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투자 심사역, 조이
제가 꽂힌 키워드는 불평등이었어요. '왜 누구는 약을 먹고 누구는 못 먹지?' 이런 것들, '왜 어떤 약은 개발되고 어떤 약은 개발 안 되지?' 이런 정치적이고 그런 논리들에 관심이 많았어요.
벤처 투자업은 숲을 키우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되게 많은 회사에 투자를 하고 물론 다 죽겠죠. 근데 죽으면 숲에서는 그게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잖아요. 이 생태계를 키워서 사람들이 계속 도전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고 하면은 그건 의미 있는 일이다.
아무것도 없고 정답이 없다고 느낄 때 되게 편안해져요. 잘못됐다고 지적받으면 고치면 되지 이 정도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게 제 긍정성의 일부인 것 같아요. 피드백 듣고 고쳐 나가는 게 너무 즐거워요. 제가 익스펜드 되는 그 느낌이 좋아요.
오늘은 조이님 모셨어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4년 차 VC로 일하고 있는 조이라고 합니다.
잘 오셨어요. VC는 어떤 일을 주로 하는 건가요?
말하자면 벤처 캐피탈이라고 해가지고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은 상장 시장에 투자를 하는 거는 저희가 막 할 수 있잖아요. 비상장에 회사에 투자를 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고 저희는 보통 초기 투자를 많이 해요. 그래서 완전히 갓 만들어진 회사들 많이 만나서 투자도 하고 하는데 하는 일은 하루 종일 미팅하고 미팅하고 나서 투자를 진행하게 되면은 보고서 쓰고 이렇게 보통 진행을 합니다.
4년 차라고 하셨잖아요. 학교 졸업하고 처음으로 일한 게 VC 일이 처음이었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그렇죠. 일반적이지는 않은데 저는 일단 대학원까지 석사까지 하고 인턴으로 시작을 했어요. 저희 때가 제가 거의 마지막인데 한때 갑자기 돈이 엄청 몰리면서 심사역이 원래 나이 있으신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근데 그 당시에는 일손이 부족하니까 어린 친구들 많이 뽑았던 그런 세대에 낑겨가지고 재수가 좋게 인턴 들어갔다가 전환이 돼가지고 바로 일하게 됐습니다.
VC에 대해서 생각은 없었는데 인턴을 하다 보니까 이거 재밌겠다 해서 한건가요?
맞아요. 진짜 관심도 없었고 저는 자본주의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자본주의 한가운데 오게 됐어요.
자본주의에 관심이 없다는 건 어떤 의미예요?
돈 버는 데 관심이 없었다고 말하는 게 쉬운 것 같아요. 보통 투자업은 돈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오는 게 일반적이잖아요. 근데 저는 돈 버는 게 제 인생이 그렇게 중요한 적이 없었고 저는 대학원을 과학기술 정책 석사를 했어요.
어렸을 때 어떤 꿈을 가졌다고요?
제가 아기 때 다큐멘터리 그런 거 많이 봤어요. 희귀병 환자들이 나와서 그들을 위한 약을 만들고 이런 거였어요. 그러니까 약이 아니라 도와주고 이런 거였는데 나는 이런 걸 하고 싶다 그런 사람 돕고 싶다 되게 강했었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세상의 문제를 풀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까 생각을 아기 때부터 했는데 그때 이것저것 관심사가 많았다가 과학기술이 답인 것 같다 그러니까 없던 걸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저는 진로를 완전히 이과로 나왔거든요. 그래서 화학과를 나왔고 근데 제 성향상 실험하고 이런 게 제 적성에 맞지 않았어요. 재미가 없는 건 아니었는데 이걸 평생 하지 못하겠는데 해가지고 근데 제가 글 쓰고 말하고 듣고 이런 거 되게 좋아했었거든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도 과학, 철학, 과학사 혹은 정책 이런 거 관심 되게 많았었고 문제 해결 이런 거 관심이 많았어 가지고 그렇게 하다가 정책 대학원에 갔죠. 자연스럽게 정책대학원 갔다가 UN이나 세계은행 가야겠다 생각했어요. 제 깐에는 큰 문제를 풀고 싶으니까 글로벌 해야 될 것 같고 그리고 나는 공공 영역에서 일하고 싶으니까 그리로 가야지 했었는데 막상 보니까 딱히 그런 것 같지 않은 거예요. 정말 문제를 해결하나? 아닌 것 같은 거예요. 그리고 정책 대학원에 갔을 때 답답했던 건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하지만 해결 방안을 얘기한 사람이 많지가 않았어요. 그럼 누가 문제를 풀지 저기도 아니고 여기도 아니고 어디일까 내가 모르는 곳에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했었고 그런 당시에 제가 되게 운이 좋게 해커톤에 참가를 했어요. 사회적 문제 관련된 해커톤이었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이렇게 몰입하고 재미있는 게 있을 수가 있나 해가지고 나는 그럼 스타트업에 가야겠다 하고 마음을 바꿔 먹었어요. 빨리 졸업하고 가야겠다 했는데 그때 코로나 터지고 정신이 없던 것도 있었는데 코로나보다 더 심했던 건 제가 할 줄 아는 게 없는 거예요. 그러면 내가 갖고 있는 걸로 어쨌든 들어가서 이 업계를 볼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했다가 VC를 접하게 됐고 재수가 좋게 그냥 인턴 해볼까 진짜 가볍게 들어갔는데 진짜 재미있었어요. 저는 진짜 인생이 그렇게 재미있는 게 있는지 몰랐어요. 너무 재밌고 학교 밖이 재밌고 너무 즐겁구나 이래가지고 한 8주 동안 진짜 일밖에 안 했어요. 너무 재밌어가지고 그러니까 계속 일하고 있어요.
인턴으로 들어가서 일한 VC의 어떤 점이 그렇게 재미있었어요?
인턴이라고 하면은 주는 거 시켜서 일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거기는 ‘너 지금 나가서 소싱해서 투자 하나 해 봐. 두 달 동안 너 하나 해보는 게 어때’ 해가지고 제가 잘할 수 있는 환경은 제가 주체적으로 ‘니가 하고 싶은 거 해’ 하는 환경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가서 제 마음대로 막 쑤시고 다녔어요. 만나고 하루 종일 미팅 하루에 6개씩 하고 해서 너무 재밌는 거야. 그 과정 자체가 아무도 나한테 이래라 저래 하지 않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 그래서 하다 보니까 재밌었어요.
그럼 세상의 빈곤도 좀 해결하고 싶었나요?
불평등에 관심이 많았어요. 제가 꽂힌 키워드는 불평등이었어요. '왜 누구는 약을 먹고 누구는 못 먹지?' 이런 것들, '왜 어떤 약은 개발되고 어떤 약은 개발 안 되지?' 이런 정치적이고 그런 논리들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면 의대나 약대 아니고 왜 화학과를 갔어요?
의대나 약대에서 약을 만들진 않으니까요. 화학에서 연구를 해가지고 박사를 해서 약을 만들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저는 신약에 저를 가두고 싶지는 않았고 화학에 가면 할 수 있는 게 되게 많아요. 약을 만들 수도 있고 아니면 소재를 만들 수도 있고 그러니까 세상에 문제가 되게 많잖아요. 그 많은 문제의 해결책을 줄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을 때 제 선택지를 열어놓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내가 뭘 해야지라는 되게 나는 큰 문제를 풀고 싶어라는 커다란 목표는 있었는데 세부적으로 난 이걸 해야 돼 저걸 해야 돼까지는 없었었거든요. 그래서 방황을 많이 했어요.
VC 인턴 할 때부터 투자를 두 달 만에 한 건 했었죠? 그때 투자 기준이 뭐였어요?
저희가 완전 초기 기업을 보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에 볼 수 있는 게 많지가 않아요. 난 이 사람 밑에서 일하고 싶나 이 생각을 되게 많이 했어요. 왜냐면은 대표의 역량이라고 하면 저는 무엇인가를 설득시키는 데 있다고 생각을 해요. IR에서 대표를 설득 그러니까 돈을 끌어올 때도 그렇고 인재를 영입할 때도 그렇고 저는 그것만 잘하면 사실 대표가 할 역할을 다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이렇게 됐는데 그 당시에는 그런 눈빛으로 봤어요. 내가 지금 관두고 이 사람 밑에서 돈 못 받으면서 일한다고 해도 일할 수 있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은 일단 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 인턴할 때 느꼈던 즐거움과 환희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나요?
더닝 크루거 효과 아시죠? 그러니까 제가 행복을 느꼈을 때가 진짜 정점에 있던 것 같아요. 우매함에 봉우리 있을 때, 바로 내리 꽂혔어요. 1년 반 동안 방황을 했어요. 왜 방황을 했냐 하면은 내가 여기 왜 왔지 전 의미가 없으면 일을 못하는 사람인데 의미를 잃어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사람들 많이 만나다 보니까 이상한 사람들 많이 만나고 거기서 1차적으로 현타가 너무 많이 오니까 이게 뭐지 싶고 두 번째로 저는 돌아보면 돈에 관심이 사람이 아닌데 이게 벤처만 보고 왔는데 벤처 투자업이잖아요. 나 돈을 벌어야 되네. 캐피탈에 대한 이해가 없네. 나 돈 버는 거 관심이 없는데 여기 왜 있어야 되지? 그러니까 잘하고 좋아하는 거랑 별개로 왜 하는지도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왜를 찾는데 1년이 넘게 걸렸어요. 나만의 언어로 왜를 정리하는데
찾았어요?
찾았어요. 근데 엄청 특별하진 않거든요. 쉽게 말하면 자본 재배치가 VC업의 정의인데 자본 재배치 사실 이 얘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잖아요. 근데 제가 생각하는 성장이란 일반적인 언어를 제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 때가 성장인 것 같아요. 근데 왜 저한테 와닿았냐면 제가 가장 현타 느꼈던 건 나는 유니콘 찾는 데 관심이 없는 거예요. 유니콘 찾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리고 유니콘 찾는 게 내 역량은 되는 건가 내가 잘한다고 찾아지는 건가 이러면서 엄청 힘들었었어요. 근데 유니콘 찾는 게 아니고 나무를 키우는 일이 아니라 벤처 투자업은 숲을 키우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되게 많은 회사에 투자를 하고 물론 다 죽겠죠. 근데 죽으면 숲에서는 그게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잖아요. 그럼 생태계를 키우는 일이구나. 이 생태계를 키워서 사람들이 계속 도전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고 하면은 그건 의미 있는 일이다. 왜냐하면 문제 푸는 이 생태계를 계속 내가 활성화시키는 거니까 해서 저는 이 업이 좋다고 제 언어로 말할 수 있게 됐고 그래서 그때 이후로 제 업이 더 좋아졌어요.
그렇게 답을 찾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계기라고 하면 딱 있는 건 아니고 진짜 저는 터널을 지나는 느낌이었단 말이에요. 모르겠어서 근데 그 기간을 버티면서 어느 순간 딱 그게 정리가 됐어요. 그리고 되게 중요한 순간이 하나 있다고 하면은 대표님이 불러서 ‘너 바이오 헬스케어 쪽 보는 게 어때?’라고 하셨었는데 제가 ‘어떻게 그런 거 봐요’ 했었는데 제가 원래 화학과에서도 생화학 좋아했었고 원래 제약 쪽 관심 있던 거잖아요. 그게 딱 떠오르면서 거기 보려면 논문도 읽고 사람도 만났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내가 이런 거 좋아했었지 하면서 이렇게 내가 넣는 돈이 진짜 연구개발비로 쓰이면서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데 도움이 되는구나 라는 걸 인지하면서 크게 보이니까 정리가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거친 시간과 그때 한번 바이오 헬스케어라는 전환점 덕분에 정리가 됐던 것 같아요.
바이오 헬스케어 하기 전에는 어떤 거 하셨는데요?
다 했어요. 그때 서비스, 브랜드 가리지 않고 다 했었어요. 뭐 이것저것 다
여러 개를 하다가 하나에 집중해서 조금 더 안정감을 느낀 건가요?
근데 그것만 한 건 아니었고 그걸 계기로 해서 내가 어떤 사람이었지 내가 이걸 왜 좋아했지가 정리가 좀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이것저것 다 보긴 하거든요. 근데 이제 좀 더 제 심지가 곧은 상태에서 보게 된거죠.
대표님은 왜 조이님한테 바이오 헬스케어 쪽을 보면 어떨까라는 말씀을 하셨을까요?
대표님이 저를 계속 잘 보고 있던 사람인 거 제가 원래 임팩트가 중요하고 사회적 문제 풀고 싶고 이런 걸 아시니까 그러면 바이오 헬스는 그냥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잖아요. 왜냐하면 좋은 기술을 만드는 데 의미가 쓰이는 거니까 그래서 그런 부분도 있었을 것 같고 그리고 두 번째로는 시장 전반적으로 봤을 때 ICT, IT를 투자하는 사람들 정말 많고 돈이 되게 많이 몰려 있잖아요. 근데 상장 시장을 보게 되면은 바이오 헬스케어도 이만큼 있고 소부장 이만큼 있잖아요. 너무 시장이 넓은데 다 여기만 보고 있다는 거예요. 그럼 ‘너 볼 수 있으면 여기 봐봐 그러면 여기도 시장이 클걸?’ 맞는 소리네에 설득된 것도 있었어요. 대표님 입장에서는 그런 것도 있었겠죠. 전략적으로 여기를 보니까 한 명씩 있으면 좋겠다 그것도 있었을 거고 저한테도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요새는 어떤 필드에 관심 제일 많으세요?
가리지 않고 있어요. 요즘엔 그냥 열어놓고, 요즘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르겠어요.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말해서 AI도 뭐 했다는데 잘 모르겠고 그렇다고 바이오 헬스케어도 장이 너무 안 좋고 그래서 약간 지금은 쉼 상태예요. 이제 돌아봐야겠다. 왜냐하면 투자를 잘하면 잘하지 그러니까 이상한 데 투자하는 것보다 안 하는 게 나을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지금 잘 모르겠으니 좀 지켜볼까 이런 상태예요. 모르겠어요. 좀 누가 알려주면 좋겠어요.
어떤 기업은 임팩트가 큰 일이지만 시장성이 없는 게 있을 수도 있잖아요. 어떤 거는 임팩트보다는 시장성이 더 큰 게 있을 수도 있고 그런 것 때문에 약간 갈등을 하거나 고민이 되지는 않으셨어요?
저도 그 생각을 안 한 게 아니었는데요. 잘 돼야지 임팩트가 생기더라고요. 그러니까 시장이 크고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어야 임팩트가 있을 수라도 있다. 대부분의 회사는 다 망한다. 그리고 제가 생각을 고쳐먹었던 게 저는 무조건 진짜 임팩트 있는 거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그냥 좋은 회사가 하나 나오는 것만으로도 임팩트가 큰 것 같아요. 더 좋은 일자리에서 더 좋은 사람들이 더 좋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는 측면에서는 의미 있지 않나 그래서 좋은 기업 하나 나오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을 좀 고쳐먹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제가 좋아하는 류의 임팩트들이 있잖아요. 그런 게 아닐지라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많이 고쳐서 옛날에는 제가 좀 좁았던 것 같아요. 세계가 이게 맞아 저게 틀려 막 이렇게 하는 그런 학생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조금 더 유연해졌어요.
세상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게 스타트업이라서 진입했다고 하셨는데 최근에 주목하고 있는 세상의 문제도 궁금해요.
세상의 문제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오늘 너무 춥고 날씨 이상하잖아요. 이것도 기후변화 문제인 것 같고 한두 가지가 아닌 것 같아요. 회사에 문제 너무 많아서 이거 어떡하지 싶어요 그리고 사실 AI 이런 얘기도 하는데 AI로 초래될 문제도 정말 많을 것 같고 맞아 다 좋은 점만 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사실 그렇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약간 무서워요. 정책이 뒷받침되고 사람들의 인식이 뒷받침 돼야 되는데 그런 거 따라갈 새도 없이 과학 기술이 발전하고 기업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근데 그거는 사실 기업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기도 해서
평소에 문제라는 키워드를 계속 인식하면서 살아요?
그렇진 않고 문제라고 인식하기보다는 저거 어떡하지 이게 문제로 인식하는 건가요? 그거는 계속 인풋을 넣고 생각하긴 하는 것 같아요. 저러면 안 되는데 저러면 어떻게 되지? 이런 생각을 많이 하긴 해요.
인풋을 보통 어떻게 넣어요?
책도 읽고 기사도 읽고 세상 돌아가는 거 보다 보면은 저거 어떡하지 근데 옛날에는 개인이 풀 수 있는 문제는 사실 아니잖아요. 기후 변화나 AI가 초래한 어떤 불평등의 문제나 이런 거는 개인이나 기업 하나가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그걸 풀고 싶었던 것 같아요. 어린 마음에 어떻게 풀 수 있지 했는데 사실 이젠 그걸 풀 수 없다는 거 알고 뭔가 큰 물결 같은 게 만들어져야 될 것 같은데 그건 잘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내내 독서 토론 수업을 들었다라고 하셨어요. 여기서 문제가 무엇인가 그 문제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건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 이런 걸 계속 생각해야 돼서 그랬던 건 아닐까요?
이건 다른 얘기긴 한데 테크니컬하게 뭔가 구조화하고 자기 의견을 설득하는 게 세상 살아가는 데 되게 중요하더라고요. 그때 그걸 습득해서 좋았다 정도였고 그게 제 성향인 것 같기도 해요. 제가 좋아했었거든요. 재미있었고 근데 문제를 발견해서 이거 문제인데 해결하는 게 어때 하는 게 제 성향이기도 한 것 같아요.
독서 토론 수업을 들었다 정도가 아니고 초등학교 내내라고 표현을 하셔서 초등학교가 6년이나 되잖아요. 6년 내내 독서 토론 수업을 들은 걸 살면서 제일 잘한 일이다라고 본인이 적어주신 게 궁금했어요.
독서 토론을 하면은 다른 사람의 의견도 들어야 하고 다른 인풋도 넣을 줄 알아야 되고 그러면 내 의견도 표출해야 되고 이런 것도 사실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중요한 것 같거든요. 아니면 좋은 사회의 일원이 되는데 왜냐하면 되게 다양한 의견이 있고 그 다양한 의견을 잘 수용하고 또 그런 뭐 주고받고 하면서 세상이 조금씩이라도 더 나아진다고 저는 생각을 한단 말이에요. 근데 그런 경험을 해봤다는 게 지금의 저를 만든 것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면이 그런 면이거든요. 제 스스로한테
독서 토론 수업은 어디서 들어요?
무슨 학습지 같은 거 친구 4명이서 해가지고 뭐였지 무슨 주니어 플라톤이었어요. 그때 한창 그런 게 했었어요. 진짜 제가 되게 좋아했어요. 책도 너무 재밌고 거기 질문 얘기하기 너무 재밌고 이 사람은 왜 이렇게 했을까 저 사람은 왜 저랬을까 이런 얘기하는 거 그래서 다양한 것들 다양한 사람들을 조금 수용하고 공감하기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10년 후 나의 멋진 하루를 기깔나게 내 취향의 작품만 모아놓은 내 집에서 고급 차를 내려 마시면서 책 읽는 주말 오전이라고 하셨는데 이때 기깔나게 내 취향의 작품이라는 게 어떤 것들인지 궁금해요.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취미가 현대 미술을 좋아해요. 이것도 같은 맥락인데 제가 회화보다는 진짜 극 현대 미술을 좋아하는데 왜냐하면 저는 그 작품을 보면 작가들과 대화하는 느낌이잖아요. 근데 그중에서도 저는 동남아시아나 그런 되게 특이한 문화권이나 잘 없는 문화권에 되게 스토리가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그러면 제가 몰랐던 세상을 좀 볼 수 있어요. 비슷한 것 같아요. 독서 토론에서 이야기 듣는 거랑 비슷한 맥락으로 그렇게 해서 좋아하는데 그래서 그런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그런 작품들을 집에 놓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현대 미술 작품을 보고 작가와 대화를 한다고요?
제가 그냥 보기만 하는 게 아니고 집에 가서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도 찾아보고 그 사람이 영상을 남긴 것도 보고 하다 보면은 그 사람에 대한 이해 플러스 그 문화권에 대한 이해가 된단 말이에요. 그러면은 그 자체로 되게 재밌고 저도 그걸 보면서 하는 생각들이 어떤 예를 들어서 동남아시아의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이 작품을 만들었어요. 그럼 나도 거기서 생각해 볼 수 있고 그런 걸 좀 좋아해요.
VC 하면서 대표님들도 많이 만나잖아요.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너무 재밌어요. 적성이에요. 왜요? 왜요? 이러면서. 근데 막 재미있게 궁금한 사람도 있고 그렇게 궁금하지 않은 사람 경우도 있어요.
어떤 때 안 궁금해요?
너무 뻔할 때 혹은 자기가 아니라 남의 얘기를 할 때 그러니까 왜 그런 사람들 있잖아요. 자기 자신을 잘 모르거나 남의 이야기를 자기 얘기처럼 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근데 더 안타까운 건 본인이 다른 사람 얘기하고 있다는 걸 인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 문화에 절여져서 그러면 그게 매력적이지 않은 것 같고 매력적이지 않으면 돈을 받는 것이나 좋은 사람 끌어오는 것도 힘든 것 같아요. 대표의 매력이라고 표현을 보통 하는데 그렇게 좋은 단어인지 모르겠지만 매력으로 나타난 것 같아요. 색깔이 저 매력보다 색깔이란 단어가 더 좋아해요. 색깔이 또렷한 사람들이 더 매력적이고
VC들은 나중에 내 사업을 해야겠다라는 생각도 좀 하시는 것 같던데 조이님은 어때요?
저는 딱히 없어요. 저는 제 이름을 내세워서 내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봤던 것 같아요. 제가 그런 성향이 아닌 것 같고 유명해진 것도 관심 없고 그냥 저는 제가 대화 나누고 맨날 이러면 되는 사람인 것 같거든요. 제 행복이 거기서 오기 때문에 그래서 별로 그런 욕심은 없어요. 그냥 제가 지금 하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만 있으면 돼요. 내 거 해서 돈을 많이 벌겠다. 그럼 욕심이 안 생겨요. 그래서 나는 이상한 사람인가 생각했는데 전 그런 사람이 아닌가 봐요.
내가 직접 투자사를 차리겠다 이럴 수도 있잖아요.
굳이 뭐, 그런 욕심이 안 생기는데 보통 이 업계에는 그런 욕심이 있는 사람이 대다수잖아요. 그래서 제가 여기 안 어울리는 사람은 아닌가 생각을 더 많이 했던 것도 같아요. 이 업계의 결과 내가 안 맞는 건 혹시 아닐지 이러면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나의 모습을 긍정적인 거라고 써주셨는데 진짜 긍정적이신 것 같은데 기질이에요?
기질이에요. 그래서 막 딜 볼 때도 사실 일반적으로는 VC가 좀 더 비판적으로 봐야 되는 거잖아요. 근데 저는 대표님보다 더 좋게 보니까 너 그러면 안 된다. 근데 저는 그래서 긍정적으로 보는 게 하나도 안 어렵거든요. 저는 오히려 이렇게 되면 이렇게 될 것 같아요. 대박 이렇게 되는 스타일인데 근데 보니까 이게 더 어려운 거더라고요. 저는 이게 되게 쉬운데 보통은 안 될 것만 보인대요. 전 될 거가 더 잘 보이는데 그래가지고 이게 내 재능이구나 생각을 했어요. 근데 제가 호불호가 강한 편이어서 아닌 것도 되게 아니긴 해요. 좋으면 꽂히면 진짜 미쳤다 가자 이렇게 되는데 아닌 게 훨씬 많긴 해요.
조이님은 너무 좋아서 투자해야 된다고 했는데 대표님이나 선배들이 아니라고 퇴짜 놓을 때도 있잖아요. 그럼 속상하지 않아요?
너무 속상하죠. 너무 속상해요. 제가 방황했을 때 우리 회사 대표님께 이것도 여쭤봤어요. ‘VC를 잘한다는 게 뭐냐?’ 물어봤을 때 뭐라고 했냐면 속상하지 않게 오래 하는 것 이라고 하셨거든요. 근데 저는 그게 마음에 확 남은 게 속상할 일밖에 없어요. 맨날 까이고 까이고 왜냐하면 저희가 돈이 있다고 투자를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진짜 잘 나가는 유명한 스타트업들은 워낙 돈이 많으니까 저희 걸 안 받아도 그만이에요. 그러면 가서 빌어야 되죠. 그러면 또 까여야 되죠. 까이면 또 힘들죠. 그리고 또 제가 거절하는 경우도 너무 마음이 힘들어요. 진짜 죽겠어요. 그럴 때마다 그게 제일 힘들고 그것도 속상하고 하고 싶은데 안 되는 경우도 속상하고 그러니까 그리고 잘될 줄 알고 투자했는데 안 돼서 속상하고 속상할 일 투성인데 그걸 잘 가져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 업은 오래 해야 성과를 보는 업인데 오래 하려면 슬퍼하지 않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죠.
그러면 어떻게 속상함을 극복해요?
그거는 마음을 챙기면서. 그래서 저는 전시 보러 가고 또 대화를 나누고 거예요. 아예 다른 세계 갔다 오기도 하고 절도 갔다 오고 그렇기도 하고 아니면 제가 좋아하는 대표님들 만나서 얘기도 하고 또 사람은 사람으로 있는 거니까 그 나름의 방법이 필요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 의지대로 될 수 있는 게 많지 않더라고요. 세상 만사가 그렇겠지만
초기 투자 단이라서 더 속상할 일이 많을 것 같거든요. 그럼에도 초기 투자하는 회사에 계속 남아 있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재밌어요?
뒷단에 가면 숫자도 많이 보고 엄청 막 그런 거 많이 보잖아요. 좀 더 회사를 보는 느낌을 보는데 여기서는 진짜 같이 창업하는 느낌도 나고 같이 디벨롭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요. 대표님 이게 좋은 것 같아요. 하면서 같이 코퍄운더처럼 들어가서 같이 보기도 하고 좀 더 액티브하다고 해야 되나 그래서 제가 좀 살아있다고 느껴져요.
초기 투자하는 벤처 캐피탈이 여러 군데 있는데 지금 조이님이 있는 회사가 투자한 기업하고 더 밀접하게 연결돼서 뭔가를 하나요?
제가 봤을 때 회사 바이 회사보다 심사역 바이 심사역이 더 심한 것 같아요. 그리고 초기는 어쩔 수 없이 많이 붙을 수밖에 없고 저는 많이 붙어 사는 편이에요. 같이 어떻게든 같이 가자 해가지고. 제가 봤을 때 가장 큰 역할은 심리 상담, 잘 들어주는 역할이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힘든 일을 다 들어주시고 그럴 수 있죠 대표님 이런 거 있잖아요. 대표님들이 다 외로워요. 다 아시겠지만 얼마나 외로워요 근데 그거를 가족한테도 말하기가 좀 그렇죠 친구들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죠. 그러니까 얘기할 사람이 딱 저밖에 없는 거예요. 그래서 그거 잘 들어준 것만이라도 열심히 하자.
10년 후 나의 멋진 하루에 고급 차를 내려 마시고 싶다고 해서 고급차에 대한 선호가 있는지가 궁금했어요. 아이티백이 차 마시면서 이야기 나누는 컨셉이어서 고급차 정보 좀 알려 주세요.
정보는 없어요. 앞으로 알아가려고요. 차가 너무 비싸더라고요. 커피, 차 이런 거 다 좋아해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향이 있는 무언가요. 비싸면 이 정도 비싸구나 정도의 감을 잡고 이거 되게 좋은데 나중에 언젠가는 그러니까 그런 지식도 있는 멋있는 여성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돈보다는 내가 이런 취향을 향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일 외적으로도 자기 색깔이 뚜렷한 사람이 되는 게 목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일도 일인데 일은 어쨌든 계속할 것 같고 저는 일에 어떤 목표를 준다고 해서 안 하지 않을 것 같거든요. 그 일은 계속한다는 전제하에 어떤 사람이 멋있고 인생에 의미가 있을까 그러면 제가 가진 많은 의미들을 이렇게 놓고 싶거든요. 근데 차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책도 그럴 수 있고 작품도 볼 수 있고 거기에 많은 사람이 행복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일종의 분산 투자
오늘 이야기 나누다 보니까 조이님 굉장히 긍정적이고 밝고 쾌활하고 명랑하고 온갖 좋은 의미의 단어는 다 대입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순간은 없나요?
그렇지 않은 순간 많죠. 저는 생각이 되게 많고 불안하다고 해야 되나 옛날에 불안이 되게 심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심할 때는 제이(J) 99% 나온 적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모든 걸 계획해야 직성이 풀리고 이런 식으로요. 옛날에는 막 갇혀서 무조건 이렇게 해야 되고 막 이랬었는데 이제 그렇지 않고 근데 그런 면이 불쑥불쑥 나올 수가 있어요. 생각 되게 많아지고 미리 걱정하고 생각 많이 아무튼 그런 것들은 안 좋은 점인 것 같아요.
그거를 극복하게 된 계기 혹은 아니면 지금도 불쑥불쑥 나온다고 하면 그게 나오는 순간에 끊어낸다거나 이런 일련의 과정이 있나요?
그래서 일기를 써요. 제가 다 풀어놔요. 내가 걱정하는 것도 내가 생각하는 그래서 제가 엄청 엔(N)이어서 상상을 엄청 많이 하는 거예요. 내가 이렇게 되면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지 그거를 다 써봐요. 그것도 아닌 것 같은데 아닌 것 같은데 이러면서 약간 그런 식으로 이렇게 정제 당하거나 그래서 아무래도 괜찮아 하는 것들을 연습을 많이 해요. 그러니까 완벽주의 같은 것도 좀 있고 다들 요즘 다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컨트롤 하는 데 조금 어려움을 겪었었는데 이제 많이 나아진 것 같아요. 제가 PMS가 되게 심하거든요. 호르몬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래서 한 달 있으면 한 2~3주는 그렇게 지내고 한 1~2주는 아무것도 못하고 사이클이 저는 하루가 아니고 달로 있어요. 그래서 진짜 열심히 살 때는 진짜 조금만 자다가 그때는 잠도 엄청 자고 그래서 이 PMS가 저한테 진짜 독이이에요.
많은 기회와 높은 자율성을 줄 때 긍정적으로 많이 성장한다고 하셨는데 반대의 경우에 성장을 못하고 침체돼 있다고 느껴요?
생각해도 갑갑해요. 숨 막혀요. 그 분위기 자체가 여긴 아닌 것 같은데 바로 누가 시켜서 하는 거 진짜 싫어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 자율성을 주어질 때 조이님은 굉장히 좋다고 하시지만 어떻게 해야 되지? 이렇게 막연해서 두려운 경우도 있을 거잖아요. 그런 경험이 전혀 없어요.
그거는 저는 계획하는 거 좋아하잖아요. 재밌어요. 저는 아무것도 없고 정답이 없다고 느낄 때 되게 편안해져요. 잘못되는 게 사실 없다고 생각하는 게 잘못됐다고 지적받으면 고치면 되지 이 정도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게 제 긍정성의 일부인 것 같아요. 보니까 그렇게 막 잘못된 것도 없는 것 같고 다 실수하고 망하는데 그럴 수도 있지 된 것 같아요. 이게 막 제가 수능 공부해서 시험 보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뭐 그럴 수 있지 사람이 한 일인데 뭐. 피드백 듣고 고쳐 나가는 게 너무 즐거워요. 제가 그래도 확장되는 느낌이 이 확장이라는 단어 되게 좋아하는 것 같은데 제가 익스펜드 되는 그 느낌이 좋아요. 저는 그 피드백 되게 즐겨 들어요.
아이티백 나오고 싶다 나와도 되겠다라고 생각한 이유가 있어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하는 취지가 되게 좋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여자분들이 업계에 많지 않아요. 대표님도 그렇고 VC도 그렇고 그래서 되게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있고 이런 얘기를 들으니까 그럼 너무 좋지 와이낫 이런 생각이 났어요. 그리고 VC도 여자가 전반적으로 봤을 때 되게 적거든요. 되게 적으니까 그냥 아까도 친구랑 했던 얘기인데 그냥 제가 저의 상태로 그냥 이 업계에 있기만 해도 의미가 있다는 거 그 VC가 있다는 거 정도 그러니까 난 경험 없이 VC가 잘하고 있어. 그냥 이 얘기 들어도 누군가 VC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저렇게 잘하네. 느낄 사람도 있을 거잖아요. 그래서 그런 의미가 있겠다.
오늘 아이티백에서 차 한 잔 마신 소감은요?
아까 되게 지쳐 있었거든요. 하루 종일 일해 가지고. 제가 이(E)인 걸 다시 깨달았어요. 제가 한동안 아이(I)인 줄 알았더니. 난 외약인이 맞았다. 오랜만에 즐거웠다. 덕분에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CREDIT
글 오잉
인터뷰 뚜까, 찌니, 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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