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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이티백

경험만이 권력으로 가는 길이죠.

7년차 B2B SaaS PM, 레나

by 아이티백
저를 끌어내릴 만한 기억들을 빨리 잊다 보니까 다시 새로운 걸 만났을 때도 도전하는 데 큰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그냥 정신없이 새로운 것들을 맞닥뜨리다 보니까 과거의 것들을 계속 생각할 시간이 잘 안 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같은 직무에 계신 분들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는데 결국엔 PM, 기획자는 모든 파트의 분들이랑 소통을 하면서 일을 해야 되다 보니까 그냥 협업하는 모든 분들이 다 저의 사수가 되더라고요.
하다 보니까 재밌어졌고 재밌어지니까 더 궁금해졌고 이런 것들이 계속 있었던 것 같아요. 재밌으니까 더 찾아보게 되고 그러면 도메인을 더 알게 되고 더 잘 아니까 더 재밌고의 선순환이 좀 일어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오늘 아이티백에는 레나님이 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CS 업무로 파트타임으로 IT 스타트업에 입문했다가 고객의 문제를 듣기만 하고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게 답답해서 기획 일을 시작하게 된 레나입니다.

멋있다. 레나님 그러면 몇 년 차세요? 지금

일한 횟수로 한 지금 6년 해가 바뀌었으니까 이제 7년째가 됐습니다. 학교 학부 생활을 하면서 마지막 학년 때부터 일을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CS 업무 해보고 싶어 이런 거예요? 아니면 알바 형식으로 어떻게 가다 보니 그렇게 된 거예요.
알바 형식으로 시작을 하게 됐었고요. 학부 다니면서 알바를 이것저것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처음 다니게 된 회사의 대표님과 평소에 친분이 있었는데 이번에 준비하던 앱이 런칭을 하게 됐는데 초기 유저가 좀 많이 몰릴 것 같다. 근데 지금 시레벨(C-Level)만 있고 실제 운영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없으니까 와서 문의 대응을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파트 타임으로 제안을 주셔서 조인을 했다가 기획도 제가 조금씩 손을 대보고 하면서 그러면 아예 기획 일을 하면서 정규직으로 같이 일해보지 않을래 라고 제안을 주셔서 거기서부터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서비스였을까요?
코끼리라는 명상 앱 서비스였는데요. 저를 초대해 주신 분은 코파운더(Co-founder)이신 영국 기자분이셨는데 그분이 제안을 주셨고 입사를 해 보니까 스님이 계시더라고요.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첫 회사에서 어느 정도 일하신 거예요?

1년 정도 일을 했었고요. 하다 보니까 이 업무를 직무를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학업이 좀 남아 있어서 마지막 학기를 끝내기도 해야 했고 겸사 겸사 명상이 저랑은 조금 맞지 않다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하면서 돈 잘 벌고 조금 더 활발한 서비스를 이 직무로 해보고 싶다 하면서 마지막 학기 다니면서 이직을 준비했었습니다. 그리고선 전혀 명상 앱과 결이 다른 데이팅 앱을 하러 갑니다. 극단적인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데이팅으로 간 건 의도한 건가요?
일부러 극단적으로 가려고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명상 서비스가 구독 서비스였는데 생각보다 구독 전환률이 잘 안 나왔어요. 그래서 서비스가 영위 되려면 돈을 벌어야 되는데 내가 못해서 못 벌었던 걸까 아니면 진짜 돈을 잘 버는 도메인이나 방법이 따로 있는 걸까가 궁금해서 돈을 진짜 잘 버는 서비스를 해보고 싶었어요. 찾다 보니까 어쩌다 보니 데이팅이 또 그중에 탑 티어더라고요.

그래서 돈을 잘 버는 방법을 배우셨어요?

아쉽게도 돈을 많이 벌려면 뭔가가 또 트레이드 오프가 있다는 걸 또 배우게 됐고요.

첫 회사에서 CS로 운영 업무를 하다가 두 번째 회사는 기획자로 직무를 완전 전환해서 가신 거네요?

네 그렇죠. 처음 회사에서 CS 업무 하다가 기획자 업무도 거의 1년 가까이 했었고요. 하다가 이 직무를 계속 가져가고 싶어서 PM으로 계속 이직 자리를 알아봤습니다.

돈을 잘 버는 데이팅 앱에서의 기획자는 어땠어요?

돈을 잘 벌어서 너무 좋았고요. 일단 제가 인풋을 넣은 게 사용자가 돈을 결제를 함으로써 가치를 증명해 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물론 제 통장에 꽂히는 건 아니어서 좀 아쉽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 반응 보는 게 너무 즐거웠어요. 그렇지만 동시에 점점 아쉬워졌던 거는 모든 서비스의 궁극적인 목표가 결제 전환만을 많이 일으키는 거다 보니까 나중에는 정말 소위 말해서 좀 짜치는 방법으로 자꾸 사용자를 찔러서 넛지를 줘서 결제 이래도 안 해 이래도 안 해 이런 식으로 좀 찔러 보는 게 ‘왜 이렇게까지 해서 사용자가 서로한테 말 걸기 해야 되나 진짜 마음에 드는 사람들은 조금 더 좋은 방법으로도 연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도 중간에 조금씩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짜치는 방법이 레나님이 기획한 거잖아요. 구체적으로 기획한 예시 몇 가지 알려줄 수 있어요?

데이팅 서비스는 여성 회원분들의 활동성을 끌어올리는 게 정말 중요해요. 그리고 대부분의 결제 과금을 많이 해주시는 분들은 남성 회원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여성 회원분들이 무료로 남성분들한테 ‘나 조금은 호감이 있어’라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기획들을 좀 많이 했고요. 서비스 내에서 남성분들한테는 유료 액션인 액션을 여성분들한테는 무료로 풀었어요. 그럼 남성분들 입장에서는 나한테 이 정도 레벨의 좋아요를 보낼 거면 돈이 꽤 들었을 텐데 내가 되게 마음에 들었나 보다. 그런 식의 테스트도 좀 해가면서 인터랙션을 좀 많이 끌어 올리려고 했었습니다.

여자분들은 남성분들이 이걸 돈 내고 구매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거 아니에요?
아시죠. 왜냐하면 저희가 소구 할 때 ‘이 좋아요 호감 액션을 보내시는 건 원래는 정가는 이만큼인데 무료로 혹은 아주 싸게 드립니다.’ 같은 넛지를 드리기 때문에 알죠.

또 이직을 하셨었잖아요. 어디로 이직하셨죠?

아주 평화로운 명상 앱을 하다가 아주 돈 잘 벌고 복작복작한 데이팅 앱을 하다가 좀 뉴트럴한 가치중립적인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의 이로움을 제공할 수 있지만 적당히 돈도 벌 수 있는 서비스를 찾다가 자동차 수리 중계 서비스 하는 곳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B2B에도 조금 관심이 있었어서 B2B2C 사용자를 다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관심이 가서 이직을 하게 됐어요.

도메인을 바꿀 때마다 공부해야 되는 것들이 조금씩 다르고 많잖아요. 도메인을 바꾸는 게 전혀 개의치 않으시는 스타일이신가 봐요.

지금도 그런 편이긴 한데 그때는 더 뭣도 몰라서 더 거부감이 없고 더 무서운 게 없었던 것 같아요.

근데 뭘 알면 무섭거나 거부감이 드는 스타일이긴 해요?

좋은 지적이신데 잘 안 그렇긴 한데 예전보다는 제가 내린 결정들이 생각보다 영향력이 더 있을 수 있구나 정도는 그냥 요즘에 좀 인지하는 것 같아요.

새로운 변화를 가져야 할 때 사람들이 두려움 많이 느끼는데 레나님은 전혀 안 그럴 것 같아요.

네 맞게 봐주신 것 같아요. 크게 두려워하는 편은 아닙니다.

타고나신 거예요 아니면 학습된 결과일까요?

유년기에 좋은 기억이 있었는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타고난 것 같기도 해요.

어릴 때부터 남들이 하지 않는 선택을 과감하게 하시는 경향이 있으세요?

해도 될 것 같은데 왜 안 하지 싶으면 저는 한번 해보는 주의이긴 했어요.

그것 중에 지금 생각했을 때 가장 파격적인 도전이 뭐였어요?

근데 또 그렇게 크게 선로를 이탈하는 행위는 해본 적이 없어요. 제 기준에선 파격적인건 보통 추리닝 입고 학교 다닌 거. 학부 다닐 때 통학 길이 너무 길고 싫어서 중고차를 샀어요. 제가 알바한 거 모아가지고 중고차를 사서 학부 내내 차를 몰고 다니고 경차로 뽈뽈뽈 등하교 하면서 2년 야무지게 타고 바로 팔아버렸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할 때 가장 많이 고민한 기간, 가장 길게 고민한 기간은요?

사실 고민을 했던 사실조차 기억을 오래 하는 편은 아닌 것 같아서 그 데이터가 솔직히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보통 진짜 길어도 일주일 이상 간 고민은 잘 없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든 할 거면 할 거다 안 할 거면 안 할 거다라는 결론을 내리는 거죠. 어차피 후회가 좀 오래 남아봤자 계속 맴도니까 그냥 좀 빨리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안 좋았던 뭔가 저를 다시 끌어내릴 만한 기억들을 좀 빨리 잊다 보니까 다시 새로운 걸 만났을 때도 도전하는 데 큰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냥 정신없이 새로운 것들을 계속 맞닥뜨리다 보니까 과거의 것들을 계속 생각할 시간이 잘 안 나는 것 같아요.

차량 관리 회사로 이동하셨고 거기서는 또 어떠셨어요?

거기서도 정말 도메인 학습하는 것도 어려웠고 생각보다 복잡했고 그리고 사용자가 양측에 있다 보니까 정비소 하시는 사장님들과 차량 수리를 맡기려고 하는 고객분들이 많다 보니까 그거 익히는 것도 어려웠지만 또 약간 어려운 거 익히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서도 재미있게 일했습니다. 처음에는 타이어 팔았고요. 타이어 파는 팀에서 커머스 향으로 일을 했었고 나중에는 신규 B2B 쪽 새로 판로를 뚫으면서 B2B 사업 쪽 담당으로 넘어갔었습니다.

차량 쪽 B2B면 사장님들이 호락호락하시지 않으셨을 거 같은데 고충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완전 호락락 않죠. 근데 제가 현장 나가는 걸 좋아했어서 되게 정비소를 많이 다녔었는데 사장님들 성향에 맞춰서 나름 잘 했던 것 같아요. 재밌게 잘 지냈어요. 막 3일 동안 죽 치고 사장님도 옆에 붙어서 이건 뭐예요 저건 뭐예요? 이렇게 여쭤보기도 하고 저 손님은 왜 저렇게 화가 난 거예요? 이런 것도 여쭤보기도 하고 재밌게 현장에서 배우고 또 어떻게 서비스에 살짝 녹여보려고 노력도 많이 하고 그랬었습니다.

그런 서비스에서는 기획자가 실제 현장에 나가서 사장님도 관리하고 업체도 같이 조인할 수 있는 작업을 한다는 말씀이신 거죠?

그게 메인 롤은 당연히 아니었는데요. 세일즈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분들을 많이 따라다녔어요. 왜냐하면 그분들은 어쨌든 간에 저희 솔루션이 정비업 하시는 분들한테 실제 차량 관리를 하고자 하는 수요가 있는 차주 분들과 연결을 해 줄 수 있다 라는 걸 열심히 피력을 하시는데 그것만 가지고 충분하지 않으니까 여기에 광고 상품은 어떤 걸 좋은 걸 실을 수 있고 얼마나 효과가 좋고 이렇게 해서 인입된 고객들을 어떻게 잘 관리할 수 있는지를 사장님들한테 알려드려야 되는데 그분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사실 그냥 탁상론에서 만들어낸 기능들만 뽑아내게 될 것 같아서 하나를 만들어도 조금이라도 더 유의미한 기능을 만들고 싶어서 많이 쫓아다녔어요.

현장을 나가다 보면 뇌리에 남는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은데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어요?

사실 에피소드 자체는 되게 무난했어요. 그냥 사장님들이랑 하루 종일 정비소에 있다가 고객 대기실에서 이렇게 빼꼼히 보거나 들어오셨을 때 얘기를 하거나 같이 식사할 때 아까 어떤 차 이렇게 하던데 그거는 왜 다른 차랑 다르게 엔진 오일을 이렇게 갈아요 이런 것들을 여쭤보고 그랬었죠.

거기는 기획자분들 무조건 현장을 한 번씩은 나가시는 시스템인건가요?

네, 필수 온보딩 교육으로 처음 오면 세일즈 한 분 이렇게 붙여주셔서 한 두 군데 정도는 방문해 보는 게 입사 온보딩 시스템이긴 했어요. 필요할 때마다 한 번씩 직접 보이스를 듣고 싶다라고 하시는 분들 나가는 분들 계셨어요.

실제로 보이스를 듣고 기획한 기능 중에 이거 진짜 잘했다 했던 기능이 있을까요?

사실 그렇게 만족스러운 기능을 뽑아내지 못했어요. 뭔가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예상했던 거의 한 8~90% 정도는 실제로 필요하다고 생각하셨던 것들이고 그중에 우선순위 정하는 정도의 의견 정도가 도움이 됐었고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중에 사실은 안 중요해서 떨군 게 오히려 조금 있었어요.


무슨 앱인지 알 것 같은데 저도 처음에 차 사고 진짜 많이 썼던 것 같아요. 눈탱이 맞을까봐
사실 제가 그 회사에 가게 된 이유도 아까 차 사서 다녔다고 했잖아요. 그때 저도 여러 번 긁어 먹어서 잘 썼던 서비스여서 이직하는데 이유도 되기도 했어요.

너무 잘 다니고 재미있으셨을 것 같은데 어쩌다 또 이직을 결심하셨어요?

여기는 오히려 서비스는 무난하게 잘 해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업이 저물고 있었어요. 여러 스타트업 특유의 이슈들로 캐시 런웨이가 바닥이 난다거나 등등으로 조금 슬슬 쪼들리는 게 보여서 무섭더라고요. 실제로 자동차 정비 사업 자체도 규모가 점점 줄고 있었어서 우리 회사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이 시장 자체가 좀 쉽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중간에 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 회사는 도메인이 다른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동기로 다른 도메인으로 뛰어드셨는지 궁금해요.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특히나 직전 회사를 거치면서 B2B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오히려 확실해졌어요. B2C로 그 회사에 들어갔었다가 중간에 담당 파트가 바뀌면서 B2B 쪽을 담당하게 됐는데 제 성향상 라이브 한 데이터를 보면서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하는 것보다 뭔가 사스(SaaS)스러운 서비스를 만드는 게 조금 더 재미있더라고요. 그리고 복잡한 로직의 문제를 푸는 게 오히려 조금 더 재미있다고 느껴져서 B2B SaaS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리고 플러스 제가 어렸을 때 외국에 살면서 영어가 좀 편했었는데 한국에서 대학을 나오고 하면서 예전에 그 강점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어서 더 까먹기 전에 영어 쓸 수 있는 회사 글로벌 향, 해외 회사거나 글로벌 향으로 일하는 회사를 가고 싶다라는 크게 두 가지 조건이 있었는데 지금 회사는 전 세계 대상으로 마케팅 성과 분석을 하는 사스를 만드는 회사다 보니까 두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해서 오게 되었습니다.

사스도 종류가 다양하고 영어 쓰는 사스가 광고 도메인만 있는 건 아닌데 왜 갑자기 광고를 선택하게 됐어요?

그렇죠. 사실 이렇게까지 어려울 줄은 모르고 들어오긴 했는데요. 그냥 계속 시장이 돈을 벌어주는 시장이라고 생각했어요. 여기저기 거치다 보니까 시장을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더라고요. 스타트업 신에서 계속 살아남으려면 서비스도 제 성향이랑 맞아야 되고 직무도 맞아야 될 것 같고 대신 이 시장 자체도 당분간은 크게 죽을 것 같지 않은 그런 걸 생각을 하다 보니까 광고는 여러 서비스가 커질수록 새로운 광고 지면을 가지고 새로운 사용자를 만나면서 점점 시장이 커지는 게 보여서 어떻게든 도태되지는 않고 잘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관심이 좀 생겼었습니다.

계속 경험이 쌓이고 도메인을 옮기면서 본인이 원하는 요구 사항이 계속 하나씩 늘어가고 있는 거 아니에요? 본인의 요구 사항을 맞추기 위한 회사를 찾는 게 앞으로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아요.

첫 회사에서 두 번째 회사 갈 때도 당시엔 생각보다 요건이 많았다고 생각했지만 많지 않았는데 힘들었는데 저는 항상 구직이나 구인을 하는 건 소개팅 같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저도 마음에 들어야 되는데 상대도 당연히 마음에 들어야 되니까 연애를 하면 할수록 눈만 더 높아지고 내가 보는 조건, 이런 애는 싫더라 이런 애는 정말 좋더라 라는 기준이 생기니까 그런 것처럼 또 일을 하다 보니까 내 성향 생각했을 때 전반적인 걸 생각했을 때 이런 것들을 하면 좋겠다라는 조건들이 계속 생기는 것 같긴 해요. 지금 거의 1년 됐고 1년이 됐는데도 이렇게 뭘 모르겠는 회사는 처음이어서 오래오래 공부하면서 다녀보려고 합니다.

이직할 건 아니지만 또 요건이 생겼을 것 같은데 또 생긴 나만의 기준이 뭔가요?

평생 직장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언젠가 또 다시 이직을 하게 된다면 이번에는 진짜 그냥 아예 해외에 메인으로 적을 두는 글로벌 회사에서 일을 해보고 싶어요. 이왕이면 도메인도 에드 쪽으로 에드테크 쪽으로 더 가져가 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뭔가 어려운데 어려운 걸 해소하는 맛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오기 전까지는 잘 몰랐어요. 와서 해보니까 재밌는데 싶더라고요.

레나님은 생각보다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스타일 같거든요. 일하면서 만난 좋은 상사랑 후배랑 동료도 신경 안 쓰는 거는 내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도 그렇고요. 처음에는 정말 저 사람이 밉고 왜 말을 저렇게 하지 라는 생각이 초반에 들었을 때도 있는데 생각해 보니까 그냥 내가 말을 좀 이상하게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저 사람이 잘 못 알아듣는 사람이면 내가 말을 더 쉽게 해주는 방법도 있고 이해가 영 안 될 것 같은 사람이면 아 저 사람은 이해를 못하는구나 하고 다른 바이패스 할 수 있는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는 거라서 지금의 저한테는 그냥 그런 것들이 더 이상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평소에 많이 생각한다거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어요?

저의 삶의 가치관에 대해서 물어봐 주신다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가 스트레스 안 받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실 방금 질문 주신 것도 깊게 고민 안 하고 답변 드린 건데 별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아요.

그러면 어떤 때 스트레스를 받아요?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거 같아요.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나의 비법 이런 게 있어요.

이거 통제에 실패했으니까 빨리 다음 통제할 방법을 찾는 거죠. 이미 통제했다 안 했다를 따지면 못 했기 때문에 빨리 다음 거라도 나머지라도 어떻게 갈무리해서 통제해 볼 수 있는 방법을 빨리 찾는 거죠. 스트레스 붙들고 있으면 힘드니까

레나님이 10년 후, 40대가 일의 정점이라고 생각하시는데 매니징에 대한 영역도 생각을 많이 하시고 계신 거예요?

사전 인터뷰를 작성을 할 때만 해도 있었어요. 그쯤 되면 난 매니징도 조금 할 수 있겠지. 나 그래도 10몇 년 차 멋진 직장인인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몇 주 사이에 저희 팀장님이 매니징에 힘들어 하시는 걸 보면서 왜냐면 정말 저희 팀장이 정말 똑똑하신 분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데 저렇게 똑똑한 사람도 힘들어 하는데 내가 실무도 적당히 파악을 잘 하면서 매니징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가 조금 들어서 결론은 하고 싶은데 그럴 거면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7년 차면 후임이 있으셨을 법도 한데 후임 없었어요?

후임이라고 하기에는 스타트업에서는 PM은 사수 부사수처럼 일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조금 더 기업이 커지면 가능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저보다 연차가 낮으신 기획자 PM 분들은 당연히 계셨었고 뭔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드려봤지만 제가 일대일로 붙어서 도움을 드린다거나 하는 매니징의 개념까지는 없었어요. 경험이 없었어서.

레나님은 지금까지 회사 생활 하면서 사수 같은 분들을 만난 적은 있어요?

사수 느낌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시니어 기획자 PM 선배분들이 계시면 보고 따라하고 모르겠는 거 여쭤보고 ‘제가 이걸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니면 ‘저는 여기까지 봤는데 인사이트 더 좋은 게 있을까요?’를 물어보고 다니면서 같이 일을 했는데 항상 검수를 해 주신다거나 피드백을 건 바이 건으로 주신다거나 하는 느낌의 사수분들과는 일해본 적이 없어요.

주니어들은 사수가 필요해요.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레나님 7년 동안 오면서 사수라는 개념은 없으셨던 것 같은데 아쉬움이나 불편함도 그렇게 크게 느끼지 않은 거 맞나요?

중간에 한 3년 정도쯤 일했을 때는 기획서도 조금 쓸 줄 아는 것 같고 개발자랑 얘기도 조금 할 줄 아는 것 같고 근데 이것보다 분명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 같아서 이게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내가 사수 없이 일을 해서 한계의 벽을 느끼는 걸까 라는 생각에 사수가 있는 데서 일해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기는 해요. 근데 조금 더 큰 데로 이직을 계속 하면서 실제로 시니어 분들이랑 일을 해 보니까 뭔가 그 분들이 저랑 붙어서 건 바이 건으로 피드백을 사소하게 빨간 펜처럼 주신다고 해서 서비스 전체에 큰 총액이 늘어난다거나 이런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쓱 보고 한 두 가지 포인트만 짚어주셔도 저는 충분히 되게 도움이 많이 됐어서 그 정도로 일할 수 있는 시니어 저보다 조금 더 일한 분들만 주변에 계셔도 도움이 많이 된다. 그리고 예전에는 같은 직무에 계신 분들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는데 결국엔 PM, 기획자는 모든 파트의 분들이랑 소통을 하면서 일을 해야 되다 보니까 그냥 협업하는 모든 분들이 다 저의 사수가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그 아쉬움은 이제 거의 없어졌어요.

그러면 레나님 어렸을 때 꿈이 뭐였어요?
그걸 잘 모르겠어서 학부 다닐 때 알바를 되게 다양하게 했었어요. 어렸을 때는 그냥 외교관 변호사 이런 거 썼던 것 같아요. 그냥 부모님이랑 대충 싱크해서 이런 거 하면 좋겠어 하시는 것들. 근데 좀 크면서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은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럼 진짜 나는 뭘 하고 싶지를 좀 찾고 싶어서 대학교 다니면서 열심히 다양한 알바를 했었습니다.

여쭤본 이유는 연기자의 꿈 같은 게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데 1도 아니었군요.

그런 꿈은 없었고 저는 그냥 회사 워크샵 때 무대를 휘어잡는 정도로 만족합니다. 제가 최근 썰을 풀어드리지 아니할 수 없는데요. 제가 태생이 EEE여서 완전 외향형이고 항상 주목받는 걸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 한 번씩 몰입된 주목을 받는 걸 좋아해요. 너무 좋아요. 모두가 한 번씩 나를 쳐다봐주는 느낌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회사에서 워크샵을 갔었는데 게임하다가 벌칙으로 노래방 노래 부르기 같은 거 했을 때 제 사미인곡으로 무대를 한번 서문탁 선생님의 곡 불러서 한번 휘어잡아 주셨습니다.

10년 뒤 회사 밖에서의 레나 님은 어디서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저도 그게 요즘 참 고민인데요. 요즘에 회사에서 일하는 게 되게 재밌어요. 너무 재밌고 사실 요즘뿐만이 아니라 저는 보통 일을 하면 일이 되게 재밌어서 하는 편이라 보통 주말에 친구들 만나고 음주가무을 즐기지 않는 이상은 별다른 큰 취미가 없어서 요즘에 취미를 찾아본다거나 다른 자아 실현을 할 수 있는 수단을 좀 모색하고 있긴 해서 지금의 상태에서는 10년 뒤에 회사 밖에 제가 잘 안 그려지는 게 요즘 몇 안 되는 고민 중에 하나긴 합니다.

살면서 이건 잘했다고 생각한 일이 학생 시절 닥치는 대로 여러 알바를 해본 일이라고 하셨잖아요. 가장 재미있었던 알바가 궁금해요.

가장 재밌었던 알바는요 학기 초가 되면 교복 공동 구매를 학교에서 해요. 공동 구매를 하면 하나의 학교에서 특정 교복 업체와 1대 1 단독 계약을 맺어서 그 업체에서 그 학교로 물량을 잔뜩 실어다 놓은 다음에 사전에 합의된 수량만큼 교복을 배부하고 그거보다 추가 구매를 예를 들어서 타이나 스커트나 조끼 같은 걸 하나씩 더 사고 싶다. 그러면 추가 수량만큼 현장 결제를 해서 합의된 공동 구매가에 물량을 더 제공을 해주는 알바를 갔었습니다. 그러면 단 3일 동안 특정 여고에 가서 짜르르 컨베이어 벨트처럼 제가 제일 앞단에 수량 체크하고 저희 가지고 있는 장부랑 매칭을 해서 수량 체크하고 추가로 구매하실 거 있는지 하면 그 추가 수량만큼 결제를 해드리고 컨베이어 벨트를 넘겨 드려요. 그럼 셔츠 수령하시고 타이 수령하시고 치마 수령하고 바지 수령하고 이렇게 피팅 해 보시고 나가시고 요 플로우를 제가 이제 제일 앞단에서 하면서 그게 제일 재밌었어요.


왜 제일 재밌었어요?
고등학교 이제 막 새로 들어와 가지고 신나서 설레하는 학생들 얼굴도 보이고 그렇게 있다 보면 학생들 성향이 되게 다양하게 보여요. 엄마 손 잡고 온 게 좀 창피한 애들,나 이제 고딩인데 나 혼자 살 수 있는데 또 누구는 엄마랑 사이가 너무 좋은 애들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수령하러 온 애들 요 앞에서 셔츠를 하나 더 사네 안 사네 야 너 카라 금방 들어지잖아. 하나 더 사 이런 거 엄마랑 핑퐁하는 애들 이런 그냥 썰들이 그 3일 딱 이랬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반대로 진짜 재미없다. 내가 돈 안 받았으면 이거 절대 안 했다 했던 알바는요?

학교 다닐 때 과외도 좀 했었는데 시간당 수입은 제일 좋았지만 제가 사람이 할 짓이 못 된다고 느꼈어요. 저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데에는 영 재질이 없다라는 걸 그때 좀 느껴서.. 이걸 왜 모르지 를 설명을 하는 게 사실 선생님의 일이잖아요. 설명을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문제 풀이 정도 위주로 좀 해주다가 이거는 이 친구한테도 그러니까 이렇게 푸는 거야. 왜요? 라고 물어보면 어 나는 이렇게 풀 수 있어서 풀었는데 왜요를 못 알려주겠어서 너무 좋은 선생님이 아닌 것 같아서 오래 못 했어요.

영어는 잘 하시잖아요. 영어 과외도 왜 모르지가 납득이 안 돼서 그렇구나.

영어가 제일 문제였어요. 영어는 과외는 못했고 학원 알바할 때 학원 데스크 알바하다가 영어 수업만 좀 해달라고 그래서 학생들 수업을 좀 했었는데 그게 진짜 저는 어렸을 때 영어를 편하게 익혔다 보니까 왜 여기에 is를 써야 돼요? 그냥 이라고 할 수가 없으니까 너무 너 은는이가 ‘여기 왜 은 써야 돼? 은을 써야 되니까’ 같은 느낌으로 설명을 해야 되는데 되게 안 좋은 선생님이더라고요.

현장 구매 알바는 페이가 높지는 않지만 너무 보람이 있었군요?
재미가 있었어요. 보람도 당연히 적당히 있었고요. 퍼널의 맨 앞단에 있었기 때문에 여기를 다 통제하면서 심지어 제가 카드 리더기를 들고 있잖아요. 돈을 들고 있는 사람은 대장이니까


그날 알바로 간 분들이 여러 명일 텐데 내가 여기에 서겠다라고 결정한 건 본인인가요?

카드 리더기를 다룰 줄 수 있는 사람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저밖에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뭐든 해봐야 된다. 권력으로 가는 길, 경험만이 권력으로 가는 길이다.

일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로 재미있어야 된다라고 써주셨는데 재미로 인생의 기준을 잡고 선택하시면 후회가 크게 없으셨을 같아요.

그랬던 것 같아요. 뭔가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분명히 재미 있어서 이걸 선택을 했던 거라서 그 스트레스가 좀 빨리 잊혀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지나고 보면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큰 후회도 안 남는 것 같습니다. 제가 계속 이직을 도메인을 엄청 바꿔가면서 할 수 있었던 것도 하다 보니까 되게 재미있어졌어요. 하다 보니까 재밌어졌고 재밌어지니까 더 궁금해졌고 이런 것들이 계속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재밌으니까 더 찾아보게 되고 그러면 도메인을 더 알게 되고 더 잘 아니까 더 재밌고의 선순환이 좀 일어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오늘 너무 즐거웠는데 오늘 아이티백에 나와서 하고 싶었다 이런 말씀 또 있으세요?

그런 거 딱히 없었고요. 그냥 불러주셔서 되게 감사했어요. 그리고 질문들 얘기하다가 보니까 질문들 너무 잘 구성해 주시고 계속 꼬리 질문해 주셔서 저도 깊게 요즘에 생각 안 해봤던 것들을 새삼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되게 리프레시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CREDIT

오잉

인터뷰 뚜까, 찌니, 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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