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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이티백

불편한 상황에서 더 성장하고 변화하고 싶어요.

8년차 HR에서 MBA 나그네 길을 걷는, 불두부

by 아이티백
3년차 됐을 때 위기상황이 있었어요. 그 시기를 지났는데 지나지고 일은 어떻게든 되고 성장한 내가 남는다는 거를 한 번 경험 하고서는 ‘아, 파격적으로 좀 힘들고 불편해야 그만한 성장이 뒤따르는구나’라는 걸 한 번 크게 느끼고 나서는 그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직이든 작은 그룹이든 얻게 되는 가장 좋은 자극은 결국에는 그런 사람들과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였던 것 같아요. 내가 이런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니 하면서 사람들로부터 자극을 받고 더 스스로를 발전시키고자 했던 것 같고 반대의 경우도 그게 자극이 돼서 떠야겠다하는 결정을 했던 경험도 있고요.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과정을 항상 겪고 싶고 그 과정에서 계속 생각을 바꿔가면서 또 성장해 가면서 그렇게 변화하고 싶어요. 나가는 게 길이라고 생각하면 나가는 거고 여기가 좁은 우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안 나가는 거고 결국에는 그냥 내 길을 잘 걸었다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불두부님 모셨습니다.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아이티백 청취자 여러분들, 저는 가락동 불두부 줄여서 불두부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어떤 일 하시는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 드려요.

이전에는 스타트업 HR 팀에서 일을 하다가 VC에서 저희 포트폴리오사들 HR 서포트하는 일을 하고 커리어를 잠시 중단이라고 해야 되나요? 잠깐 쉬고 지금은 싱가포르에서 공부를 하면서 나그네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자아를 찾아가는 나그네

HR에서 VC에서 스타트업에서 나그네로 연결되는.. 김삿갓 느낌인가요?

그렇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처음에 HR 업무를 하시게 됐는데 그게 처음 직장 생활 했던 직무 였나요?

HR 전에 첫 직장이 있었는데 그때는 제가 약간 뭣도 모르고 들어간 첫 직장 같은 느낌이어가지고 그때는 국제회의 기획사라는 일을 했었어요. 대학 생활에 갖던 로망 이런 것들이 있었고 그때가 G20 하고 이랬을 때였거든요. 정확히 연도는 기억 안 나는데 그걸 보면서 자란 세대였어서 그런 로망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잘 모르는 채로 시작을 했다가 ‘아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지만 그래도 1년은 버텨보자’ 하고 1년 동안 일을 해보고 아닌 것 같아서 그만두고 그 다음에 정말 업에 대해서 더 고민을 하고서 하게 된 게 HR 일이었습니다.

국제회의 기획사에서는 어떤 일을 했던 거예요?

사실상 대행사 일이랑 같다고 보면 되고요. 기관 단체 같은 곳에서 이러이러한 국제회의를 연다고 하면은 그 건을 따내서 오퍼레이션을 하는 일이라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결국엔 오퍼레이션 업무가 주가 되는 일인데 그 일과 잘 맞는 분도 분들도 물론 많으시겠지만 저는 일도 일이었지만 회사 자체에서도 좀 힘든 게 많았던 것 같아요. 조직 문화 관점에서나 그런 데에서도 쉽지가 않았어서 그래서 조직 문화나 HR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더 커져서 그게 다음에 제가 HR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조직 문화가 너무 나를 힘들게 해서 내가 좋게 한번 만들어 보리 하고 HR 가신 거에요?

그런 게 조금 있다고 할 수 있죠.

HR이 인간에 대한 애정도 깔려 있어야 하지만 전문성도 필요하잖아요. 근데 선뜻 내가 HR로 한번 가봐야지 라고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불두부님 어떤 계기가 있어요?
제가 첫 직장 일을 그만두고 무슨 일을 하면 좋을까 열심히 놀면서 한참 고민을 했었는데 제가 영문과랑 불문과를 전공한 지독한 인문대 졸업생으로서 이런 경우 어떤 포지션에 갈 수 있을까 많이 고민을 하다가 추려진 것들 중에 그때 당시에는 저랑 좀 잘 맞을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영문하고 불문을 복수 전공을 했어요? 이런 경우가 빈번한가요?
잘 없죠.

불두부님은 왜 그 두 개를 복수 전공으로 하신 거예요?

이게 제 인생 모토와도 좀 연결이 되는 것 같은데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자’ 주의여서 그때 영문과 다니면서 불어에 관심이 생겨서 불어를 배우게 됐었는데 이왕 불어만 배울 바에는 불문과 가서 아예 문학이랑 문화나 이런 거랑 제대로 같이 더 배우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고 사실 국제회의에서 1 언어가 영어고 2 언어가 프랑스어거든요. 그래서 그때는 국제회의 쪽만 생각을 했었다 보니까 이왕이면 더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선택하게 됐고 일반적인 선택은 역시 아니기는 해서 불문과 교수님이 따로 불러서 왜 그러냐고 이유가 있냐고 물어보시기도 했었습니다.

그럼 영문과는 왜 간거예요?

영문과는 좀 아쉽지만 딱히 이유가 없었던 선택이었어요. 그 점은 되게 아쉬웠는데 역시 잘 맞지 않았고 하지만 제 선택이었던 불문과는 밖에서 보기에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좀 이상하게 제 선택이었던 것 때문인지 몰라도 좀 잘 맞는다고 느꼈었어요.

어떤 면이 잘 맞으셨어요?

그냥 공부 자체가 훨씬 재미있게 느껴졌었고요. 그리고 영문 플러스 불문을 하게 된 이상 취업 이런 생각을 더 이상 거기서 접목시켜서 할 수는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공부가 재미있게 다가오는지에만 초점을 맞춰서 봤을 때는 훨씬 재미있게 느껴졌었던 것 같아요.

HR로 일을 시작했을 때 그전에 알던 게 전혀 없으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그 회사가 불두부님을 뽑았죠?

그러니까요. 보통 HR 신입 채용이 잘 없어서 저도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HR 인턴으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우연히 제가 다녔던 회사에 저랑 같이 일했던 분께서 ‘저랑 함께 일할 분을 찾습니다라’는 글을 쓰셨던 거를 제가 보게 됐고 거기서 어떤 조직문화관을 가지고 일을 하고 계시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지, 어떤 회사인지보다도 본인 철학에 대해서 더 얘기를 하신 글이었어요. 근데 그 글에서조차 그분이 그거를 추구하는 분이라는 게 느껴져서 이런 분이랑 일을 할 수 있다면 제가 생각했던 고민했던 그런 조직 문화에 대한 것들을 좀 해볼 수 있겠다 그런 희망을 가지게 됐던 것 같고 그래서 인턴이어서 운 좋게 시작을 같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불두부님 얘기하신 그 시점이 몇 살 때예요?
인턴 나이는 아니었는데요 28살이었습니다. 인턴이라고 하면 조금 더 어렸을 때 시작하는 게 인턴이고 그때는 보통 정직원으로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생각을 했었죠. 근데 그런 게 별로 상관이 없었고 되게 운이 좋게 전환형이었어서 그렇게 시작을 했습니다.

저도 글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어떤 글을 볼 때 잘 썼네 이런 식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거든요. 근데 여기에 감동을 받아서 당장 당신에게로 뛰어가겠어 이거는 좀 다른 문제인데 찌니님 어떠세요?

[찌니] 글에 감동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 글을 쓴 사람과 이 글을 일치시키지는 않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은 글과 그 사람이 다른 경우를 많이 봐 가지고 저도 국문과 출신이거든요. 그래서 글을 엄청 유려하고 잘 쓴 사람이 실제 그렇지 않다는 걸 너무 많이 봐와서 이 글과 그 사람이 일치시켜서 생각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아 글을 좋은 글을 썼구나 거기서 끝인 것 같아요.

[불두부] 저는 글이 생각에서 나오는 거다 보니까 잘 썼고 못 썼고 이전에 이런 생각이 있으니까 이 글이 나왔다는 거에 더 초점을 맞춰서 그렇게 아마 생각하지 않았나라고 지금 생각이 들었습니다.

HR 담당자분이 쓴 글에 감동해서 그 회사에 갔는데 실제로 그렇던가요?

역시 그때 그리셨던 것과 회사의 현실은 당연히 달랐고 그리셨던 모습으로 가려고 노력했던 과정들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 자체는 의미가 있었다라고 생각을 했고 저는 그래도 어떤 걸 추구하는 사람인지가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런 걸 추구하지도 않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런 걸 그래도 추구하는 분과 일했었다는 것 자체가 좀 의미가 있었습니다.

HR 업무를 해보니까 나랑 맞는구나 이렇게 느끼셨어요?

HR 안에 들어간 업무들도 많은데 저는 그 당시 운 좋게 회사가 되게 성장할 때 조인을 하게 돼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업무를 더 하다 보니까 어쩌다 보니 채용 쪽으로 더 업무를 많이 하게 됐었어요. 그래서 오퍼레이션적인 측면보다는 체용에 저는 더 경험이 포커스가 돼 있는데 하면서는 그래도 꽤 잘 맞는다고 생각을 하면서 했던 것 같고 또 채용뿐만 아니라 조직 문화 관련된 업무들도 같이 하긴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제가 HR이 잘 뭔지 모르고 시작했던 것 같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해보기 전에는 잘 모르겠지만 뭔지 모르고 일단 시작을 했던 것 같고 일을 해 보니까 사람들이 생각하는 HR이 이렇구나 이런 것도 알게 됐던 것 같아요. 그 당시 회사에서는 HR을 조직에서 온화하고 포용적으로 그렇게 해주길 바랐던 것 같은데 저는 그게 똑같이 업무 대 업무로 가야지 어떤 존재였으면 좋겠다가 그 업무 자체가 되는 게 조금 안 맞지 않나라는 생각을 좀 했던 것 같아요.

조직에서는 온화한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게 어떤 의미예요? 대표님 입장에서 아니면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인사팀에 기대하는 바?

모두가 그러지 않았나 싶은데 고충 같은 것들을 HR 쪽에서 많이 들어주고 그것들을 정리해서 경영진과 같이 이거를 해소할 되게 좋은 역할이죠. 엄청 필요한 역할인데 그게 굉장히 잘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냥 면담이라는 이유로 얘기만 듣다가 딱히 해결도 못 해 주는 그런 식으로 가는 경우도 많아서 또 면담을 할 때는 꽤 그게 문제라고 생각해서 문제 의식을 크게 느껴도 실제 경영진에게 들고 갔을 때는 그게 해결이 되지 않는 이유를 계속 마주했을 때 느끼게 된 무력감 같은 게 또 크더라고요. 그게 진심일수록 그 무력감이 계속 커졌던 것 같아서 그런 면에서는 내가 할 수 없는 무언가가 계속 존재하는 거에 대해서 조금 어려움이 있기도 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잘 맞는 면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어떤 부분이 잘 맞으셨어요?
그때 잘 맞는다고 생각했던 건 채용 업무 자체에서 있었던 것 같은데 저는 채용이 결국에는 영업 플러스 마케팅이었어서 제가 주로 수행했던 채용은 그냥 그것들을 회사 마케팅을 하면서 동시에 후보자들한테 회사 영업을 한다는 점에서 그냥 그것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조직 문화를 만든다는 게 엄청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 과정에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고 보람도 있었을 것 같아서 어떠셨어요.

좋은 조직 문화를 위해 고군분투하시는 많은 조직문화 담당자분들이 있으실 거고 또 그게 잘 작동하는 경우도 많겠지만 사실 제가 느꼈을 때는 조직 문화는 경영진의 철학이 그대로 반영이 된 거여서 개인 하나가 어떤 아이디어로 그거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라고 결국에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첫 퇴사에서 조직 문화를 꿈꾸고 들어가셨지만 채용 업무를 위주로 하시다가 그다음에도 HR을 한 번 하셨었잖아요. 어떤 계기로 이직하게 되셨어요?

그때 팀이 커지고 승진도 하고 약간 안정되고 그랬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업무에서는 어려움이 있지만 조직 안에서는 크게 어려움이 없는 약간 편안한 느낌, 그 편안함이 약간 불편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어요. 그때 경종을 울린 때에 마침 어떤 회사의 채용 담당자분께 대표님과 한번 커피챗을 해보면 어떠냐는 제안을 받게 돼서 그다음 제가 가게 된 곳에 대표님과 만나서 얘기를 나누게 됐는데 업무 성격은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대표님과 HR 팀 자체의 규모가 크지 않은 곳이어 가지고 팀장님도 따로 있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래서 대표님과 다이렉트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그게 또 저한테 성장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이직을 하게 됐습니다.

근데 내가 했던 일이 안정적이라고 느껴져요?
일은 항상 안정적이지 않았는데요. 그때도 꽤 계속 성장하는 중이었어서 매일매일이 진짜 이슈의 연속이고 그랬는데 조직 안에서 꽤 편안한 것 같은 느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편안함을 느끼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근데 불두부님은 이거는 아니구나 이런 느낌을 가진다는 의미에요?

사실 어쩌면 저도 편안함을 느끼기 위해 노력을 한 결과겠죠 그래서 느끼게 된 거지 않을까 싶은데 그게 지금 느끼고서도 계속 여기서 있는 것보다는 아직 제 커리어를 길게 봤을 때 꽤 초반인 것 같으니 좀 더 불편한 환경에 계속 놓여서 더 성장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그때는 컸던 것 같습니다.
[뚜까] 항상 얘기했던 게 두 가지 옵션이 있을 때 더 가기 싫은 곳으로 가보자는 걸 불두부님께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왜 그러시나요? 어떤 계기가 있었다거나 아니면 나는 앞으로 내 삶은 불편을 위해 살겠어 라거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는지가 궁금해요.
계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제가 전체 커리어로 봤을 때 3년 차 정도 됐을 때 그 당시 제 스스로 꽤 주니어라고 느꼈을 때 내가 주니언데 이런 상황에 놓여도 괜찮을까 하는 위기 상황이 팀 안에서 있었어요. 팀장님이 아예 그만두시게 되고 시니어 분도 그만두신다고 한 그런 상황이어서 저는 제 스스로를 엄청 주니어라고 프레이밍을 해놨던 상황인데 위에 아무도 없어진 그런 상황에서 그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엄청 불안하고 불편한 상황이 갑자기 된 거잖아요. 그때 어떻게든 매일 아침에 기합 넣어가면서 출근하고 그 시기를 지났는데 지나지고 그냥 일은 어떻게든 되고 성장한 내가 남는다는 거를 한 번 경험을 하고서는 ‘아, 이게 파격적으로 좀 힘들고 불편해야 그만한 성장이 뒤따르는구나’라는 걸 그때 한 번 크게 느끼고 나서는 그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그런 게 기회가 돼야 성장이 따르는 거니까요.


두 번째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시고 조금은 새로운 길로 가셨잖아요. 익숙한 직무가 아니다 보니까 그 부분 자세히 얘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때 두 갈래에서 고민을 했었는데요. 같은 직무인데 제가 가고 싶어 했었던 큰 규모의 테크 회사에서 다른 조직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고 아예 업도 다르고 롤도 다른 그런 일을 하게 되는 상황이 신기하게 놓이게 됐었는데 그때도 방금 말씀드린 그 기준에서 결정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길도 당연히 다른 회사고 다른 또 규모에서 오는 차이도 클 것 같지만 여기서 아예 다른 방식의 성장을 또 하려면 그리고 커리어가 길게 봤을 때 좀 더 비정형적인 길로 가야 제 길도 더 다르게 펼쳐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선택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두 번째 길은 어떤 길이었는데 비정형의 길인가요?

최근에는 그 롤이 VC에 꽤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때는 포트폴리오 사의 채용 또는 HR 쪽에서의 가이드를 드린다거나 그런 포지션이 아주 많지는 않았을 때였고 제가 갔던 회사에서는 처음 생기는 롤이었어요. 그래서 대표님도 그 롤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를 계속 구상 중이신 상황이어서 같이 일하게 되는 사람이랑 그걸 만들어가고 싶다고 하신 상태였고 그래서 대표님이 비정형이라는 단어를 쓰셨던 게 생각이 나서 저도 지금 말씀드린 거였거든요.


그 일은 어떠셨어요?
기대했던 바 그대로였습니다. 기대했던 거는 거기가 완전 초기 투자를 하는 VC여서 저희가 채용을 돕는 포트폴리오 사들 중에서는 3명 이렇게 되는 규모에서부터 지금은 커진 곳들도 있다 보니까 꽤 다양한 포트폴리오 사가 있었어서 다양한 포트폴리오 사들을 도우려면 제가 이해가 있어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당연히 공부를 할 수밖에 없고 제가 비즈니스와 인더스트리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거를 기대하고 갔는데 제가 들어가서 일을 하는 것만큼은 당연히 아니었겠지만 겉핧기 식으로라도 꽤 많은 회사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던 게 좋았던 것 같고 또 그 회사들의 대표님들과 일을 하는 과정에서도 배우는 것들이 꽤 많았던 것 같고요. 그리고 VC라는 다른 형태의 업을 경험하는 것 자체도 목적이 있었는데 그것도 좋았던 것 같아요.

포트폴리오 사의 채용도 돕고 VC에서 열심히 일하시다가 갑자기 MBA에 가시게 됩니다. 어쩌다가 MBA를 꿈꾸게 됐어요?
MBA 생각을 하게 된 건 VC 전에 일했던 곳에서 대표님과 다이렉트로 일했던 그때에서부터 스멀스멀 있었던 것 같은데 오히려 가까이서 일하니까 더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싶다는 생각이 그때부터 들었던 것 같아요. 그때 대표님께 감사한 건 HR이라고 뭔가 HR로서 저를 한정시켜서 말씀하시기보다는 비즈니스 전반에 대해 한 얘기를 ‘그래서 지금 어떤 게 필요하고, 어떤 롤이 왜 필요하고’ 이런 식으로 꼭 결부해서 말씀을 많이 해 주시고 그걸 얼라인을 많이 했었어서 그러면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었고요. 그리고 더 본격적으로 지금이 때다라고 생각을 했던 건 VC에서였는데 스타트업에 일하면서도 계속 스타트업 신만 보고 있었고 VC에 가서도 사실은 스타트업에 포커스가 된 VC였기 때문에 같은 인더스트리를 보면서 일을 계속 했었던 거죠.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여기서 배우게 된 것도 있고 시야가 넓어지기도 했지만 넓어졌지만 그냥 같은 곳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어느 순간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늦기 전에 한 번 확 더 트이는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렇게 하기에 가장 좋은 선택지가 뭐가 있을까 하다가 해외로 MBA를 가는 일에 대해서 더 본격적으로 생각을 하게 됐었던 것 같습니다.

MBA 가서 어떤 걸 얻고자 한 거예요?

MBA는 방금 말씀드린 제가 시야를 일단 넓히고 싶은 거 그거랑 제 진짜 넥스트 스텝에 대해서 한 번 더 고민을 하고 싶었는데 회사를 다니면서도 할 수 있지만 회사를 안 다닌 상태에서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고 싶은 게 있었고요. 그리고 그 전에 말씀드린 비즈니스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싶은 거 높이고 싶은 거 이렇게 세 개가 가장 컸던 것 같아요.

MBA 갈까 말까 고민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가니까 잘했다 이런 생각이 드나요?

왜 가려고 하는지가 명확하다면 그거는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말씀드린 다양한 사람들, 저는 해외 MBA를 생각한 거였으니까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백그라운드가 있는 사람들로부터 시야를 넓히고 싶다도 당연히 할 수 있는 거고 넥스트 스텝에 대한 고민도 MBA에서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얻게 되는 것도 넥스트 스텝을 고민하는 데도 당연히 도움이 되고 그런 시간을 갖게 되는 것 자체가 고민할 시간이 그만큼 많아지니까 당연히 하게 됐고요. 그리고 수업 듣고 이런저런 활동들 많이 참여하니까 당연히 세 번째에도 충족이 됐겠죠. 이런 식으로 본인이 얻고자 하는 게 확실하면 그게 되는데 그 이유가 자신에게 있지 않고 뭔가 남들은 이래서 가는 것 같은데 그 다음에 연봉을 좀 더 높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식의 이유면은 각자 또 다른 이유로 실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불두부님 말씀을 듣다 보니까 남 때문에 뭘 하지 않으시죠? 내 안에서 내가 하고자 하는 욕망 외에 다른 것들로 움직이는 사람 경험이 아예 없으실 것 같아요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게 제가 부모님께 많이 감사하는 점 중에 하나인데 저는 고등학교 갈 때부터 하고 싶은 대로 계속 했던 것 같아요. 제 최초 기억은 그때인 것 같은데 저한테 선택지를 주고 선택하게 하셨고 그러다 보니 제가 낸 결과에 대해서 제가 그냥 이렇게 책임지고 수용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어떤 상황에서 긍정적인 부정적인 자극을 받나라는 질문에 긍정과 부정 모두 내가 이런 사람과 일하고 있다니 인데 어떤 계기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 질문 받고 과거에 그런 자극이 언제 있었나 떠올려서 바로 대답으로 적었던 것 같은데 조직이든 작은 그룹이든 얻게 되는 가장 좋은 자극은 결국에는 그런 사람들과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거는 직장 생활할 때도 마찬가지고 MBA 와서도 마찬가지로 내가 이런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니 하면서 사람들로부터 자극을 받고 더 스스로를 발전시키고자 했던 것 같고 반대의 경우도 그게 자극이 돼서 떠야겠다. 하는 결정을 했던 경험도 떠올려서 그렇게 답변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일할 때 만난 좋은 상사가 직전 직장의 대표님 그분이 이상적인 리더 상에 가까웠다고 하셨어요. 이상적인 리더 상을 실물로 만나는 건 쉽지 않은 경험일 것 같은데 그 이야기를 좀 듣고 싶어요.

사람마다 이상이 다 달라서 저에게 맞았던 대표님이라고 말씀드리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요. 저는 그때 왜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냐면 목표를 같이 잡고 그 목표에 충분히 얼라인이 된 다음에 그거를 알아서 가게끔 어느 정도 자유를 확실하게 주시고요. 자율과 책임을 확실하게 주시고 그 다음 번이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인데 자율과 책임을 준 다음에 보통은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을 때 자유와 책임을 줬는데 결과가 좋지 않으니까 그 사람을 블레임하게 되잖아요. 근데 그 대표님께서는 길을 헤매고 있을 거 있는 것 같아 보이면 헤매게 조금 두시다가 헬프 요청을 하면 길을 제시해 주시는 분이셨어요.

마치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네네. 그래서 저는 그 길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그 전 단계까지는 꽤나 많은 대표님들이 하실 수 있는 것 같거든요. 근데 “제가 이러이러한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하고 찾아갔을 때 본인은 이미 알고 계셨 을지 아니면 그 상황에서 고민을 하셨는지 모르지만 같이 고민을 해 주시고 같이 이렇게 해보자라고까지 해 주실 수 있는 분이셨어요. 그래서 그게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그게 그분의 총명함 때문일까요, 관대함 때문일까요, 여유 있음 때문일까요?

헤매는 기간을 꽤 길게도 주시는 편이어서 사람을 믿는 분이신 것 같고요. 그리고 그 사람을 믿는데 보통 편견이 없으세요. 누구나 있기가 쉬운데 누구나 있기 쉬운 정도보다도 없으세요.

이렇게 인간적인 매력에 총명함에 편견도 없고 이런 위대한 그분은 누구인가요?
이렇게 말하면 되게 어려워지는데 전 직장 대표님이신 박지웅 대표님이신데 저는 대표님한테도 팬임을 항상 말씀을 드렸어서 만약에 이걸 들으시더라도 이상하지 않게 생각을 하실 거예요.

10년 후 나의 멋진 하루를 적당히 좋은 풍경이 있는 카페에서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혹은 혼자서 커피와 빵을 먹으면 충분한 기분을 느끼는 모습이 떠오른다고 적어주셨는데 커리어에서의 10년 후에 불두부님은 또 다른 그림을 그리실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바라고 있는 바는 제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인데 제가 그렇게 감상적으로 쓴 것은 왠지 커리어적으로도 그렇게 어느 정도 제가 원하는 길로 가고 있었을 일상에서의 그런 충만함도 있을 것 같아서 그런 걸 다 이룬 상태일 것이다라는 마음을 적었습니다.

본인 사업을 좀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 거예요?
10년 뒤라고 하면은 그 정도 롱텀으로는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습니다.

불두부님의 개인적인 모습이 사전 인터뷰로는 좀 상상이 좀 안 되는데 어떤 분이세요?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저는 요즘 생각은 계속 변화하려는 사람 같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지금 말씀드린 맥락에서는 굉장히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처럼 느끼셨겠지만 그 변화는 비단 성장에만 있는 거 그러니까 어떤 특정 커리어적이나 그런 성장에만 있지는 않은 것 같고 좀 더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과정을 항상 겪고 싶고, 걷고 싶고 그 과정에서 계속 생각을 바꿔가면서 또 성장해 가면서 그렇게 변화하려고 하는 사람인 것 같다 라고 하면 어떤 사람지 여전히 잘 안 그려지지 않을까 (웃음)


말씀을 들으니까 정체되고 뻔한 삶을 살고 싶지 않고 좁은 우물에서 살지 않고 좀 더 큰 세상에서 나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싶으신가 보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말하면 약간 큰 바다가 마치 더 좋은 가치를 추구하는 것 같아 보이는 것 같아서 그러지 않아도 않아도 된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게 제가 선택한 길이면 상관없는 것 같아요. 그냥 나가는 게 길이라고 생각하면 나가는 거고 근데 여기가 좁은 우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안 나가는 거 그래서 결국에는 그냥 내 길을 잘 걸었다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아이티백에서 차 한잔 함께 하셨는데 소감 얘기해 주세요.
간만에 제 얘기로만 이렇게 얘기를 한참 한 것 같아서 어땠을지 모르겠고 되게 중언부언했던 것 같기도 한데 말하면서도 제가 제 스스로를 정리하게 된 시간이기도 했던 것 같고요. 그리고 이렇게 귀 기울여 주신 세 분께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너무 즐거웠습니다.


CREDIT

오잉

인터뷰 뚜까, 찌니, 오잉


인터뷰 전문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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