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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이티백

육아하는 엄마에게 진짜 필요한 건, 친구죠.

11년차 마케터 & 육아크루 창업자, 가영

by 아이티백


출산과 육아라는 게 엄마 한 명이 감당하기에 어려운 것 같다고 생각을 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출산과 육아를 겪으면서 많은 변화를 겪고 힘들어 하고 있다는 걸 느꼈고 그래서 육아 크루를 창업하게 된 거죠.
저희 팀의 채용 기준은 선함이라고 생각해요. 업무적인 역량이 뛰어나도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공격적이거나 같이 일하기 불편한 사람보다는 성장이 필요하더라도 착하고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을 중시하는 편이거든요.
역량 있고 탁월한 연구자들이 용기 있는 도전을 하려고 할 때 돈은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어요. 여성으로서 희생하고 포기한 부분들이 있었을 테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주어지는 무언가도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어요.


오늘은 가영님 모셨습니다.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엄마들의 동네 육아 친구 찾기 ‘육아 크루’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다이노즈의 이가영이라고 합니다.

서비스 소개 한번 해 주실 수 있나요?
저희 육아 크루는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육아하는 크루들끼리 모이는 커뮤니티 서비스예요. 엄마들에게 진짜 필요한 거는 또 다른 엄마 친구다. 엄마라는 삶이 결코 쉽지가 않은데 새로운 도전도 많고 새로 배워야 되는 것도 너무 많은데 그 과정을 함께 할 엄마 친구가 있다면 그 연결과 연대의 힘으로 아주 수월하게 기운 차게 나아갈 수 있다는 그런 관점에서 시작한 서비스이고요. 가까이 사는 엄마들을 출산 시기 비슷한 엄마, 나이 비슷한 엄마, 관심사 비슷한 엄마 이렇게 엄마들을 친구로 연결하고 있는 서비스예요.

어쩌다가 창업하게 되셨는지 가영님의 커리어 전반과 함께 들어보고 싶습니다.

대학생 때는 완전 광고 꿈나무였어요. 그래서 광고 공모전 나가고 각종 마케팅 공모전 나가고 제가 학교에서 총학생회를 했었는데 총학생회 홍보팀 팀장도 해가지고 SNS도 운영하고 각종 이벤트도 하고 학생증 제시하면 학교 앞 상권에서 할인해 주고 이런 것도 기획을 하는 그런 역할을 했었었는데요. 그다음에 첫 번째 회사는 광고 에이전시였어요. 제가 광고 꿈나무다 보니까 엄청 좋아하던 광고가 있었는데 그 광고 카피가 되게 좋거든요. 그 카피라이터 분이 나오셔서 창업한 작은 에이전시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또 굳이 거기를 지원을 했었어요.

그 광고가 뭐였어요?

<수학은 틀려야 한다> 라는 틀리면서 배운다는 그런 내용의 수학은 틀려야 한다라는 카피를 쓰신 분이셨거든요. 그래서 거기 갔었는데 가보니까 사실 에이전시는 한계가 많은 거예요. 왜냐하면 이 브랜드를 너무 사랑해도 3개월 이후에 담당자 바뀌고 엄청 공부했는데 또 새로운 비딩 들어가면은 다른 에이전시 오고 이래서 아무래도 나는 광고주가 돼야겠다. 한 브랜드를 오랫동안 깊이 있게 사랑하고 내가 애정을 갖는 그 브랜드를 좀 더 오너십을 갖고 홍보할 수 있도록 광고주가 돼야겠다라고 해서 그 다음에 광고주로 갈 수 있는 그런 회사에 지원을 하게 되는데 그때는 연간 광고 예산을 기준으로 1 to 10까지 TOP10만 지원을 했어요. 왜냐하면 마케터로서는 돈을 많이 써가면서 배우는 게 있잖아요. 큰 예산 집행을 했을 때 마케팅으로 할 수 있는 범위가 되게 넓어지니까 그래서 그때 KT에 가게 돼요. KT라는 회사의 특징이 다른 통신사나 다른 대기업과는 다르게 전사에 하나의 광고 팀이 전사 광고를 다 하거든요. 그래서 예산이 한 팀에 많이 몰리는 형태예요. 그래서 연간 예산이 거의 1000억 정도 돼요. KT는 완전 하나의 팀이 모여 있어가지고 그때 KT를 선택을 해서 KT의 신입사원이 되었고 그 다음에는 KT에서 너무나도 멋진 선배들한테 많이 배웠어요. 에이전시도 제일 기획이었는데 너무나도 훌륭하신 선배님들 많이 계셔서 정말 제가 또 광고주, 클라이언트라고 너무너무 친절하게 잘 알려주셔서 진짜 떠먹여 주시는 지식을 잘 받아 먹고 잘 성장을 했었고 그 이후에는 제가 KT에서 했던 여러 성과들을 바탕으로 엔씨소프트에 경력직으로 이직을 하게 돼요.

거기도 마케팅으로요?

네네. 엔씨소프트에서 마케터로 갔는데 KT는 광고 팀이 여러 업무를 하다 보니까 팀장님부터 시작해서 부장님, 차장님, 과장님 이렇게 계셨는데 엔씨소프트에 갔는데 거기는 사업 기반 조직이었어요. 그래서 마케터가 저 한 명인 거예요. 거기서도 굉장히 많은 걸 배웠어요. KT는 SNS도 담당자 따로 있거든요. 인스타그램 담당자, 블로그 담당자 이렇게 있는데 엔씨소프트 갔더니 제가 인스타그램도 하고 블로그도 하고 중국 진출하는 마케팅 계획도 제가 세우고 보고하는 PPT도 제가 만들고 이런 식이었어요.

엔씨소프트도 다양한 게임이 있을 거잖아요. 모든 게임을 마케팅 부서 하나가 하는 게 아니고 게임마다 부서가 다른 거예요?

맞아요. 제가 엔씨소프트에서 맡았던 부서는 캐릭터 부서였어요. 당시 판교에 캐릭터 바람이 불었었어요. 그래서 라인 프렌즈, 카카오 프렌즈 다 나와서 엔씨도 우리도 캐릭터 만들어보자 라고 해서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캐릭터를 냈는데 잘 안 된 거예요. 사실 카카오 프렌즈, 라인 프렌즈 잘 된 게 플랫폼이 있어서잖아요. 스티커로 사용하고 이모티콘으로 사용해서 잘 된 건데 엔씨는 플랫폼이 없고 또 리니즈의 IP를 사용한다고 했을 때 리니즈의 주 이용 고객분이 캐릭터를 좋아할 이용자도 아닌 거죠. 근데 굿즈, 펜 이런 거 만드니까 잘 안 되고 있었는데 그 팀의 마케터로 가게 됐고 그 팀의 팀장님이 전략가셔가지고 팀장님한테 많이 배우면서 마케팅 전반을 수행을 했고 엔씨소프트의 캐릭터를 심폐소생시킨 거는 K-팝 아이돌이 최애하는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했어요. 그래서 공항 사진 찍히는데 핸드폰 뒤에 스티커 하나 붙어 있는데 그 캐릭터고 V-LIVE 같은 거 하는데 뒤에 인형 살짝 있는데 그 인형 브랜드고 그렇게 살짝씩 노출시키다가 광고 계약 빵 터뜨리니까 팬들이 너무 좋아하고 뮤직비디오 만들면서 뮤직비디오에서 굿즈 노출하고..

요새 아이돌들 자기 인형 만드는 거 시초이시네요.
근데 순서가 아이돌의 인형이 아니라 원래 인형이 있었는데 인형을 살리기 위해서 그렇게 포지셔닝을 했었고 그 팀에서 되게 많이 배웠어요. 너무 역할이 많이 주어졌고 책임이랑 자율이 많이 주어져가지고 되게 열심히 해서 많이 배우고 그다음에는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하게 돼요. 엔씨소프트에서 많이 배웠다 해서 그리고 되게 스타트업 같은 조직이나 다름 없었거든요. 그래서 나 혼자 일하는 마케팅 1인 팀으로서 잘 할 수 있으니 스타트업으로 가야겠다라고 하고 스타트업으로 처음 이직을 하게 돼요. 제가 처음 갔었던 스타트업은 AI 뉴스 큐레이션 앱이라고 내가 본 뉴스 기록을 바탕으로 나의 관심사를 추정을 해서 내가 좋아할 만한 뉴스를 추천해 주는 그런 앱이었거든요. 근데 제가 뉴스나 신문에 대한 동경 같은 게 항상 있었어요. 제가 대학생 학보사를 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신문을 만드는 거에 얼마나 많은 공수가 들어가는지도 너무 잘 알고 있고 그 신문이 정말 어떤 지식의 보고인지를 얼마나 똑똑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해가면서 종이를 만들어내는지를 잘 알아서 항상 신문에 대한 존경심이 있고 그 뉴스를 리포팅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항상 어떤 큰 존경심이 있었어요. 언론이라는 그거에 대해서 그래서 어떤 시의적절한 시점에 나랑 딱 맞는 뉴스를 내가 보게 됐을 때 인생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또 생각을 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딱 그 회사를 가서 저의 애정을 막 표출 했던 거죠.

멀리 멀리 돌아왔는데 이제 스타트업으로 갔다. 스타트업에서 굉장히 열심히 일했겠죠?

열심히 했어요. 열심히 했고 엄청 많이 배웠어요. 거기는 진짜 제가 생각하는 것처럼 옆자리에 개발자가 앉는 조직었어요. 그래서 정말 개발자들이랑도 너무나도 커뮤니케이션 많이 하고 제가 SQL 처음 배웠어요. 원래 엑셀밖에 못 했거든요. 그냥 모든 거 엑셀로 하는 사람 있잖아요. 그게 바로 저예요. 그래서 그 노트북도 맥북 안 쓰고 항상 씽크 패드 엑셀 돌려야 되니까 맥북은 엑셀 그렇게 잘 안 돌아가잖아요. 단축키 다르고 모든 걸 다 엑셀로 하는 사람에서 거기서 SQL 배워가지고 그 SQL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났고 거기서도 되게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어요. 여기 왔을 때는 ‘나는 되게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을 하고 싶은 거구나’ 사실은 KT도 사람들이 뭔가 연결하는 통신이 있었고 NC에서 한 것도 사람들이 캐릭터나 서비스를 굉장히 좋아했거든요. 그리고 그게 굿즈니까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고 어떤 정서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래서 그때 내가 진짜 원하는 거를 생각을 하다가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되게 친하게 지낸 친구가 있어요.
어렸을 때 일요일에 서프라이즈 같이 보고 예능을 아침에 했었어요. 일요일에 같이 보고 토요일에 슬립 오버 하고 일요일에 예능 같이 보고 메이플 스토리 유행했거든요. 둘이 메이플 스토리 같이 하고 아이디 맞히고 이런 되게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영국 유학까지 갔다 온 되게 훌륭한 한 디자이너예요. 근데 그 친구가 아이를 낳고 산후 우울증에 걸렸다는 거예요. 그래가지고 그때 찾아가서 얘기했죠. 너무 오래된 친구니까 이것저것 다 얘기했는데 그때 그 친구가 말한 게 자기가 애기랑 하루 종일 집에 있으니까 제가 찾아온 게 마치 나를 면회 온 것 같다 너무 숨통이 트인다 이렇게 얘기하고 막 우는 거예요. 근데 그거를 보는데 이거 진짜 문제 아닌가 내 친구 너무 똑똑하고 뭔가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여러모로 환경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출산과 육아라는 게 어쩌면 엄마 한 명이 감당하기가 너무 어려운 일이 아닌가 단순히 뭔가 지원금을 주거나 육아 용품이 있거나 이런 문제가 아니라 엄마 한 명이 감당해야 되는 추상적이지만 굉장히 거대한 그 무언가가 너무 심각해서 이건 엄마 한 명한테 맡기 되게 어려운 것 같다 라고 생각을 해서 제가 대학교 때 한 번 창업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생각까지 한 다음에 대학생 때 같이 창업했던 친구가 아기 엄마였어요. 그 친구한테 얘기를 했었어요. 이런 게 필요한 것 같다 하니까 그러니까 그 친구가 자기도 사실은 한 우울증이라는 거예요. 근데 좋은 얘기가 아니라서 얘기를 안 했다는 거예요. 자기도 정신과 치료 받은 적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인생에서의 출산과 육아 이런 걸 겪으면서 되게 많은 변화를 겪고 있구나 힘들어 하고 있구나 이런 걸 느꼈고 그래서 그때 그 친구랑 다시 바로 만나서 육아 크루를 창업을 하게 된 거죠.

AI 뉴스 큐레이션 하는 쪽에서 퇴사하실 때 창업을 염두에 두고 퇴사하신 건 아니었어요?

창업을 염두에 두고 퇴사를 했고 그 회사도 되게 퇴사하는 게 당황스러웠을 거 아니에요 마케터 한 명이고 제가 그때 트래픽을 엄청 모아가지고 투자도 유치했었거든요. 근데 제가 나간다고 했을 때 마케팅은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퀘스천이 주주들한테도 있을 수 있고 그래서 제가 퇴사하는데 한 달 정도는 그냥 돈을 안 받고 내가 마케팅을 봐주겠다. 왜냐하면 다음 마케터를 구하기 전까지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 그렇게 해서 퇴사를 했었어요. 2022년 4월쯤 퇴사를 했던 것 같고 그다음부터 월급을 안 받는 기간이 시작이 되고 아무것도 아닌 예비 창업자니까 법인도 아니고 소속도 없고 그냥 건강보험 지역 가입자의 시기가 그때부터 시작이 돼요.

그러면 창업 아이템은 어느 정도 나온 거고 어떤 식으로 초기에 서비스를 만들어 갔어요?
제가 어렸을 때 우리 반 홈페이지, 동아리 홈페이지 정도 만들 수 있는 HTML을 할 수 있었거든요. 간단한 HTML 그래서 그 실력 플러스 노코드 툴로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거기서 엄마들한테 간단한 폼에다가 본인의 육아 프로필 아기 몇 살이고 어디 살고 육아 관련해서 입력을 하면 연결해 주겠다라고 폼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신청이 들어오면 제가 카카오톡 프로필을 육아 크루로 바꿔서 마치 봇인 것처럼 해가지고 제가 엄마들끼리 연결해줬어요.


처음에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인처럼 해서 당신과 어울리는 엄마와 대화해 보세요. 이렇게요?
맞아요. 맞아요. 수락해 주시면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사실 저지만 되게 기계적인 말투로 해가지고 노코드 툴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고 쇼핑몰 툴로 만들었거든요. 제일 만들기 쉬워가지고 드래그 앤 드롭해서 만들 수 있는 그걸로 만들어서 신청 들어오면은 제가 엑셀에 정리해 놓고 카카오톡으로 육아크루인 척하면서 연결해 준 거죠.

처음에 그런 엄마들이 모여 있는 곳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맘 카페 이런 데 들어가서 제가 친구를 찾아드릴게요. 이렇게 한 건가요?

처음에는 당근 마켓에 한번 올려봤었어요. 당근 마켓에 올렸는데 그걸 본 엄마 3명이 거의 2주 동안 매일 들어오는 거예요. 그게 회원 로그인 기록이 찍히거든요. 근데 로그인 기록이 매일매일 찍히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 이 서비스가 엄마들한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너무 필요하구나. 이렇게 허접한 사이트에 누가 봐도 완성도는 떨어지는 사이트이긴 했거든요. 템플릿으로 만들기도 했고 근데 그 사이트에 당근 마켓을 통해서 이 사이트를 알게 된 엄마 3 명이 어떤 사람은 열흘, 어떤 사람은 2주 내내 매일매일 접속하는 거 보고 이거 너무 필요하겠구나 라고 생각을 했고 그 다음부터 홍보한 거는 제가 맘카페 같은 데에 글을 올리면 홍보성으로 삭제되기 쉽다고 하더라고요. 그다음부터는 제가 오픈 채팅방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동작구 엄마들 모여라. 여기서 육아정보 교류하세요 라고 만들어서 엄마들이 모이면 제가 육아 크루 홍보할 수 있게 되죠. 내가 방장이니까 나를 강퇴시킬 수 없다. 동작구 소식 공유하고 이러면서 동작구 방하나를 되게 활성화를 시켰어요. 동작구 엄마들한테 육아크루 있다고 하니까 여기서 입소문 나기 시작한 거예요. 어떤 엄마가 아파트 단톡방에도 올려주고 어떤 엄마가 맘 카페에도 올려주고 이렇게 해서 오픈 채팅방 하나를 기준으로 육아 크루가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그렇게 잘 되니까 옆에 있는 영등포구에서 열어달라고 신청 들어오고 화이트 리스트 만들 수 있는 폼을 만들었거든요. 일단 동작구에서만 하고 있었는데 관악구도 신청 들어와서 오픈하고 그랬어요.


그런 방식으로 해야 되겠다라고 생각하고 실제 행동한 게 가영님이 마케터로서 경험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훨씬 더 금방금방 그런 방식이 떠올랐다고 생각해도 될까요?
그랬던 것 같아요. 육아 크루 서비스를 만들었고 육아 크루를 저희 팀이 직접 당근에 올렸을 때 반응이 너무 좋았으니까 이거는 널리 알리기만 하면 된다. 이 서비스는 진짜 필요하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널리 알릴 방법을 생각을 해 보니 당근에 계속 올려? 동네 인증 두 개밖에 못하는데? 이런 생각도 하나 했고 두 번째는 맘 카페에 올려볼까 생각을 했는데 맘카페는 되게 홍보 글에 대해서 민감해가지고 바로 삭제된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한 번 올려서 제가 강퇴 당한 적도 있고 그래서 그때 그냥 내가 만들어야겠다. 내가 어떤 커뮤니티 만들어야겠다. 해가지고 가장 쉽게 만들 수 있고 엄마들에게도 익숙한 커뮤니티가 오픈 채팅방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래서 제가 육아 정보 드릴게요. 제가 동네 정보 그냥 검색해서 드리고 동작구 지나가다 사진 찍어다 올리고 이렇게 하면서 그 방을 만들었어요.

지금 팀을 굉장히 아끼시는 마음이 느껴져서 가영님이 팀원을 모을 때 이런 분은 꼭 모셨다라는 기준이 있는지 궁금했어요.

저희 팀의 채용 기준은 조금 웃길 수도 있는데 선함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저는 업무적인 역량이 너무 뛰어나도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공격적(aggressive)이거나 같이 일하기 불편한 사람보다는 조금 업무 역량에서 성장이 필요하더라도 착하고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을 엄청 중시하는 편이거든요. 그게 되게 크고 특히 저희 회사는 소셜 벤처여서 육아 크루가 만들고 있는 사회적 가치, 저희가 추구하고 있는 사회적 미션에 대해서 같이 가슴이 울리는 사람을 채용을 하고자 해요. 그래서 되게 주니어고 저희 회사가 첫 회사인 분들도 계시거든요. 저희 회사가 대학교 졸업하고 첫 회사거나 대학교 졸업하기 전에 첫 회사거나 혹은 직무를 변경하고 첫 회사거나 근데 그런 분들이 육아 크루가 어떤 서비스인지 엄마들의 인생에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는 서비스인지에 깊게 공명하면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걸 많이 봐가지고 그걸 되게 중시해요.

사전 인터뷰 작성해 주신 거 보면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일로 푸는 스타일이다 라고 하셨어요.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요?

저는 일로 쌓인 스트레스는 그 일을 해치워야 풀린다고 생각을 해가지고 일이 쌓여 있거나 어떤 일에서 제가 벽을 딱 마주했는데 잠깐 다른 거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거는 저로서는 약간 회피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어차피 다시 돌아오면 이 벽이 그대로 있는데 차라리 그냥 뿌신다. 이거를 뿌시는 게 약간 워커스하이처럼 약간 러너스하이 같은 그런 느낌이 나는 것 같아요.

일에서 어떤 때 스트레스를 받아요?

지금 육아 크루를 하면서는 그냥 매일매일이 너무 행복해요. 저는 육아 크루가 지금 굉장히 탄탄한 매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기도 하고 저희가 원하는 속도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 않긴 하지만 육아 크루가 매일매일 연결해 주고 있는 엄마들이 남기는 쪽지라던가 엄마들끼리의 후기들을 보면은 그걸로 되게 보람 차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크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는 않는데 제가 일로서 가장 많이 스트레스를 받는 거는 팀 매니지먼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아까도 평가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한 게 아까 오잉님이 말씀하신 거랑 비슷한데 ‘왜?’ 약간 이렇게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왜 말 안 하고 회의까지 시간에 안 맞춰서.. 막 왜?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근데 항상 그럴 때마다 ‘뭔가 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겠지 그 사정을 알게 되면 나도 이해했겠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내가 몰라서 그런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넘기는 편이에요. 근데 팀원들이랑 같이 일하는데 뭔가 문화적으로 잘 안 맞는다고 생각을 하거나 약간 업무 역량적인 측면 컬처적인 측면에 있어서 좀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때 괴로운 것 같아요. 그 생각을 떨쳐내려고 하는 그 순간도 괴롭고

지금 현재 기준으로는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매니징하는 거에서 쉽게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힘들 때가 있다는 거잖아요. 그 힘듦을 ‘그냥 내가 할게’ 그러고 일로 푼다는 건가요?

만약에 지금 팀 구조에 문제가 있다 하면은 바로 채용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면은 채용 공고 더 많이 올리고 업데이트하고 그 직군을 채용을 하고 싶으면 친한 언니한테 보내서 피드백 해달라. 어떻게 해야 우리가 원하는 사람 채용할 수 있고 이 채용 공고에 어떤 부분 바꿔야 더 지원을 많이 하겠냐 라는 걸 그 직군인 선배들에게 물어봐요. 그래서 업데이트를 하고 그러면 좀 마음이 가라앉아 있고

매니징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채용을 통해서 해결이 될까요? 오히려 메니징 해야 될 사람 더 많아지는 거 아니에요?

좋은 분이 오셔서 이 팀에 전체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좋은 사람이 왔을 때 뭔가 팀 분위기를 잡아주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어요.


본인이 열정 넘치고 일을 엄청 좋아하고 워커스하이처럼 느끼는 사람이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성에 안 찰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데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게 대단한 것 같아요.
저도 신입사원 때 너무 부족했는데 선배들이 다 알려주셨던 게 많아가지고 제가 첫 번째 회사가 광고 에이전시였잖아요. 거기 있다가 KT에서 선배들이 너무 친절하게 하나하나 가르쳐 주시는 거예요. 인수인계 파일이 있고 엑셀 이 시트 보면은 나와 있어. 그거 너무 감사했고 질문할 사람이 항상 있었고 너무 좋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으로서 우당탕 쿵탕탕 했던 것들을 다 이해해 주시고 가르쳐 주셨던 분들이 계셨다고 생각해가지고 저도 좀 그렇게 해보려고 하는 편이에요.

이렇게 멋진 가영님이 10년 후 나의 멋진 하루가 대한민국의 여성 박사님들을 위한 재단을 만들어서 지원해보고 싶다 하셨는데 돈을 많이 벌고 나서 하시고 싶은 일이 굉장히 많으실 것 같은데 그중에서도 여성 박사님을 위한 재단을 생각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우선은 돈을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제가 사업하면서 쌓은 네트워크와 여러 자산들로 재단을 만들어 볼 생각이고요. 여성 박사님들을 위한 재단을 만들려고 한 거는 사실 생각해 보면은 학창 시절에 항상 공부를 잘하는 여자인 친구들이 너무 많았어요. 근데 대학원에 가면 너무나도 남초인 부분이 많은 거예요. 그게 출산과 육아 때문도 있을 것 같고 어쩔 수 없이 가정에서 여자로서 선택하게 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복합적인 요소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어떻게 생각하면 경제적인 부분만큼은 가장 쉽게 해결해 줄 수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가지고 너무나도 역량 있고 탁월한 여성 연구자들이 과감한 용기 있는 도전을 하려고 할 때 고민되는 여러 부분들이 많이 있을 텐데 그중에서 돈은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통은 내가 뭔가를 하고 싶었는데 다른 어떤 요소 때문에 좌절이 되어서 그 한을 풀기 위해서 이런 걸 해보겠다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가영님은 그와 비슷한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닌데 본인의 결핍과 상관없이 다른 사람을 그냥 그 자체로 돕는 데 굉장히 관심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왜 그런 걸까요?

이 재단은 육아 크루랑 연관성도 있는 게 지금 육아 크루에서 제가 친구를 연결하는 엄마들의 아이가 그때 대학원생이 될 것 같거든요. 그때 유학을 가거나 공부를 하겠다는 선택을 했을 때 도움을 주고 싶다. 이런 연장선상이 있고 제가 겪어보지 못한 건 맞는 것 같아요. 왜냐면 저는 대학원을 진학해 보지 않았고 대학원 진학을 어떤 이유로 못하게 됐다. 그런 좌절감이 저한테 있는 것도 아니어 가지고

창업자들이 내 서비스에 굉장히 진심인 게 맞지만 이렇게까지 진심이라니 저 자신이 너무 부끄럽네요.

저도 왜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저도 결혼 안 했고 아이가 없고 제가 엄마가 아닌데 어찌 이렇게 엄마 문제에 가슴 속 깊이서부터 이렇게 뜨거운 게 막 올라오는지 잘 모르겠다. 여성 연구자들을 지원을 하고 싶은 것도 육아 크루 회원들의 아이들 이런 것도 있긴 하지만 사회적으로 여성들에게 여성들만 지원할 수 있는 어떤 재단이 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도 들어요. 여성으로서 본인이 희생하고 본인이 많은 것들을 포기한 부분들이 있었을 테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주어지는 무언가도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고 때로는 그런 게 있어야지만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저희 엄마랑 아빠 두 분 다 선생님이거든요. 직업은 똑같고 둘 다 방학이 있고 출퇴근 시간 똑같은데 엄마가 육아를 100% 다 하셨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한 번도 뭔가 불만을 가지거나 아빠한테 막 우리 둘이 직업 똑같은데 그런 거 전혀 없었기도 해 가지고 그런 걸 지켜보다가 생각을 좀 영향을 받은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오늘 차 한 잔 이렇게 마시는 시간 가져봤는데 어떠셨어요?
누군가한테 이렇게까지 어떻게 일을 시작하게 됐고 어떻게 창업을 하게 됐는지 이렇게 하나의 흐름으로 쭉 이어서 말한 게 거의 처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다소 중구난방이기도 했고 다소 정리가 안 된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한 번도 말해본 적 없었던 문장들을 말하고 한 번도 말해본 적 없는 순서로 구성을 하다 보니 그런데 제가 말하면 저는 들리게 되잖아요. 그래서 내가 이런 걸 이렇게 표현을 하는구나. 이게 나한테 이런 경험이었구나. 내가 그때 이런 이유로 선택을 했었지. 내가 그때 이렇게 떠났구나라는 거를 저도 이렇게 들으면서 정리가 되는 기분이었고 저 자신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CREDIT

오잉

인터뷰 뚜까, 찌니, 오잉


인터뷰 전문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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