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컨텐츠 기획자, 헤나
콘텐츠는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게 제일 중요한데 반대로 얘기하면 그만큼 손에 잡히지 않고 백 데이터가 없는 일인 거예요. 이 일은 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하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길을 나도 포함해서 다음 세대들이 이렇게 채워 나가는구나 하면서 뭔가 책임감이 생겼어요.
나는 계속 일을 벌여야 되는 입장이니까 내가 일을 벌일 때 함께 일하는 분들도 같이 갈 수 있도록 얼라인을 잘 시킬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일을 잘하는 거구나 라는 걸 느끼고 있어요.
아이티백 오늘은 헤나님 모셨습니다. 자기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이렇게 세 분을 만나게 되어서 너무너무 기쁜 헤나입니다.
어쩌다 IT 업계에 오게 됐셨어요?
저는 네이버에서 앱 콘텐츠 기획 팀에서 주제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고요. 그중에서 뷰티라는 카테고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연말에 런칭하는 새로운 공간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들으시는 분들은 시각 효과가 없기 때문에 설명을 드리면 올리브영에서 뵐 것 같다 했는데 되게 스타일이 힙하시네요. 근데 오잉님이 너무 엄마 미소로 바라봐서 관계성을 안 여쭤볼 수가 없는데 제가 인터뷰 전에 여쭤봤거든요. 근데 이때 소개해 주신다고 하셔가지고 한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제가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됐는지를 설명할 때 오잉님이랑 저의 만남을 빼먹을 수가 없어요. 저는 원래 대학생 때까지 뮤지컬을 너무 좋아해서 뮤지컬 기획자가 꿈이었어요. 대학교에서는 경영학을 전공을 했는데 빨리 졸업하고 일를 배우고 싶었다는 게 되게 컸었거든요. 해외에서 공부를 했는데 빨리 졸업하고 한국에 와서 공연 기획자가 될 거야. 근데 어제부터 시작하지. 약간 헤매고 있을 때 뮤지컬 기획 업무를 배울 수 있는 평생 교육원이라는 게 한국에 있더라고요. 되게 큰 뮤지컬 기획사의 대표님이 6개월 코스를 강력하게 추천하면서 네가 좋아하는 게 일이 됐을 때 얼마나 힘든지를 거기서 경험하고 정신 한번 차려봐라.라고 말씀하셨어요. 그거를 6개월 들어보고 그때 가서도 하고 싶다면 진지하게 하길 바란다 라고 해서 뮤지컬 기획자 프로그램을 듣게 됐어요.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걸 남겨야 되는데 그걸로 돈을 벌고 업으로 삼으려다 보니까 즐기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대학도 졸업 다 했지. 인턴 경험도 없지, 나는 지금까지 이 꿈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 어쩌지? 내가 그동안 너무 순진하고 순수했나 어떻게 준비를 하지 라고 방황하던 시절에 뭔가 해야 되잖아요.
그때 당시 네이버 어학사전팀에 오잉님이 근무하셨던 시절인데 거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어요. 그때 당시에는 어학사전팀에서 번역하는 문서를 검수하고 잘 번역해 주는지 보는 업무가 있는데 그게 제가 일을 하게 됐던 첫 제 인생 첫 알바였습니다. 알바라곤 하지만 직원분들이랑 밥도 먹고 업무 시간에 계속 스킨십을 가지면서 IT 회사는 무슨 일을 하는지, 기획자분들께서 개발팀 디자인팀이랑 회의를 할 때도 저희를 같이 몇 번 배석하게 해 주셨어요. 그때 처음 IT 업이란 뭔가, 개발자들은 어떤 사람인가를 그때 처음 보면서 이런 개발 디자인 기획 업무도 너무 재밌는데 내가 좋아했고 하고 싶었던 뮤지컬도 콘텐츠거든요. 음악도 좋아하고 이런 거랑 같이 해볼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를 그때 좀 고민을 했어요. 알바가 저 포함해서 3명 있었는데 저희를 엄청 챙겨주셨어요. 저희 모두가 아직 직업을 두고 고민하는 때였고 진로에 대해서 많은 고민 상담을 해 주셨는데 스타트업에 대해서도 많이 소개해 주시고 항상 말씀해 주신 게 처음 들어가는 회사가 사실은 길게 보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까 그런 고정관념에서 깨어나라. 그리고 첫 연봉, 월급보다 더 중요한 게 많다라 얘기를 오잉님 포함해서 언니들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어요. 저한테는 그렇게 알려주고 끌어주는 언니들이 진짜 없었거든요. 한국에서도 아는 사람이 없었고 저는 그게 되게 큰 저에 대한 나침반이 되었어요. 그 이후에 첫 직장이 MCN, 한국에 유튜버 1세대 때였어요. 씬님, 영국 남자, 그들이 MCN이라는 거를 CJ ENM에서 만들어냈고 그 팀이 나와서 차린 트레져헌터라는 MCN 회사에서 첫 직장으로 취직하게 됐었습니다. 제 인생에 엄청 큰 영향력을 미쳐 주셨던 오잉님과 다른 언니분들이 계십니다.
지금도 뮤지컬을 좋아하시는지 그리고 지금 콘텐츠 플랫폼에서 하시는 일이 뮤지컬 기획이랑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는지 이런 것도 좀 궁금했거든요.
정말 완전 같은 생태계라고 보고 MCN 이후에는 웹 드라마 제작사를 갔어요. 콘텐츠를 만드는 데도 있었고 콘텐츠 만드는 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업도 했었고 이걸 가지고 돈을 어떻게 벌 건가 저는 사업 개발 업무를 계속 해 왔거든요. 광고를 어떻게 팔 것인가 그러니까 이런 무형의 가치를 어떻게 유형의 가치로 만들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하는 것에서는 뮤지컬과 똑같다고 생각해요. 티켓을 파는 것이고 거기서 배우나 이런 분들을 캐스팅을 하는 거고 그걸 마케팅을 하는 점에서 사실은 제가 이만큼만 보고는 뮤지컬이야 했지만 제가 하고자 했던 거는 결국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업이라는 거에 속하는 것 같아서 똑같다고 봅니다.
아르바이트를 하시던 직장으로 다시 돌아오시게 되신 거잖아요. 어떤 계기로 그렇게 됐는지 스토리도 궁금하고 소회가 어떠신지도 너무 궁금해요.
질문에 맞는 답인지 모르겠는데 지금 직장이 네 번째 직장이거든요. 사실 그때 당시에는 네이버에 꼭 입사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 이후에 일을 하면서 내가 아무리 아르바이트였지만 네이버에서 좋은 사람들, 그러니까 S급의 팀워크만 봤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좋은 선배, 좋은 분들이 일하는 걸 한번 봤는데 사실 스타트업은 전쟁터잖아요. 사회생활 하면서 그때 아 네이버가 가고 싶다. 왜냐하면 거기 있는 사람들은 너무 리스펙 할 수 있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네이버 돌아왔을 때 그린팩토리가 아직 열었을 때였거든요. 어학사전팀이 있었던 그 공간을 갔는데, 10년 지났는데도 여전히 똑같은 거야 옛날 그대로인데 그때 계셨던 분들도 많이 안 계시고 지금은 제 또래가 되게 많잖아요.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선배분들이 만들어놓은 길을 나도 포함해서 다음 세대들, 다음 후배들이 이렇게 채워 나가는구나 하면서 뭔가 책임감이 생겼어요.
[오잉] 대학생들은 IT 쪽에 다양한 직무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니까 마케팅, 홍보 이런 걸 제일 많이 하고 싶어 해요. 그래서 헤나님에게도 그게 다가 아니니까 많이 알아보라고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아이티백 하면서 IT에도 다양한 직종과 할 일이 있다는 걸 많이 알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맞아요. 맞습니다.
업무 범위가 굉장히 넓으실 것 같은데 어떤 업무 하실 때 제일 좋으세요?
당연히 트렌드 리서치. 왜냐하면 리서치하면서 요즘에는 이런 트렌드가 있구나 하고 매일매일 업계 현황을 보니까 그럴 때가 제가 제일 많이 배우는 것 같고 인사이트도 많이 볼수록 많이 생기니까 요즘에 이런 게 트렌드인 것 같다. 그리고 뉴스레터 이런 걸 받아보면서 사람들 진짜 열심히 산다. 동기 부여를 많이 봐서 그게 제일 즐거운 것 같아요.
트렌드 리서치도 열심히 하는데 큐레이션 하거나 트렌드를 볼 때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게 있다면요?
콘텐츠는 확실히 미래의 화제성 뭐가 뜰까, 지금 하고 있는 걸 하면 뒷북이니까요. 이것이 약간 느낌이 온다. 그 감각, 그거를 발견하려면 계속 보면서 데이터가 쌓이는 거잖아요. 플러스 업계의 소식을 빨리 듣는 거 결국에는 네트워킹 하면서 투자한 대로 뭔가 흘러가고 연예인도 누가 어떤 회사가 이 친구 엄청 키우고 있어 하면 그 다음 해에 다 이 친구로 돌아가고 이런 소식을 많이 빠르게 아는 사람들이 그걸 되게 빨리빨리 캐치해서 만들더라고요.
이 크리에이터 진짜 뜨겠다했는데 뜬 크리에이터가 있나요?
레오제이님이요. 레오제이님 때가 남자가 화장 하지 않을 때였는데 제가 크리에이터 섭외하고 영업하는 게 일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진짜 남자 뷰티가 뜬다. 왜냐하면 태국이나 이런 데서 남자 화장품 잘 나가니까 해외 시장까지 생각해서 이 남자들로 예능을 만들자해서 제가 예능까지 만들었어요. 지금 뜰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니까 시장은 준비되어 있고 돈도 준비되어 있고 끼가 너무 많고. 근데 너무 잘 되셨으니까 너무너무 응원하죠.
긍정적으로 일하는 게 헤나님한테 중요한 가치라고 하셨어요.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또는 최근에 긍정적으로 일한 경험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콘텐츠는 미래를 예측하고 그걸 준비해야 하는 게 제일 중요한데 그 반대로 얘기하면 그만큼 손에 잡히지 않고 백 데이터가 없는 일인 거예요. 만약에 누군가가 나한테 이게 왜 잘 될 것 같은지 짜봐봐 그러면 절대 짤 수가 없고 예를 들어 왜 이게 시청률이 10% 나올 건지에 대해서 근거를 대보세요 라고 하면 근거는 댈 수가 없는 업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뭔가 해보자, 될 것 같다 했을 때 다들 으쌰으쌰 내지는 그래 한번 도전해 볼까 이런 분위기가 제가 말한 긍정적인 분위기이고 반대로 안 될 것 같은데 계속 뭔가 팩트라는 말을 쓰지만 사실은 너무 안전한 것들만 예를 들면, 이미 뜬 사람을 비싸게 주고 데려오고 그렇게 증명된 기회를 가야 한다라는 말을 할 때, 그게 저한테 좀 부정적이라고 받아들여져요. 이 일은 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하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개척자의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 일인 것 같고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려면 긍정적인 희망을 가지고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가? 이런 생각이 드네요.
백 데이터 내지는 그걸 주장할 수 있는 이유는 해외에서 이런 게 잘 됐다 아니면 미국 어디 같이 사실 레퍼런스는 항상 있어요. 이게 왜 우리나라에서도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분명히 많이 보면 볼수록 그걸 자연스럽게 터득을 하는데 특히 투자, 콘텐츠 만들 때 돈이 들어가잖아요. 그러니까 투자하는 사람한테는 굉장히 많은 매출 시뮬레이션이나 이런 것들이 올라가 줘야 되니까 그런 게 아무래도 쉽지 않죠.
헤나님 해외 생활을 했었잖아요. 그게 지금 일하는 데 큰 도움이 되나요?
맞아요. 콘텐츠와 크레이터들이 생각이 갇혀 있지 않고 엄청 열려 있잖아요. 그러니까 거기서부터 나오는 창작물의 결과들이 진짜 되게 잘 되는 것들이 아까 레오제이님도 그렇고 선입견 없고 편견 없는 게 되게 중요한 업인 것 같아요. 저도 원래는 되게 보수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되게 다양한 사람들을 다양한 인종, 종교 이런 분들이랑 좀 많이 만났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에 대한 애정과 콘텐츠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언젠가 헤나님 본인을 크리에이터로 만들 것 같다라는 오버랩이 들어요.
저는 지금도 되게 떨리긴 하는데 막상 이렇게 대중 앞에 나오고 하는 그 일을 보면서 나는 절대 못 한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는 해요?
기회가 된다면, 만약에 내가 필요한 데가 있다면 하겠지만 제가 먼저 자발적으로 이걸 내 본업으로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 만큼 용기가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뚜까] 너무 공감돼요. 저도 오잉님이 제안 주시지 않았으면 혼자의 꿈처럼 품고 있었을 것 같아요. 제 목소리를 공개하는 게 떨리고 주저하게 되잖아요. 근데 옆에서 밀어주셔서 이렇게 나오게 됐어요.
근데 그게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들도 옆에서 누군가가 팍 밀었을 때, 아니면 너 이거 하면 잘 될 것 같아 이렇게 해서 잘 되는 경우가 100 중에 90 정도 같아요.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내는 동료들과 있을 때 시너지가 난다고 답변을 해 주셨어요.
그런 순간이 그래도 일주일에 한 두 번 계속 있어요. 분위기가 되게 경직되거나 아이디어를 같이 막 얘기 하는데 그럴 때 저도 막 신나서 까르르 웃다가 갑자기 진지해서 괜찮은 것 같은데? 이럴 때 제일 신나는데 그리고 그럴 때 제 동료가 막 그러면 그럴 때 너무 멋지거든요. “너 어떻게 그런 생각했어?” 막 이런 생각 하고 되게 리스펙하고 나이, 연차 상관없이 우리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사이구나 그런 생각을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가 저는 제일 답답한 것 같아요.
헤나님은 함께 일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스타일인가요?
맞아요. 하지만 결국에 저를 생각해서 한 것 같아요. 내가 누구랑 일할 때가 편해야 스트레스 덜 받으니까 결국에는 나도 나를 위해서죠. 저는 사회에 나와서 친해진 분들이 진짜 찐친이 더 많아요. 결혼식 때 축사해 주신 분도 드라마 작가님이었어요.
이야기 나누다 보니까 헤나님 같은 언니 팀원 너무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헤나님에게 좋은 후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실 제가 직속 후배, 후임 이런 거가 회사에서 주어진 적은 없어요 네이버 들어오기 직전 회사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였는데 거기서는 주니어급의 친구를 붙여줬었어요. 그 친구랑 일할 때 저도 고민을 되게 많이 하게 되는 거예요. 좋은 사수란 뭘까 그리고 욕심이 있잖아요. 이분한테 어디 가서 욕 먹기 싫고 근데 반대로 너무 좋은 척 하다가 바보 같이 이 사람 좋으라고 내가 희생할 수도 없고 내가 가르친다고 아니 가르치는 게 맞나 이런 생각도 하고요. 저도 사실 제 선임이나 사수랑도 그렇게 일을 하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게 우리의 과제가 주어지면 서로가 할 수 있는 것과 내가 해야 하는 것과 내가 이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야 되는 그 명확한 사이 그리고 내 일 네 일 없이 하되 책임이 더 커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위로 올라갈수록 이 친구 연차 때 다른 데에서 할 수 없는 어쩌면 좀 더 베네핏 예를 들어 좀 큰 회의나 미팅에 같이 간다던가 저는 사실 그럴 때 되게 많이 배웠거든요. 최대한 많이 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만나게 하고 여기서 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구경 하면 자연스럽게 그 분도 터득했던 것 같은데 결국에는 그런 거 열려 있고 제가 하는 일을 조금 신뢰하고 헤나님이 나한테 부탁할 때는 이유가 있겠구나 하면 저도 응당 알아서 서로 신뢰 베이스로 우리가 같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거에 집중할 것 같아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파워로 밀고 나갈 때 가장 시너지가 난다고 여러 번 강조해서 말씀해 주셨잖아요. 근데 동료들한테 이게 부담이 될 때 또는 그런 상황에서 양자택일을 해야 될 때가 있으셨다고 하셨어요. 그게 어떤 상황일까 궁금 했어요.
콘텐츠 플랫폼 기획, 제작 다 다른 롤이었지만 비슷한 건 저는 결국에 만드는 사람은 아니더라고요. 내가 촬영하는 사람도 아니고 편집자도 아니고 개발자도 아니고 디자이너도 아니고 기획이라는 것도 뭔가 거창한 걸 그려내고 하고 싶은 거에 대해서 결국에는 만들어 줄 사람한테 설득을 해야 되는 거다 보니까 만드는 사람한테 너무 어려운 버든을 줄 수 있어요. 제가 밖에서 신나고 적극적으로 무조건 될 것 같아요 라고 하고 작가님에게는 이거 조금만 고쳐주세요 하면 그 분한테는 사실 모든 걸 다 뒤집어야 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니 이럴 때 내가 그 업에 대해서 알아야하고 그걸 아는 사람이 그림을 그릴 때 산으로 안 가더라고요. 그렇다고 내가 개발을 배울 수도 없고 하지만 적어도 이 사람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가지고 있으면 이거는 진짜 부담스러울 텐데 이건 설득해야겠다. 아니면 여기서 조금만 바꾸면 원하는 아웃풋을 좀 쉽게 낼 수 있다라고 꼼수도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 차원에서 결국에는 나는 계속 일을 벌여야 되는 입장이니까 내가 일을 벌일 때 이분들도 같이 갈 수 있도록 얼라인을 잘 시킬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일을 잘하는 거구나 라는 걸 느끼고 있어요. 사람한테 싫은 소리 하기 싫고 싸우기 싫어서 그런 선택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아까 말한 양자택일이라는게 예를 들면 제가 광고를 팔았을 때가 있어요. 드라마에 PPL로 광고를 넣어야 되는데 과자를 노출시켜 주세요 라고 작가님한테 말해야 하는 상황인데 작가님은 지금 키스 신을 쓰고 있단 말이에요. 저는 작가님과 확인하지도 않고 밖에서는 무조건 넣어드리죠 라고 말하고 와가지고 저는 떼를 써야 하는거에요. 작가님께는 아니 지금 회사 좋으라고 돈 벌어 온 건데.. 이렇게 말해야하고, 잘 안 풀리면 결국 회사 윗선에는 작가님이 너무 협조를 안 하세요. 이렇게 말해야 하는 상황이 비일비재 하거든요. 근데 밖에서 쌀과자를 넣어주세요 했을 때 “안 됩니다. 저희 이미 광고 다 마감했습니다” 라고 하면은 작가님한테는 편하고 좋지만 회사의 발전에는 도움이 안 되는 거 잖아요. 그러면 거기서부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있을 때 “저희가 이 신이 키스 신이어서 쌀과자는 조금 어려운데 다른 신에 뭐가 좀 더 적합한 게 있을 것 같으니 이걸로 작가님이랑 한번 제가 확인은 해 보겠다. 근데 안 될 수도 있어요.” 이런 식으로 외부 사람한테도 되게 합리적으로 왜 안 되는지에 대해서와 다른 방법을 어떻게 고민해 볼 건지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돌아오죠. 그 후에 작가님한테는 그 키스신 이걸 왜 해야 되는지 “우리 회사가 지금 당장 다음 달에 캐시 플로우 안 좋대요” 막 이러면서 설득해요.
근데 그런 걸 할 때 좋아요?
재밌어요 너무 재밌죠. 너무 뿌듯하잖아요. 그 광고 촬영하는 날 가요. 그거 찍고 있어요. 그거 진짜 커트 여러 개 따면 너무 행복한 거예요. 실제로 그 장소에 나가서 보고 그 드라마에 들어간 장면 보면 저는 그 장면만 보이거든요. 저게 5천만원짜리야. 이러면서.. 가운데 접점을 찾아내는 게 재밌더라고요. 양자택일이 아니라 두 마리 토끼 잡을 수도 있는데 그게 되게 어렵긴 하죠. 그런 딜레마가 항상 있습니다.
이해관계가 충돌해서 얽힌 문제가 발생했는데 딱 어느 포인트 잡아서 문제를 풀었을 때 그 쾌감을 좋아하시는 가봐요.
그런 거 같아요. 예를 들어 개발도 그렇고 드라마도 작가도 그렇고 이 사람이 이거를 어느 정도까지 갔는지는 머릿속에 있으면 예를 들어 이틀 뒤에 마감이다. 개발도 이제 뭔가 일정상 일주일 뒤까지는 배포 같은 거 우리가 던질 수 있다 하면은 내가 지금 조율을 할 수 있다 없다를 감으로 갖고 있어야 되는데 이미 배포 끝났고 이미 집필 끝나서 마감 쳤는데 갑자기 와가지고 해달라 그런 상황도 올 수도 있거든요. 서로 다 바쁘니까 평상시에 내가 관심을 갖고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둬야죠.
헤나님 개인적인 얘기를 좀 해볼게요. 아이티백에 강아지 러버들이 진짜 많아요. 강아지 자랑을 해주세요.
자랑 할 거 너무 많다. 완전. 제 막둥이 동생, 딸랑구 이제 7살 넘었어요. 이름은 진저, 갈색 푸들이고요. 요즘은 강아지 얘기를 너무 많이 해서 참아요. 남들이 저 사람 강아지에 미쳤다 할 것 같아요. 완전 진짜 근데 강아지는 사랑할 수밖에 없지요. 정이 많이 들어가지고..
인생에서 잘한 일이 뭔가요 라는 질문에 강아지 입양하게 된 걸 제일 잘한 일이라고 하셨어요.
맞아요. 왜냐하면 생명을 선택한 게 처음이니까 아마 그 다음은 출산이 되겠죠.
10년 후 어떤 하루였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감사함으로 눈을 뜨고 감사함으로 눈을 감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들으니까 오글거리긴 하네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눈 뜨고 잘 때 행복했던 것 같거든요. 요즘은 잘 때도 행복함 이런 걸 느낄 새도 없이 숏츠 보는.. 스트레스가 있고 아침에 눈 뜨면 회사에서 오늘 해야 할 것들 막 캘린더 보고, 그래서 그런 모습을 고치려고 노력을 하고 있긴 한데 10년 뒤에는 그래도 그걸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 있지 않을까 스트레스 없는 삶을 살고 싶다를 좀 오글거리게 쓴 것 같아요.
진짜 마지막 질문입니다. 오늘 아이티백 인터뷰 어떠셨나요?
너무너무 진짜 빈말 아니고 즐거웠고요. 이렇게 처음 뵙는데도 있는 얘기 없는 얘기 하는 분위기가 너무 오랜만이라서 앞뒤 안 재고 일 얘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한 게 진짜 오랜만이라서 너무 뿌듯했어요. 내가 이런 인터뷰에 참가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또 저의 이야기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좋은 쪽으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CREDIT
글 오잉
인터뷰 디디, 뚜까, 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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