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AI 스타트업 마케터, 헴
새로운 걸 계속 좇아가고 싶고 뒤쳐지면 안 될 것 같은 기분도 들어서 새로운 거를 내가 제일 먼저 해본다라는 게 제일 효용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호기심이 포인트라기보다는 새로운이 포인트인 것 같아요. 내가 자그만한 거라도 프티어가 될 수 있다면 나는 너무 좋다.
나도 마케터로서 사람들이 AI를 쓸 때 자신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줘야겠다. 글로 풀던 기술 책자를 만들던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안녕하세요. 헴님 자기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AI 분야에서 PR과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4년 차여요.
어쩌다가 IT 업계에서 일하게 되셨어요?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에 있었는데 그때 한창 메타버스가 흥할 때 있었어요. 제페토에 월드 맵 만들고 이럴 때가 있었는데 그때 저에게 ‘메타버스 기획안을 짜봐라’ 그렇게 한 거예요. 그 전까지도 기술에 관심이 있기는 했는데 이거를 내 업으로 삼아야지라는 생각은 안 했던 것 같아요. 근데 그걸 계기로 좋은 기회에 3D 비전을 하는 회사로 이동하면서 AI 필드에 입성을 하게 됐죠. 그 전에는 PR 대행사에 있다가 마케팅으로 좀 하고 싶어서 PR이 좀 너무 정적이고 생각보다 재미가 없더라고요. B2C 마케팅을 하고 싶었던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온라인 대행사 쪽으로 갔었고 근데 거기서 하필 나에게 퇴사 시그널을 준 거야. 메타버스 기획안에 써보라고 그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된 것 같아요.
그때 메타버스 마케팅 하는 곳 많았잖아요. 헴님은 메타버스의 어떤 점에 매료되셨어요?
제일 최신이다. 저 지금도 그렇거든요. 새로운 거를 계속 좇아가고 싶고 뒤쳐지면 안 될 것 같은 기분도 들어서 새로운 거를 내가 제일 먼저 해본다라는 게 제일 효용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첫 직장 커리어를 얘기해 주신 것 같은데 살면서 잘한 일 중에 하나를 첫 직장을 작은 기업으로 가신 걸 꼽아주셨어요.
많은 인간 군상을 작은 회사에서 만났는데, 정제되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제가 처음 정규직으로 일한 작은 회사에서 사람을 거기서 배웠다고 해야 되나 일을 했을 때 그냥 시스템 안에서만 일을 하지 않고 정말 이게 내 일인가 싶은 것도 그냥 다 하게 되니까… 마케터로 들어갔는데 진짜 다 하는 거지. 그래서 나중에 다른 회사에 갔을 좀 더 많은 직군을 이해하고 좀 더 많은 사람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아니고 만약에 좀 큰 회사에서 먼저 일을 했더라면 제 성격상 좀 더 이해심이 부족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하면서 도전적이거나 어려웠던 경험 혹은 뿌듯했던 경험이 있으세요?
메타버스 기획안 했을 때, 그게 비딩 됐을 때 진짜 너무 짜릿했어요. 비딩에서 성공했던 계약 건 중에 하나였는데 그걸 나 혼자 했어요. 진짜로 그 작은 회사에서 누가 있겠어요. 아무튼 그래가지고 너무 뿌듯했다. 나 혼자 해서 더 뿌듯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작년 10월에 기술 테크 블로그를 하나 썼는데 그게 대박이 났어요. 아직도 그걸로 우리 웹사이트에 유입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그거 이후로는 없습니다.
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걍 하자’라고 적어 주셨어요. 이렇게 정하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나는 차일피일 미루는 사람들이 좀 싫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차피 해야 되는 거고 어차피 이거를 지가 할 거거든 근데 이거를 미루고, 막 커피챗 하면서 싫다, 회사를 퇴사할까부터 시작해가지고 이렇게 하는 게 너무 남한테도 피해고 자기한테도 안 좋거든. 결국엔 야근 할 거면서 그래서 강 하자!
좋은 동료를 말 잘하는 사람이라고 적어주셨는데 말 잘하는 사람이 왜 좋아요?
나는 뚜까를 보고 그걸 쓴 거예요. 나는 이 친구가 여기 이 자리에 있어서 얘기를 하는 게 아니고 지금 살면서 만난 - 물론 4년 차밖에 안 됐지만 - 사람들 중에 제일 말 잘 하는 사람이거든요. 미팅을 딱 시작하잖아요. 그러면은 무슨 빙의 한 것처럼 나오고 임기응변이 진짜 대단하다. 완전 첫눈에 알았지. 친구가 될 거라는 걸. 처음에 제가 약간 새침했거든요. 근데 뚜가가 먼저 이제 뭔가 인사도 해주고 계속 말을 붙이고 막 먹을 것도 막 주고..
뚜까가 말을 잘하니까 햄님이 뚜까를 좋아하므로 말 잘하는 사람이 좋다 이런 의미일까요?
두 가지죠. 말 잘하는 뚜까와 친구 뚜까가 좋은 거지. 그럼으로써 이제 말 잘하는 사람이 멋있다라고 생각이 된 거고.. 뚜까는 말을 하면 다 백발 백중이라 말을 안 담아도 돼. 말로 글을 쓰는 것 같아요. 말을 진짜 잘했어요. 그니까 좀 멋있어 보이는 그런 구석을 좀 좋아하는 것 같아요. 말 잘하는 사람은 특출 나기 때문에 그게 they are showing 뭐라 그래야 되지 이렇게 드러나요. 말을 못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
해외에서 오래 생활해서 그런 거 아니에요? 영어로 말할 때도 그런가요?
맞아요. 그래서 글이 더 편한 것 같아요. 그 영어도 글이 더 편하고 영어도 글이 더 편한 것 같아. 맞아요. 실수할까 봐 그게 제일 무서운 거 같아요.
말을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고 실수하고 싶지 않은 나의 마음 때문에 그런 거 아니에요?
맞아요. 그래도 어쨌든 말을 못하고
외국 생활 경험이 있어요?
캐나다에서 2년 있었고 미국에서 2년 있었고 네 그랬어요.
어린 시절의 외국 생활이 지금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어요?
네, 아무래도 있지 않을까요? 저는 사실 못 느끼겠는데.. 아니 또 모르겠어. 왜냐하면 그 뚜까님이 저를 대원군이라고 저장을 해놨다고 하더라고요. 뚜까님, 왜 그랬죠?
뚜까 헴님은 외국에서 살다 온 느낌이 많은데 또 사람 관계에 있어서 깍뜻하고 굉장히 예의범절이 바르고 보수적이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되게 특이하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뭔가 자신의 머리는 깨어 있는데 어른들 대할 때는 안녕하십니까 약간 이러고 하는 게 좀 대조적이라고 느꼈어요.
뚜까님 얘기에 동의해요?
맞아요. 그래서 그런 점에 있어서는 사실 한국인이다 싶다가도 뭐 일을 할 때나 아니면 사람을 만날 좀 스스럼 없어지고 싶어요. 한참 취준 할 때 아빠가 “너는 대기업에는 못 들어갈 것 같다” 이러시는 거예요. 왜냐하면 아빠가 대기업에 다니시는데 뭔가 제가 시스템에 잘 어우러지는 어우러지지 못하는 사람일 것 같아요. 근데 저도 사실 공감하는 부분이거든요. 뭔가 저는 상사한테 깍듯하고 뭐 인간을 대할 때 깍듯하지만 이 사람이 내가 배울 점이 없으면 깍듯하지 않아요.
깍듯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요, 막 그냥 하대해요.?
하대하지도 않는데 그냥 약간 티가 나요.
너는 배울 점이 하나도 없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너는 좀 알아야 돼 라고 티를 내는 거예요?
어떻게 잘 아세요? 진짜 그래요. 예전에는 그랬거든요. 지금은 안 그래요. 지금은 많이 좀 융화되었어요. 갱생을 했어요. 얼마 안 됐어요. 그 제 전 사수로부터 그걸 좀 배웠어요.
시간이 지나면 헴님이 어린 친구를 받을 거잖아요. 그 친구한테 배울 게 엄청 많은 사수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혼자 일하고 싶어요. 아직까지는 혼자 일을 하고 싶고 왜냐하면 저 스스로도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하지만 이제 준비가 완전히 됐고 뭔가 나도 어느 정도 이런 AI 필드에서 많이 아는 사람이 되어야..
햄님이 진짜 AI 분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큰 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AI에서 가장 흥미롭게 보고 계신 파트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그 답변을 썼을 때는 GPT를 썼는데 지금은 GPT가 너무 답변을 못 해서 Claude를 쓰고 있어요. 근데 사실 계속 바뀌어요. Claude를 썼다가 Gemini를 썼다가 GPT를 썼다가 이렇게 쓰는데 저는 GPT나 Claude 이런 대형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는 LLM 베이스의 챗봇 이런 애들은 굉장히 어려운 제품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내가 원하는 요구 사항을 명확히 입력을 하고 답변을 받고 이렇게 해야 된다는 게 포토샵 같은 느낌이에요. 그러니까 나한테 재료는 많아. 근데 내가 셰프가 아니야. 이게 사람도 타잖아요. 그래서 프롬프트도 막 서로 공유를 하고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어려운 제품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 점에 있어서 Claude는 사용자로 하여금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인터페이스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GPT는 딱 화면 들어가 보면 너무 광활해요. 여기 사이드가 있고 여기 완전 이렇게 질문 저기 있고… 근데 Claude 들어가 보면 딱 중간에 이렇게 되어 있어서 사람이 겁이 안 먹게 되거든요. 기술하고 상관없이 AI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그런 점도 다 기획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왜냐면 이건 어디서 본 건데 ‘사람은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환경에 놓아주면 뭐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른다.’ 라는 말을 제가 자주 쓰는 Canva의 최고 제품 책임자 카메론 씨가 그런 인터뷰를 했었어요. 그걸 보고 느낀 게 나도 마케터로서 사람들이 AI를 쓸 때 자신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줘야겠다. 글로 풀던 기술 책자를 만들던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런 의미에서 Claude를 좀 자주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질문이 뭐였죠?
요새 AI 파트의 분야에서 가장 흥미롭게 보고 있는 부분
그런 부분이에요. 사용자를 어떻게 잘 쓰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왜냐하면 고객사 미팅 가면 위에서 “요즘 Gemini AI 거 한번 우리도 도입해 봐” 아니면 “정부에서 지원해 준다니까 우리도 한번 해보자.” 그래서 우리한테 컨택을 막 해요. 미팅 가서 들어보면은 그들도 뭘 원하는지 몰라. 그렇게 하려면 이제 제 역할이 중요한 거죠. 그러니까 유스 케이스를 계속 만들어서 책자를 뿌리고 “너네 이런 것도 할 수 있어.” 아니면은 세일즈 팀이 거기 미팅 가기 전에 이제 유스 케이스를 장표 작업을 해 가지고 “이렇게 써보는 건 어때요? 다른 기업은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뭐 이런 걸 좀 소개를 해 주면 그들도 거기서 시작할 수 있는 거죠. 자신감을 얻고 아 이런 것도 되는구나 막 이러면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Chat GPT 다 할 수 있던데 우리도 다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그건 안 되고요. 왜냐하면 기업에서 쓸 수 있어야 돼요. 기업 정보를 Chat GPT에 올려서 쓸 수는 없잖아요. 비용 효율적이어야 되는데 전혀 효율적이지도 않고 아무튼
두 가지로 나눠서 질문하고 싶어요. 기업을 위해서 유스 케이스를 많이 만든다고 했는데 그 기업이 택했든 아니든 ‘이거는 진짜 괜찮은 것 같아.’ 그런 게 있으면 그게 뭔지가 궁금하고 그냥 헴님 개인적으로 쓰는데 참 좋다. 이런 게 있으면 알려줄 수 있어요.
첫번째는 고관여 제품 다루는 기업들, 상품의 옵션이 굉장히 다양하잖아요. 예를 들어서 LG면 냉장고가 엄청나게 많고 색상도 많고 용량도 다양하고 근데 그거를 세일즈맨이 다 숙지하지 못해. 왜냐하면 계속 바뀌고 이벤트나 행사, 제휴 카드 이런 것들도 계속 바뀌기 때문에 그들도 누군가한테 물어봐야 되는데 항상 책자를 보면서 스터디할 수 없고 뭔가 물어볼 수 없잖아요.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톤앤매너가 정돈된 세일즈맨이 필요할 텐데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대화형 AI인 것 같아요. 그래서 고관여 제품을 다루는 기업이라면 이걸로 인해서 만약에 전환이 되면 또 그것도 매출 상승에 도움이 크게 되니까 그래서 그런 대고객용으로 써도 되고 아니면 내부적으로 교육용으로 써도 되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Claude랑 소설을 쓰고 있거든요. 근데 생각보다 아이디에이션 할 때 너무 좋아요. 그러니까 걔 거를 그대로 복붙을 하는 게 아니고 걔가 나를 응원해 주잖아. “정말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막 이러면서 “이런 아이디어는 어떨까요?” 이러면서 막 제안도 해줘. 이거 너무 좋은 사수인거야. 이게 어시스턴트인 거야. 보조작가. 그런 점에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소설을 쓰는 행위라기보다는 나를 응원해 주는.. 그리고 저는 테크 블로그 쓸 때도 초안을 쓰잖아요. “이 문장은 어때?” 한 번 더 컨펌 받고 싶은 거야. 그러면은 “어 훌륭합니다. 이런 거는 어떨까요?” 뭐 이런 게 좋은 것 같아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늘 가지고 계셨던 것 같은데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어떤 것들에 호기심을 가졌는지 궁금해요.
사실 그거는 호기심이 포인트라기보다는 새로운이 포인트인 것 같아요. 내가 자그만한 거라도 프런티어가 될 수 있다면 나는 너무 좋다. 예를 들어서 4학년 때 엄마가 프린터 고쳐달래. 너무 좋은 거야. 우리 집의 새로운 기계가 프린터였거든. 새롭잖아. 그리고 이 프린터를 고치는 것도 컴퓨터로 하는데 이것도 새롭고 약간 그런.. 새로운 걸 다 좋아하는 건 아니고 컴퓨터적으로 새로운 걸 다 좋아했던 것 같아요. 카메라 이런 거 되게 좋아했고 장비 이런 거 아기 때부터 좋아했고 카메라는 지금도 좋아하고
10년 후에 제주도에서 농사 짓고 싶다고 하셨어요. 이렇게 새로운 거 좋아하는데 제주도 가서 농사 어떻게 지을까요?
근데 그거는 사실 이룰 수 없는 거라 그냥 계속 꿈꾸는 것 같아요. 절대 그걸 할 수 없을 것 같아. IT 필드에 계속 있겠죠. 하지만 뭔가 감성이 젖어서 쓴 것 같아요. 아니 아니 하고 싶어요. 그러니까 환상 같은 건데 하지 못하는 거죠. 10년 뒤에는 못 할 것 같아요. 만약에 근데 그 메트릭스 같은 세상이 온다면 할 수 있겠지.
외국에서도 오래 살았는데 제주도인 이유가 있어요?
일단 제가 제주랑 좀 터가 잘 맞는 것 같아요. 계속 속으로는 그런 고요한 삶을 살고 싶은가 봐요.
캐나다나 미국에서도 고요한 곳 많을텐데..
거기는 그만 가고 싶어요. 거기 너무 광활해요. 나 근데 제주도 진짜 진짜 좋아요. 그런 거 같아. 뭐랄까 그 좀 알 수 없는 이유로 끌리는 그거가 있어.
아이티백에 나와야 되겠다라고 생각한 계기가 있나요?
아까 말했다시피 여기가 무대니까 여성들을 위한 무대니까 나와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다 여자들 사이에 있으니까.
오늘 AI나 다양한 얘기가 나와서 좋았는데 헴님은 어떠셨어요?
저는 너무 재밌었어요. 재밌었어요. 재밌었고 한 번 더 나오고 싶은데 그때는 다른 이름으로 나와도 되지 않을까요? 아무도 모를 것 같아요.
CREDIT
글 오잉
인터뷰 디디, 뚜까, 오잉, 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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