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차, IT 현역 여성 임원, 현아
서비스에서는 롱테일에 대부분 감동은 해요. 근데 숏헤드가 제대로 안 되면 서비스가 망하는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숏헤드는 무조건 지켜야 하고 나머지 롱테일에 대한 승부는 롱텀으로 가져가도 충분하다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어요.
LLM이 신출귀몰한 능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전지전능한 그런 건 아니거든요. 기술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똑같이 가지면 된다고 생각을 해요. '얘는 부족한 애다. 내가 이걸 잘 활용하는 게 너무 중요하다.' 그 느낌, 그 자세, 그 마인드로 대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체력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그런 오해가 있어요. 정신력만 강하면 된다. 그거 정말 오해예요.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정신력은 강하지 않아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강한 정신력도 가능합니다.
오늘 객원 MC로 와주신 지윤님 오랜만이에요.
[지윤] 오랜만에 뵙습니다. 한지윤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인터뷰이로 나와 주신 현아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현아입니다.
올해로 30년 차 IT에서 일하신 분이어서 더 기대되고 떨리는데 자기소개 해 주시겠어요?
30년 차라고 말씀해 주시니까 저의 입사일이 정확하게 95년 12월 15일이었고요. 첫 번째 직장이 정부 출연기관 에트리(ETRI, Electronics and Telecommunications Research Institute) 라는 대전 대덕단지에 있는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석사를 졸업하고 들어간 입사일이 95년 12월이라 그러고 보니 정말 30년 차더라고요. 어쨌든 30년 차이고 소위 말해서 저를 지칭하는 게 IT 우먼 그리고 흔치 않은 여성 임원 출신 그런 얘기들 들어왔던 사람 중 한 명이고요. 저는 가장 길게 다닌 회사는 네이버이고 두 번째로 길게 다닌 회사는 SK 텔레콤입니다. 지금은 SK 이노베이션이라는 회사에서 전문 교수 역할을 하고 있고요. 이 전문 교수는 회사 내에 내부 컬리지가 있어요. 그래서 컬리지에서의 교수 역할 근데 일반 대학생들 대상으로 강연도 하고 또는 내부 구성원들한테도 세미나를 하고 또는 커뮤니티에 글도 쓰고 이런 일들을 하고 있어서 사실 최근 전문 교수와 그 전과의 가장 큰 차이는 이제는 혼자서 많은 일을 하게 되는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을 이끌고 일을 하는 게 저의 주 업무였다면 지금은 제가 혼자 일을 하지만 역시 파장은 확실히 큰 그런 일들을 하고 있어서 만족해 하고 있습니다.
연구원으로 시작하셨고 지금도 여전히 연구원인 거잖아요. 석사 졸업하고 연구원으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셨던 거예요.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구직난이 심하지 않을 때예요. 95년이면 IMF 전이잖아요. 그래서 진짜 막 골라갈 때였는데 기업체보다는 연구소가 더 좋기는 했었어요. 박사 진학을 할 것이냐 취업을 할 것이냐 이걸 놓고 많이 고민을 하다 보니 박사 진학에 대한 아쉬움을 조금은 살릴 수 있는 곳이 연구소라고 생각을 했었죠. 그래서 연구소를 가게 된 겁니다.
에트리 연구원이었다가 벤처 창업 멤버가 있었어요. 거기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어요?
3년 반 정도 된 시점인데 3년이 딱 넘어가니까 조금 재미가 없어지더라고요. 연구소 생활이 아주 재미없지는 않았지만 연구소의 비즈니스 모델은 정부 예산에서 배정을 받고 산학을 통해서 과제를 만들어서 그 과제를 충실히 수행한 후 그다음에 결산 보고서를 쓰면 그게 한 사이클을 도는 거거든요. 처음에는 기획서를 쓰고 제안서를 써서 과기정통부 이런 데로 가가지고 사무관님 옆에 등받이도 없는 동그란 의자 이렇게 붙어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한 장씩 넘기면서 설명을 드리고 그래서 통과가 되던 시절이었고 그러다 보니 글자가 많으면 절대 안 되는데 어떻게 하면 한눈에 파악이 되게 만들 거냐 이 고민을 엄청 했던 시절이었어요. 그런 걸 하면서 3년을 보내다 보니까 재미가 약간 떨어지는 그렇지만 그 당시 대전에서 대덕단지 연구원으로 특히 여성이 일을 한다고 하면 꿈의 직장이다 이런 평들이 있었거든요. 그때가 닷컴 버블이 생기던 때였는데 연구소 출신 분들도 다들 창업을 많이 하셨는데 저의 보스이셨던 고 박동인 부장님께서 같이 창업 멤버로 들어올 수 있겠느냐라고 제안을 주셔서 별로 고민하지 않았어요. 그때는 당연히 젊잖아요. 그러니까 고민 필요 없이 일단 조인을 했고 대전에 사무실도 지원이 됐고 해서 크게 환경이 바뀌지 않은 채로 창업을 했는데 막상 창업을 하고 나니 볼펜 한 자루까지 귀하더라고요. 그리고 과제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한 거예요. 제가 연구소 다닐 때 산학을 하다 보니까 저의 카운터 파트가 우리가 들으면 다 아는 그런 교수님들 특히 NLP쪽 교수님들 다 스승님이신 레벨들의 교수님들한테 제가 과제 제안서 받고 드리고 배분하고 이런 역할을 했었던 그런 과제들이 역으로 저희 회사를 위해 얼마짜리든 간에 주시니까 너무 고맙고 소중하고 그래서 그 과제를 정말 잘 해야겠다 이런 경험들도 있었고요. 그 당시에 과기대 학생을 한 분 아르바이트로 채용을 했었는데 그분이 올거나이즈 이창수 대표, 그 알바생이 이창수 대표였어요. 그 당시에 21세기 세종 계획 이런 식의 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관련 과제들을 저희가 수행을 하고 그렇게 했었던 기억들이 많이 납니다.
연구원으로 처음 일을 시작하셨다고 했는데 어떤 주제의 연구원인지는 이야기를 안 했어요.
지금은 코퍼스(Corpus), 말뭉치 이런 게 너무 흔하고 그게 없다는 게 아마 이해가 안 되시겠지만 딱 그 당시는 그런 게 없던 시절이고 사실 미국 펜 트리뱅크(Penn Treebank) 정도 있던 시절이었어요. 한국은 한국어 말뭉치가 없던 시절이었어요. 그래서 고 박동인 부장님께서 정부랑 얘기를 해서 우리말 말뭉치를 구축하자라는 과제들이 런칭이 되던 시절이었고 말뭉치가 로 코퍼스(Raw Corpus) 그러니까 아무런 정보가 태그되어 있지 않는 그냥 일반 원시 코퍼스(Raw Corpus)도 있지만 품사 태그를 붙인 태그드 코퍼스(Tagged Corpus) 또는 파싱 결과를 붙인 것도 있고 또 시맨틱 결과를 붙인 것도 있고 한데 품사 태그를 붙이는 경우에 사실 그 당시에 카이스트, 포항공대, 연세대, 고려대, 서울대가 다 다른 태그 체계를 갖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걸 표준화하는 게 필요했었어요. 어쨌건 호환이 되어야 그걸 가지고 자기들한테 호환을 시켜서 쓸 거잖아요. 그게 소위 말하는 학습 데이터가 되는 거였고 지금이야 정말 그게 얼마나 소중할까 싶지만 그때는 정말 많은 비용이 드는 그래서 저도 대학원 때 밤새 가면서 태그드 코퍼스 만드는 게 1년 차 일 중에 하나였거든요. 표준화 과제를 진행할 때 그 과제가 거의 프롬 스크래치부터 끝까지 거의 제가 다 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런 과제였는데 아무래도 표준안을 만들려다 보니 컴퓨테이셔널 링귀스트(Computational Linguistics) 즉 전산 언어학자만 계셔도 안 되고 순수 국어학자, 언어학자분들까지 다 함께 모여서 디스커션을 하고 거기에서 그들의 의견들을 다 수렴해서 표준안을 만들었어야 해서 그래서 표준화 위원회라는 거를 1년에 4번인가를 수행을 해서 마지막에 고려대 어딘가에 가서 그걸 서로 발표하고 다시 거기에서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고 그걸로 태그드 코퍼스를 만든 후에 그걸로 메이텍이라는 형태소 분석기 챌린지 경연 대회까지가 한 사이클이 끝나는 거예요. 그래서 그 과제가 굉장히 기억에 많이 남고 지금도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마지막 최종 발표회 장에서 앞에 임홍빈 교수님, 윤재성 교수님 언어학에 전문가 분들이 앉아 계신데 제가 품사부착 말뭉치를 하다 보니 한국어 언어 현상에 대해서 너무 많은 고민을 했을 거잖아요. 이럴 때는 이렇게 태그를 하고 저럴 때는 저렇게 태깅을 하고 그러다 보니 다 덤비시라고 제가 이렇게 표현한 거예요.
[지윤] 저는 이게 정말 와닿는 게 임홍빈 교수님은 국어학의 거장이셔가지고 지금 되게 꿈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AI 블루라는 책을 썼고 그 안에 대학원 생활을 쓰면서 21세기 세종 계획 프로젝트를 언급을 했거든요. 말씀해 주신 것 중에 태그드 코퍼스 얘기를 해 주셨는데 그게 뭐냐 하면 형태소 분석기 얘기를 했잖아요. 문장이 있으면 거기 그 문장에 나오는 글자들이 이거는 명사야 이거는 조사야 이런 거를 다 붙여주는 거거든요. 저도 그 시절의 얘기를 전설처럼 들었는데 이 표준화 과정이 얼마나 힘든 거냐면 형태 분석을 할 거야라고 해가지고 명사 이러면 나운 이렇게 해서 그것도 NNP라는 표식을 영어로 붙일 거냐 아니면 noun 쓸 거냐 이것도 서로 의견이 다르고 저희 쪽 교수님은 그런 태그를 만들 때 라벨로 한국어를 해야 된다. 제목이면 지읒을 넣어서 축약을 하자 그러던 시절부터 정말 초기에 다 잡아주신 거죠. 제가 사인을 일단 받아야 될 거 같아요.
다 덤벼라라고 하실 정도로 패기가 있으셨던 거죠.
그때가 발표했던 태그드 코퍼스 양이 40만 어절이었거든요. 물론 지금은 말도 안 되게 적은 양이지만 그 당시에는 꽤 큰 양이었고 그게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매뉴얼리 만든 건데 매뉴얼리 한다고 해서 정확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사람이기 때문에 일관성이 떨어지고 해서 일관성 맞추는 툴을 또 만들고 그다음에 그 기준을 사실 기준을 잡는 게 더 중요하긴 해요. 그 이후에 말뭉치를 40만으로 끝나지 않고 더 늘려야 되는데 그러면 일관된 기준이 있어야 비슷하게 늘어날 거니까 그래서 그 기준에 대해서 아무도 컴플릭이 없어야 되고 모호하지도 않아야 되고 그런 기준을 잡는 게 굉장히 힘들었는데 예를 들어 우리나라 말에 라는/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라는, 라는 둘 다 조사인 거냐 인용격 조사인 거냐 뭐뭐라는 서술형이 생략된 서술에 해당하는 거냐 이런 게 컨텍스트마다 다 다르다 보니 그거에 대해서 너무 많은 고민을 했는데 특히 논란이 많았던 것들을 유스 케이스를 중심으로 발표를 하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 이거는 다 담비시라고 제가 다 파헤쳤다면서 그런 식으로 해서 임홍빈 교수님이 제일 앞에 앉아 계셨는데 살짝 웃으시는 그런 게 느껴졌었던 그 과제가 좀 많이 기억에 남고요. 그 과제를 끝으로 저는 연구소를 나오게 되죠.
여러 가지 과제들 하실 때 ‘다 덤비세요’라고는 했지만 사실 하는 과정 중에서는 이게 맞나 이런 어려움이나 잘 모르겠는 부분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표준화 과제만 얘기를 하면 중간에 4번 표준화 위원회를 했고 다음(daum) 윤준태 박사, 고려대 이상주 박사 같은 1대 제자, 2대 제자 정도 되시는 분들하고 계속해서 얘기를 많이 나눴었고요. 모호한 부분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언어이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가 그래머(Grammar)로 언어를 다 표현하지만 모든 그래머에는 예외가 다 있거든요. 그 말은 100% 커버리지가 안 나온다는 얘기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 사실 명확하게 기준만 잡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거기에서 절대적인 정답 아니면 정말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로 그냥 가자 그런 식으로 잡았던 것 같아요.
어떤 상황에서든 예외는 있다 그러면 보통은 예외에 집중해서 내가 잘 못하면 어떡하지라고 불안, 초조해 할 수도 있는데 현아님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실제로 그런 성향이 있으세요?
아니요. 저도 로컬 미니멈(Local Minimum)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람이긴 한데 저도 일을 수십 년을 하다 보니까 그렇게 해서는 결론이 안 난다는 트라이앤에러(Trial & Error)는 당연히 있고요. 그러니까 100%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 일단 90%를 먼저 만족을 시키는 거는 명확하게 잡고 이 10%를 가지고 어떻게 다룰 거냐를 따로 고민을 하자. 근데 이 10% 때문에 90%가 제대로 서지 않으면 이 10%를 잡아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생각은 늘 일관되게 있었던 것 같기는 해요. 근데 하다 보면 얘에 집중하느라고 90%의 딴딴함을 잃어버릴 때가 있어요. 근데 사실 우리가 롱테일 또는 숏헤드라는 얘기도 많이 하고 서비스에서는 롱테일에 대부분 감동은 해요. 숏헤드는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고 근데 숏헤드가 제대로 안 되면 서비스가 망하는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숏헤드는 무조건 지켜야 하고 나머지 롱테일에 대한 승부는 정말 말 그대로 조그만 롱텀으로 가져가도 충분하다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고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한테는 자원이 유한하니까 들여야 되는 시간도 유한하고 인력도 유한하고 서비스의 듀 데이트도 있고 그러다 보니 그것들을 가지고 타협이라기보다는 저는 옵티마이제이션 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렇게 늘 일을 해왔던 것 같기는 해요.
[지윤] 공대 엔지니어링 하시는 분들이 서술격 조사인지를 고민했다라고 말씀을 하시는 거에서 정말 디테일을 다 챙겨서 그걸 30년 뒤까지 기억하고 계시는구나라는 거에서 지금 되게 감탄했거든요. 이런 디테일들 내가 여기까지 다 봤어 라는 거기서 오는 그래서 이거는 이건 숏헤드고 이건 롱테일이야 이런 자신감이 있으시니까 그런 결정을 하실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완전히 후벼 파고 나면 사실 미련은 없어요. 그리고 그거에 대해서 옥석을 가리는 게 맞다라는 판단을 하기는 됩니다. 아예 그걸 보지를 않았으면 약간 블랙박스처럼 막연하다고 하면 어디 가서 그런 얘기 쉽게 못하죠. 성격상 또 제가 잘 모르는 얘기를 막 이렇게 블러하게 또는 블러핑 잘 못하긴 하거든요. 그래서 좀 후벼파는 편이기는 해요. 근데 후벼판 거를 그대로 다 적용해 버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 맞고 근데 후벼파는 이유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거는 그냥 넘어가고 이건 나중에 하고 어찌 보면 모든 일이 프라이어티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잖아요. 프라이어티 만드는 걸 하려고 후벼 파는 편이긴 하죠.
일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나 스스로 납득할 수 있어야 된다. 그리고 일의 본질을 항상 생각해야 된다고 하셨어요. 이게 누구나 할 수는 있는 말인데 실제 그렇게 하는 사람이 저는 많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현아님은 항상 그랬던 것 같아요.
저라고 처음부터 그랬을 것 같지는 않은데 리더 생활을 하면서부터 조금 그런 그 방식이나 그런 것들이 좀 체화되기 시작한 것 같기는 한 게 이게 여러 명을 같이 일을 리딩을 해서 하는데 제가 그 중심이 없으면 정말 발산할 가능성이 높잖아요. 근데 수렴을 시키려면은 저도 이거 우리 처음부터 이거 왜 하려고 했지 막 의견이 분분하다가 그러다 보면 어느새 원래 이게 뭐 때문에 시작했는지를 놓칠 가능성도 생기고
[지윤] 리더가 되고 위로 올라가면 업무에 대한 해상도가 좀 떨어지기 마련이잖아요. 그 수준을 어떻게 조정을 하셨는지, 어디까지 내가 볼 수 있는 거다라고 생각을 하셨는지 이런 게 좀 궁금해져요.
사실은 임원 생활 직전까지는 코딩을 계속 했었었고 SK 텔레콤 전에 플래닛에 5개월 정도 있었는데 그때도 임원이긴 했어요. 그때 챗봇을 만들었거든요. 말 그대로 5개월 동안 만들었어요. 그래서 그 시절 친구들이 저한테 스타트업 다닌 것 같다라고 얘기를 해요. 근데 그때는 NLU(Natural Language Understanding), 다이얼로그 매니저(Dialog Manager), NLG(Natural Language Generation) 이런 챗봇을 구성하는 주요 컴포넌트의 동작 로직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사실 저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특히 다이얼로그 매니징 하는 쪽이 컨트롤러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거를 할 수 있는 친구가 진짜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때 코딩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깃에 커밋을 하도 자주해서 1등 나오고 이랬어요. 2016년, 2017년 이때였고 SK 텔레콤으로 이동을 하니까 임원이 그러고 있으면 방해된다라는 얘기를 듣기 시작해서 그래서 해상도를 그렇다고 해서 낮추고 싶지는 않아서 팀 미팅에 적어도 2주에 한 번은 들어갔던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해상도를 조금이라도 유지하고 싶다. 그리고 제가 거기에 들어가면 구성원들이 직접 자기들이 한 얘기 일에 대해서 설명하는 걸 들을 수가 있잖아요. 그러면 구성원 누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일이 이 과제에 어떤 파트에 해당하는 건지 그런 것들을 알 수도 있고 그리고 어쩌다 보면 몇 단계 올라와야 되는 의사 결정은 그냥 그 자리에 내릴 때도 있었고요. 그게 굉장히 효율적이기도 했고 그다음에 그 친구가 하고 있는 일이 코끼리 다리 하나 붙잡고 있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근데 코끼리를 설명해 주고 싶은 니즈도 좀 있었어요. 예전 같으면 임원 한 번 만나려고 하면 비서 통해서 일정 잡고 어쩌고를 해야 되는데 그냥 자연스럽게 팀 미팅을 들어가니까 그런 부분이 많은 요소들이 해결이 되더라고요. 그게 저로서는 해상도를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 근데 그거는 임원 생활 끝까지 그걸 다 했습니다. 제가 부문장 할 때까지 조직이 제일 클 때가 400명이 넘었고 팀장 수가 한 50명 되고 이랬던 상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미팅을 먼슬리, 주는 도저히 안 돼서 먼슬리로 들어가고 그랬던 기억이 있어요.
힘들진 않으셨어요?
힘들었죠. 힘들었고 이 얘기를 꺼내면 조금 더 경악하실 수도 있는데 제가 좀 유명한 회자 되는 저의 액티비티 중에 하나가 데일리 리포트를 써서 구성원들한테 매일 공유를 했어요. 여기서 말하는 데일리 리포트는 제가 참석한 회의의 내용을 정리를 해서 그거를 매일 데일리로 구성원 전체한테 공유를 했어요.
임원들하고 참여한 회의 같은 것도?
그것도 있고요. 그건 아무래도 정보에 제한이 되는 부분이고 그들은 사실 알 수 없는 정보들이 많은데 물론 대외비 사항도 있어서 전부 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런 일이 있었고 이런 주제의 얘기가 있었고 이런 것 때문에 지금 우리가 이 과제가 연결돼서 하고 있고 그것뿐 아니라 제가 참석한 팀 미팅에 대한 얘기도 해요.
그렇게 하신 이유가 있어요?
해상도를 안 떨어뜨리는 거죠. 제 것으로 만드는 데 있어서 그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어요. 정리를 하다 보면 굉장히 습득이 되고 그리고 잘 모르는 거는 또 따로 묻거든요. 팀장한테 조용히 묻습니다. 이거 무슨 말이냐고 그러면 막 얘기를 해줘요. 그러면 또 아 하면서 제 나름 이해해서 또 적고 그런 즐거움도 있었고 근데 정말 다 그렇게 알고 있더라고요. 밑에 사람 그 전략 조직이나 이런 조직원이 쓴 거 아니냐 하지만 그거는 아니었어요.
[지윤] 이걸 다 해내시기 위해서 에너지 관리를 어떻게 하셨을까라는 게 너무 궁금해요.
워커홀릭이라는 소리 당연히 많이 들었고 쌍둥이가 아니냐 이런 말도 들었어요. 근데 제가 좀 건강한 편이긴 해요. 약간 아침형 인간인데 또 저녁도 별로 잘
잠을 몇 시간 주무세요?
최장 자면 6시간 보통은 5시간 더 늦게 더 짧으면 4시간 그러니까 4에서 6 정도 됩니다. 근데 체질적으로 그 이상을 잘 못 자요. 그 이상은 잠이 잘 안 와요. 그냥 깨요.
일을 많이 해도 그냥 해야 되니까 울면서 하기도 하는데 현아님은 일하는 거를 너무 기쁘게 생각하시고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근데 정말 다 좋았나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납득이 안 되는 일은 사실 못해요 하게 되면 굉장히 억지로 합니다. 정말 억지로 하고 그 과정이 너무 불행하더라고요.
그래도 하긴 하시네요?
지금이야 제가 칼럼을 안 써도 되면 안 쓸 수는 있지만 그때는 조직을 이끄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안 하게 되면 조직 구성원분들한테 피해가 가는 상황은 당연히 생길 거라 인센티브도 그렇고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한 책임감은 굉장히 있었죠. 그렇지만 과정은 굉장히 불행했던 것 같아요.
내가 납득이 안 되면 일은 하지만 너무 불행하게 일하는 본인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납득이 된 상태로 일을 하게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데일리 리포트를 주셨나 봐요.
그게 가장 큰 목적이었어요. 물론 해상도 그것도 있지만은 그렇게 최대한 해서 정보가 너무 단절되지 않고 사일로가 생기지 않게끔 최대한 물론 그걸로 100% 다 해결될 수는 없다 할지라도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정보를 주리라 그러니까 여느 임원분들은 정보를 쥐고 있는 게 본인들의 무기라고 생각한다고들 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그거는 아닌 것 같아요. 정보야말로 순환될수록 오히려 큰 무기가 되는 것 같고 그래서 최대한 제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사실 더 하고 싶은 건 회사 구조나 시스템을 바꾸고 싶었지만 그거는 저한테는 역부족인 거고 적어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하자 그런 관점으로 많이 했고 근데 그게 했더니 덩달아 나한테도 도움이 되네 그건 완전 일석이조잖아요. 그게 최소 2시간이 걸립니다. 왜냐하면 제 하루 일정이 굉장히 빡빡한 편이라 보통 참석하는 회의 수가 거의 6개~8개 정도 되거든요. 근데 그거를 다 정리를 하는 게 그냥 적당히 정리를 하는 게 아니라 설명도 하고 자료도 찾고 이런 일을 해야 되다 보니 아무리 안 걸려도 2시간이 걸리더라고요. 그러면 쉽지 않은 얘기긴 했어요.
자료도 찾으셨어요?
제가 모르는 걸 그냥 이렇게 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너무 피곤할 때는 그냥 솔직하게 말해요. 나 이거 뭔지 모르겠고 그냥 받아 적은 거니까 혹시 이거 아는 사람 있으면 설명해 달라고 약간 솔직하게 밝히기도 하고 그랬던 적도 있네요.
저는 협업이었기 때문에 현아님이 정말 1000% 좋았거든요. 근데 현아님 조직원이었으면 내가 이 정도까지 현아님을 좋아했을까라는 생각이 지금 문득 들었어요. 협업할 때는 너무 완벽하게 내가 기대한 거 몇 배를 해 주시니까 너무 소중하고 좋았지만 내 조직장이 이렇게 완벽하면 고맙기도 하지만 또 어떤 때는 나도 기대하시는 만큼 해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것도 같은데요.
근데 아무런 컨택 없이 교류 없이 그렇게만 툭툭 날리면은 약간 위협적이잖아요. 그래도 이 정도는 해야 되지 않겠어 내가 여기까지 하는데 근데 그게 아니고 제가 팀 미팅에도 들어가고 또 회식도 어쨌든 팀 단위로 아주 자주는 아니더라도 하고 해서 사실 페이스 투 페이스로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제법 있어요. 그래서 제가 그런 거를 똑같이 요구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굉장히 주지를 많이 시켰습니다.
[지윤] 그것도 놀라운 것 같아요. 내가 이만큼 하는데 나와 같이 일하는 팀원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너그러움. 일종의 너그러움이 있는 거죠.
아니죠. 미움받지 않으려고.. 다 내 마음 같지 않거든요.
팀원들이 어떤 식으로 일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기대가 있으셨을 것 같아요.
납득이 되는 일을 했으면 좋겠고 그래서 즐겁게 일했으면 좋겠다가 제가 가장 바라는 바였어요. 물론 그건 이상적인 근데 왜 그게 이상적이어야 하는지 제가 잘 모르겠어요. 그게 너무 당연한 일이잖아요. 모든 일은 납득이 돼서 일을 해야 되고 그 일이 추구하는 바가 그 밸류에 자기도 동의가 되어야 되고 안 되면 설득이라도 당해야 되는데 보통은 경주마한테 이렇게 씌우듯이 그렇게 보통 씌우는 경우도 간혹 있기는 해요. 근데 그렇게 일을 하면 무덤덤하게 일을 하게 되고 그러면 퀄리티가 확 차이가 나는 것도 사실이라 다 손해예요. 회사 입장에서 시키는 대로 해가 더 좋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물과 본인들이 충분히 신나서 했던 결과물은 정말 천지 차이가 나고 그럼 그 결과물에 대한 베네핏은 누가 보나요? 회사가 보잖아요. 또 그 결과물에 대한 손해도 회사가 보잖아요. 그러니까 사실은 다 같이 손해라고 생각은 해요. 그런 측면에서도 개개인의 행복한 근무 환경이 사실은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많이 생각했던 것 같고 그래서 그렇죠.
[지윤] 퍼포먼스와 아웃컴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정말 아웃스탠딩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려면 근무 환경을 즐겁게 만들어주고 모티베이션도 잘 줘야 되니까 모든 제반 작업을 하셨나요?
저는 그랬어요. 영수증 처리하고 이런 것들도 행정 업무가 좀 있거든요. 대기업은 조금은 체계가 복잡하다 보니까 그런 것들을 최대한 줄여주려고 많이 노력을 했습니다. 같은 시간을 써도 거기에 쓰는 시간을 쓸 바에야 차라리 내가 할게. 제가 진짜 한 적도 사실 있어요.
[지윤] 바꾸고 싶은 게 있었는데 다는 못했다라고 하셨는데 어떤 게 바꾸고 싶었어요?
저는 네이버 다닐 때 가장 좋았던 게 그런 행정적인 걸 아주아주 축약하던 그 시도가 너무 좋았거든요. 네이버 근무할 때 예산이 신청 이런 게 하나도 안 하고 있다가 대기업을 가니까 많이 또 다르더라고요. 근데 그게 회사 입장에서도 안 좋아요. 각 구성원이 가진 시간이 예를 들어 100이면 한 30%를 그거에 쓰면 70%만 일을 하는데 그게 좋을 리가 있나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어떻게든 좀 줄여보려고 노력을 했고 제가 담당했던 조직에 그런 거를 하는 스텝 부서가 있기는 한데 그 부서 멤버들이 조금 더 많은 일을 하게끔 가이드를 드렸고 대신 다른 베니핏을 드린다 할지라도 그래서 구성원들은 여기까지만 하고 이걸 넘기면 여기서 조금 더 일을 그러면 여기서도 조금 체계화가 필요하잖아요. 그러면 또 그걸 독려를 해서 일의 효율성을 높여보자 이런 것들 그런 시도들을 좀 했었어요.
[지윤] 모두가 즐겁게 일을 하는 거에 엄청 집중을 하셨고 필요한 베네핏을 생각을 해서 인센티브를 잘 주는 거에도 관심이 되게 많으셨던 것 같아요. 개개인은 너무나 개성이 강하니까 동기부여가 되는 게 다 다르잖아요. 근데 그런 걸 어떻게 파악하셨는지가 너무 궁금해요.
정말 어려워요. 그거는 거의 난제예요. 네이버 시절에 CTO셨던 김평철님께서 리더들을 모아놓고 평가는 구성원들을 성장시킬 수는 없지만 구성원들을 죽일 수는 있다 하신 적 있어요. 굉장히 뼈가 때려지는 얘기셨고 저는 그때 너무 그게 와닿아서 그 부분을 그래서 굉장히 평가만 할 때마다 그게 너무너무 부담이 되고 어떻게 하면 피해를 줄일까, 사실은 100은 없고요. 결국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그거에 좀 집중을 했었습니다. 아무리 객관적인 기준이 있다 하더라도 평가에는 그렇게 딱딱딱딱 이렇게 되지 않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그런 것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사실 혼자 하는 일을 하게 되면서 스트레스 지수가 거의 바닥에 가깝게 떨어져 누군가를 위해 얘기를 하거나 또는 누군가의 어떤 불평을 듣거나 불만을 듣고 그걸 해결해 주면 제일 좋은데 해결해 주지도 못하고 뭐 등등 이런 것들이 너무 많은 세월 동안 그걸 경험을 하다 보니 사실 그거에서 벗어났을 때 굉장히 홀가분하기는 했었어요.
수많은 조직원들을 경험하셨을 거잖아요. 인정할 만한 후배들이 비율로 어느 정도나 되는지가 궁금해요.
저는 상당히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보통 그런 얘기할 때 2 대 8 얘기하는데 저는 그 반대예요. 8 대 2였어요. 다 좋았어요. 다 좋았고 열심히 일했던 친구들이고.. 하지만, 진짜 아닌 친구들도 있긴 했죠. 근데 정말 손에 꼽을 정도였어요. 그러다 보니 평가가 훨씬 어려웠어요. 차라리 좀 그런 사람들이 있으면 마음 편하게 깔기라도 하겠다. 근데 너무 그런 친구들이 없고 다 너무 열심히 하고 잘하고 하니까 그게 굉장히 힘들었던 것 같아요.
현아님의 진심이 통했다라고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그런 점도 전혀 없지는 않았을 것 같긴 해요. 그러니까 계속해서 이 과제를 왜 하고 이게 왜 중요하고 니가 하는 일에 이 과제는 어떤 기여를 하는 거고 니가 이걸 못하면은 어떤 불편 사항이 생길 거고 유저한테 어떤 영향을 줄 거고 이런 얘기들을 사실 많이 많이 하려고 노력했었어 가지고 그런 부분이 아무래도 파악이 되면 조금 모티베이션이 되겠죠. 강화되겠죠. 그러면 그런 효과가 없지는 않았을 것 같긴 한데 어쨌건 멤버들 한 명 한 명이 다 괜찮았던 것 같기는 합니다.
IT 업계에 여성 동료들이 굉장히 많기는 한데
많나요? 많이들 낮아지더라고요.
[지윤] 저희도 엔지니어가 많은 회사인데 여성 비율이 되게 낮은 편이긴 해요.
기획자들은 실무를 하는 여자들은 많은데 임원급으로 가면 별로 없다라는 게 제가 느끼는 관점이었어요. 현아님은 내가 임원이 돼야겠다라고 어떤 계획을 세웠거나 아니면 그냥 자연스럽게 됐을 수도 있고요.
저는 임원이 뭔지 몰랐어요. 제가 세상 물정에 약간 좀 일만 하느라고요. 쿼리 로그만 들여다보고 드라마 뭐 하는지 모르고 그냥 로그 통해서 알고 그랬어요. 로그 보면 이런 드라마를 하는구나 그래서 무슨 무슨 사건 그게 뭔지를 몰랐어요. 네이버에서 플래닛 옮길 때 임원으로 옮겼는데요. 저는 임원이 계약직인 줄을 모른 거예요. 덜컥 옮기고 봤더니 계약직인 거예요. 난 정규직이 아닌 거예요. 그래서 얼마나 후회했는지 몰라요.
[지윤] 그래도 임원으로 옮긴다라고 했을 때도 기대하시는 바가 있으셨을 것 같은데 임원이라면 어떤 일을 하겠지 이런 게 그때 당시에 있으셨나요?
아니 아니요. 사실은 임원으로 가면 월급이 조금 더 많아진다. 임원으로 와야 월급이 더 많데, 연봉이 더 높아진데 그냥 그래서 간거에요. 근데 실무를 손 떼라고 했으면 안 갔을 수도 있어요. 똑같이 실무를 할 거라고 생각을 했으니까 간 거예요. 그래서 사실은 SK 텔레콤으로 이동됐을 때 현타가 왔죠. 정말 실무를 못하게 되는 거예요. 저한테 소스 코드 본다고 뭐라 하고 방해된다 하고 그걸 왜 보냐 하고 막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이건 아닌데 나 엔지니어로서의 그런 내 흐름은 끝나는 건가 이런 생각들을 많이 했었었고 그래서 사실 임원이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은 솔직히 정말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임원이 계약직인 것도 나중에 알았고 심지어 그것도 첫 번째 환영 회식 자리에서 누가 얘기를 해 주더라고요. 제가 그래도 여기는 한 5년은 다녀야죠. 했더니 예? 이러는 거예요. 임원 계약직인데요. 5년이요? 임원이 무슨 5년을 다녀 막 이러는 거예요. 그때부터 완전히 동공이 흔들리면서 임원은 계약직이에요? 그랬더니 그걸 모르고 왔냐고 해서 그때 정말 당황했던 생각이 기억이 나요.
그러면 임원은 추천하지 않는다?
여성, 남성을 떠나서 일을 함에 있어서 임원은 왜 필요한가 리더가 필요하지. 저는 임원과 리더의 차이는 좀 있는 것 같아요.
차이를 좀 설명해 주시면 뭘까요?
그냥 조금 하쉬하게 얘기를 하면 임원들은 계약직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본인들의 생명 연장을 위해서는 가치의 기준이 막 바뀌고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위치인 것 같아요. 근데 그게 과연 누구한테 도움이 될지 모르겠어요. 그 조직에 도움이 되느냐 그 회사에 도움이 되느냐 그 개인 빼고요. 임원 자신 빼고 어디한테 도움이 되나 구성원한테 도움이 되는지 그럼 더 나아가서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되느냐 잘 모르겠어요. 정말 진심 모르겠어요. 그 포지션이 어떤 이유로 있어야 되는지는 사실은 잘 모르겠어요.
[지윤] 리더는 계속 실무를 해상도 높게 보아야 하는 존재고 거의 20년 이상을 계속 그걸 유지를 하셨던 거잖아요. 내가 정말 일을 즐겁게 여겨서 보람차고 내가 이거에서 계속 가치를 얻으니까 계속하실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 자체가 너무 대단한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일을 안 할 것 같고 하기 싫어할 것 같아서 그 동력을 안 잃으려고 노력을 한 거죠. 그러니까 가치를 얻어서 그걸 할 수 있었다기보다는 하기 위해 계속해서 그걸 끌어온 거예요. 안 그러면 저는 일을 좀 확 놔버리고 그러니까 납득도 안 되고 재미없으면 뒤로 나자빠지기도 하거든요. 근데 그렇게 하기는 또 싫어서 그 동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근데 현아님, 일이 그렇게 좋으세요?
그러니까.... 네. 재밌어요. 아직까지
뭔가를 해낸다는 행위가 기쁜 건지 아니면 지금 하고 계신 그 주제 자체가 좋은 건지
둘 다죠. 사실 국어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거든요. 근데 석사 랩에 들어갔을 때 국어 그래머 책을 끼고 살 수밖에 없었어요. 태그드 코퍼스를 만들어야 되니까 그렇게 하니까는 또 괜찮더라고요. 그러면서 지금 LLM 시대까지 와서 이 변화가 참 크고 부럽기도 하고 지금 LLM으로 뭔가를 하고 있는 분들이 다 부럽고
현아님이 공부하고 평생 집중했던 기술이 완전 새로운 차원의 뭔가가 탄생한 거잖아요. 그걸 보는 심정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굉장히 부럽고 나도 저걸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해요. 정말로 몇 가지 작은 자문도 하고 있는데 자문을 하는 게 자문이 아니라 같이 과제스럽게 이렇게 같이 하고 그러고 있는데 재밌더라고요.
[지윤] 시대를 관통해 오면서 모두를 경험을 해보신 분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잖아요. 닷컴 버블 때부터 지금까지 왔는데 닷컴 버블과 AI 하이프는 어떤 느낌일까 이게 좀 궁금해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닷컴 버블이 무너지는 것도 무너졌지만 그것보다는 저한테는 음성 인식이 더 컸어요. 음성은 누구나 말을 하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키보드보다 음성이 더 쉽다고 다들 생각을 해요. 키보드는 그냥 기술적으로는 키보드 타이핑을 인식하는 게 훨씬 쉽고 음성을 인식해서 텍스트로 바꾸는 거는 훨씬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말로 하면 다 되는 그래서 음성 인식에 대한 기대치가 되게 높았어요. 근데 사실 그 당시는 운영 체제가 윈도우 95, 98, 98, 세컨에디션 XP 그것도 패치 무슨 버전 해서 돌아다니는 상용화된 운영체제만 한 7, 8개 버전이 있고 그다음에 퍼스널 컴퓨터들도 조립식 컴퓨터들이 많아서 사운드 카드니 이런 것들이 전부 제각각이고 정품보다는 그리고 마이크는 뭐 말할 것도 없고 난리가 났던 시절이에요. 근데 그러다 보니까 음성 인식이 사실은 신호에 대한 품질이 굉장히 굉장히 중요한 게 그 분야 아무리 LLM이 어쩌고 해도 잡음 껴서 들어오는 소리에는 감당이 안 될 거예요. 물론 잡음 데이터를 엄청 많이 해서 뭔가 학습을 하면 모를까 사실 그거는 쉬운 얘기는 아니고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왜 이런 것도 못 알아듣냐 그러다 보니 익스펙테이션 레벨은 이만큼인데 저희 기술은 본부 본부 하던 시절이잖아요. 그런 시절이니까 음성 인식이 돼서 시장으로 진입을 하려다가 그게 다 해서 사실 회사가 그때 제가 몸 담았던 회사가 거의 개점 휴업을 하고 파산을 결국 해버렸어요. 그리고 또 그 회사가 그래도 그나마 거기 모여 있던 친구들이 좋은 인력들이 많아서 다시 다른 회사로 이전이 되긴 했지만 음성 인식 시장이 살아나지를 않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음성 인식이라는 그것이 변화하는 게 저한테는 아주 크게 와닿았는데 결국 우리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거는 이 디바이스가 통일됐기 때문이 안드로이드로 대동단결 또 맥이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 그러다 보니까 디바이스가 통일되니까 들어오는 신호도 깨끗하겠죠. 그리고 그걸 처리할 수 있는 기술도 조금은 단일화가 되고 그러면서 완전히 퀀텀 점프를 하게 됩니다. 물론 거기에 음성 인식 엔진을 학습시키는 데에 딥러닝이 들어간 게 거기서 또 한 번의 퀀텀 점프가 일어났던 부분이 있는데 근데 아무리 알고리즘이 퀀텀 점프를 해도 들어오는 신호가 엉망진창으로 들어오면 그거는 방법이 없거든요. 근데 어쨌건 우리가 대부분의 디바이스를 다 스마트폰으로 쓰고 있는 이 시대가 되니까 그 부분이 별로 문제가 되지는 않은 상황. 근데 사실은 세컨드 스마트 디바이스로 보통 자동차를 많이 얘기하잖아요. 이제 자동차는 또 한 번의 과제가 되기는 할 거예요. 모든 OEM들이 똑같은 걸 만들어내고 있지는 않잖아요. 차량의 쉐입도 다르고 그러면 사람들이 앉았을 때 마이크 위치에 최적의 위치도 다 달라지거든요. 그런 것들에 대한 고민이 다시 또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해요.
현아님 인터뷰를 모시면서 지윤님께도 객원 MC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드렸는데 지윤님이 오늘 느낀 게 있나요?
[지윤] 아까 데일리 리포트 얘기를 듣고 좀 반성했던 포인트가 뭐냐면 저희 회사 문화가 셰어링이에요. 셰어링은 좋은 문화인데 제가 여기에서 리더를 처음 해 본 거예요. 그래서 깨달았던 게 생각보다 이거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 수신을 하는 분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정보를 가공하는 데 너무 에너지가 많이 들어요. 아까도 2시간 든다고 하셨는데 개개인의 니즈가 엄청 다른데 모티베이션을 얻는 것도 너무 다른데 그걸 잘 맞추는 게 공부를 해야 되는 영역같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나 좀 더 힘내봐야겠다. 저도 그게 고민이었거든요. 저는 아직 이렇게 허덕허덕 대고 있어서 리딩을 하고 매니징을 하는 거랑 실무를 같이 가져가는 게 너무 힘든데 정말 잠을 줄여야 되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지치고 있던 와중이었거든요.
[현아] 두 마리 토끼 다 잡으셔야 돼요. 두 마리 토끼 중에 한 마리는 놓쳐야 된다고 생각하면 뭘 고르시겠어요? 고를 수 없죠. 다 잡아야 돼요
[뚜까] 제 또래들이 오늘 듣고 느끼는 게 제 또래들은 지금 한참 여성 임원이 되고 싶다. 여성 리더가 되고 싶다 의욕이 넘치는 연차인 것 같은데 희망적인 거는 보통 저희가 회사 내에서 현아님 같은 여성 임원 분들을 가까이서 마주할 기회가 없다 보니까 되게 완벽하게 태어난 사람처럼 보일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근데 오늘 느낀 점은 현아님도 하기 싫은 일을 하기 위해 모티베이션을 찾는다고 하시는 게 아 저렇게 리더분들도 다 하기 싫은 일이 있었겠구나
LLM 나오고 이런 것들이 되게 부럽고 나도 하고 싶다는 말씀하셨잖아요. 지금 한창 그 중심에서 일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지 궁금해요.
근데 사실 저는 그 델타를 알고 있어서 이 기술에 대한 어떤 기대치 그다음에 이게 얼마나 기존의 코스트를 많이 줄여주는지를 정말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사람이지만 이 기술을 처음 접한 분들은 그냥 여기가 출발선일 거예요. 그래서 아마 기술에 대한 아쉬움이나 실망감 이런 거는 제가 기존 기술로 느꼈던 거나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그래서 여전히 왕도는 없고 비법은 없으니 아무리 LLM이 신출귀몰한 능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냥 기술은 기술 중에 하나지 걔가 전지전능한 그런 띵은 아니거든요. 그러다 보니 역시나 기술을 대하는 그 마음가짐을 얘나 지금이나 똑같이 가지면 된다고 생각을 하고 얘는 부족한 애다. 내가 이걸 잘 활용하는 게 너무 중요하다. 그냥 그 느낌 그 자세 그 마인드로 대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일 있으세요?
저는 다시 정규직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LLM 가지고 개발도 하고 요즘은 LLM 기반으로 뭘 하게 되면 PO 같은 일, 기획도 했다가 QA도 했다가 이것저것 다 하잖아요. 제가 최근에 그런 비슷한 일을 해보고 있는데 화면 디자인까지 다 했어요. 요즘 UX 디자이너들은 피그마 같은 거 써서 하는데 제가 그 툴을 예쁘게 만들 필요는 없고 프론트 개발자가 있으니까 그냥 제가 이런 구도로 이런 컨셉으로 하려고 해요를 LLM 가지고 놀면서 HTML로 만들어 가지고 화면 스샷 떠가지고 이렇게 만들어서 하니까 충분히 커뮤니케이션이 되더라고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하고 싶은데 못한 이야기 있으시면 해주셔도 좋습니다.
초등학교 가면은 체력은 국력 적혀 있고 근데 나이를 들면 들수록 가장 와닿는 글귀거든요. 그래서 여러분 모두 체력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그런 오해가 있어요. 정신력만 강하면 된다. 그거 정말 오해예요.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정신력은 강하지 않아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강한 정신력도 가능합니다.
아이티백에서 차 한잔 함께 나누었는데 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일단 이름을 너무 잘 지으셨어요. 정말 절묘하더라고요. 누가 지으신 거에요? 아이티백(IT100), 티백(tea bag). 이름 진짜 잘 지었다 그런 생각 가졌고 저도 이질감이 전혀 없네요. 격세지감 이런 게 없이 우리 그냥 예전에 같이 과제하던 미팅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그래서 기분 좋았고 세 분 만나 봬서 너무 반갑고요. 지윤님 일하시는 스타트업 잘 되실 겁니다.
CREDIT
글 오잉
인터뷰 지윤, 뚜까, 찌니, 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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