더는 피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며
그렇게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잡고
터벅터벅 걸어갔어.
그 두 사람이 어느 방향으로 걸어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다만 더는 그 손을 놓지 않았다는 건
그냥 그렇게 알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