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프론트엔드 개발자, 로나
내가 틀릴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는 게 그 사람의 실력을 많이 부스팅 시키는 게 있어요. 그 부스팅 효과가 진짜 크죠.
AI에 의해서 개발자 수가 많이 줄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고 개발 실력, 비즈니스 로직, 알고리즘 이런 건 AI가 더 잘하기 때문에 그 외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요구사항 분석은 Chat GPT가 잘 못하거든요. 맥락이 없으니까 그 맥락을 내가 설명을 해줘야 되는데 기획서랑 커뮤니케이션 해서 그 맥락을 잡는 것은 인간이죠.
한국을 빛낸 IT 100인 로나님을 모셨습니다. 자기 소개 부탁 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5년 차 프론트엔드 개발자고요. 전공자는 아니고 연극 영화 연출 전공하다가 디자인 퍼블리셔를 하다가 UI 개발자 하다가 프론트엔드 개발자까지 하고 있고 지금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영화 연출 전공이신데 개발자로 계신 거잖아요. 그 스토리를 자세히 듣고 싶어요. 어쩌다 IT업계에서 일하게 되셨나요?
특별한 건 없고 원래는 초등학교 때부터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항상 장래 희망을 영화 감독 이렇게 하고 영화 진짜 많이 보고 왓챠에 영화 평가한 거 1천 개 되고 영화를 진짜 많이 봤었어요.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대학교를 관련된 거를 들어가서 수업을 듣고 영화 실습해 보고 했는데 ‘나는 영화를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도 많이 들었고 연출에 일단 재능이 별로 없었어요. 그때 부모님이 중국에 계셨어서 중문과 복수 전공을 하고 유학도 갔다 오고 하면서 언어 공부하는 게 재밌어서 언어를 해볼까 했는데 또 언어 쪽으로도 가려면 대학원을 가야 되는데 저는 공부는 싫거든요. 학교에서 4학년 때 해주는 적성 검사 같은 거 했는데 프로그래머가 나온 거예요. 근데 진짜 중학교, 고등학교 때부터 맨날 적성 검사를 하면 프로그래머가 나왔어요. 근데 저는 컴퓨터 이런 거 아무것도 모르고 그래서 그냥 한번 공부를 해볼까 싶었죠. 아빠가 공대를 나오셔가지고 엔지니어링 일을 하세요. 어쩌면 내가 그런 게 피에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일단은 퍼블리셔 과정을 들었고 듣다가 너무 재미있어가지고 더 해야겠다 해서 공부를 좀 더 하게 됐죠. 그러다가 취직이 됐고 퇴사해서 지금 신랑을 만났어요. 직장 동료에서 남편이 됐죠.
적성 검사할 때마다 프로그래머로 나왔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 때문에 그렇게 나온 걸까요? 개발하는게 적성에 맞으세요?
네, 완전 맞아요. 저는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몰입하는 걸 좋아하고 그냥 가만히 앉아서 끈질기게 해결하는 그런 느낌 그리고 그걸 해결해 나가는 게 재미있어요. 백엔드 개발자였었으면은 좀 빨리 질렸을 수도 있었을 텐데 프론트엔드 개발자이니까.. 아무래도 제가 영상 쪽을 했잖아요. 파이널컷 프로나 이런 걸 했었으니까 트랜지션이나 페이드인, 페이드 아웃 이런 게 프런트엔드 개발에도 있고 하니까 그런 거를 학생 때 많이 해서 그런지 이거를 웹으로 구현하는 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어쩌다가 프리랜서 개발자를 선택하게 되셨나요?
건강 때문에 퇴사를 급하게 했어요. 공황장애가 있었어요. 야근도 좀 많이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하면서 공황장애가 생겼고 그래서 급하게 퇴사를 하게 됐는데 그때 마침 남편 직장인 동탄으로 가게 되면서 이사를 가게 됐어요. 그래서 수원에서 서울로 왔다 갔다 하려면 지하철로 몇 시간은 타야 되는데 그때 지하철을 못 탔었거든요. 그래서 프리랜싱을 해가지고 외주로 일을 시작하자 이렇게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제가 워낙 좀 가만히 못 있는 사람이거든요. 2주 쉬고 나서 막 좀이 쑤시는 거예요. 지하철이나 이런 거는 못 타는데 가만히 있기가 싫고, 심심하고 그래서 이것저것 많이 했어요. 요가도 하고 그림도 배우고 했는데 남편이 “내가 봤을 때 너는 프리랜서가 진짜 잘 맞다. 너는 일단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는 걸 너무 잘하고 새로운 환경이 던져지는 거 되게 좋아하니까 프리랜서를 해라” 해서 위시켓에 이력서를 등록 했더니 바로 연락이 와서 일을 하게 됐어요. 근데 클라이언트 측에서 계속 연장하고 연장하고 하면서 거기서 1년 이상 일을 하게 됐어요.
프리랜서 천직이신 것 같은데 보통 프로젝트 단위로 프리랜서 계약을 하고 진행을 하잖아요. 주로 어떤 작업을 의뢰받거나 수행하세요?
그때 그때 다른데 일단은 리액트 (React.js)랑 뷰(Vue.js) 이렇게 두 개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와요. 제가 잘하는 쪽은 화면 예쁘게 하고 이런 거거든요. 퍼블리셔한테 화면은 다 돼서 오고 저한테 비즈니스 로직만 짜게 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둘 다 하게 하는 경우가 있고 뭐 그렇게 다양하게 있어요.
프리랜서로 외주를 할 때는 다른 업무를 하는 분들하고 한 팀으로 프로젝트를 하는 거예요?아니면 그냥 순서대로 디자인 다 된 거를 퍼블리셔가 작업하고 백엔드 작업해서 로나님한테 온다거나 어떤 식으로 일이 진행이 되는 거예요?
그것도 그때 그때 다른데 보통은 한 팀으로 하긴 해요. 좀 큰 회사 같은 경우는 다 돼서 오긴 해요. 그러니까 디자인이랑 퍼블리싱을 어떤 외주 업체한테 맡겨서 그게 끝나면 저한테 넘어오고 뭐 그런 식인데 선호하는 건 아무래도 같이 하는 거죠. 왜냐하면 딱 끝나고 나서 제가 요청을 할 수가 없으니까.
업무도 계속 바뀌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도 계속 바뀌는데 그런 것도 좋아하세요?
좋아하기는 하는데 힘들 때도 있긴 하죠. 근데 솔직히 안 맞는 사람이랑 계속 일하는 것보다는 나아요. 좀 부담이 덜할 수도 있죠. 그분들도 크게 트러블을 만들거나 그렇지 않아요. 그러니까 애초에 서로에 대한 기대가 크게 없어요. 저는 그래도 계약해가지고 그 회사 가면 친구 한 명씩은 얻어 왔어요.
살면서 도전적인 경험, 어려웠던 경험 혹은 뿌듯했던 경험이 모두 프리랜서 개발자 한 것이라고 해 주셨어요.
뿌듯했던 경험은 퍼블리셔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이직했었어요. 그런데 UI 개발자에서 게임회사 인하우스 개발자로 일해서 프론트엔드로 한 번 바꾸고 그 다음에 뷰(Vue.js)를 쓰다가 리액트(React.js)하는 서비스 회사로 이직했어요. 기술이 계속 바뀌는데 그거를 쫓아가야 된다는 압박이 있었거든요. 안 해봤으니까 뽑아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좋은 기회가 돼서 갔고 리액트랑 타입스크립트(TypeScript)랑 서비스 회사 경험도 해보고 해서 그게 제일 뿌듯했던 경험일 수 있는 것 같아요.
도전적이었거나 어려웠던 경험은 프리랜서를 하기 전에 저는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해서는 의심을 한 번도 품은 적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다들 “네가 공황장애 걸릴 만큼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그 직업을 갖는 게 아니지 않냐” 부모님도 그렇게 말씀하시고 했는데 제가 생각했을 때는 나는 개발 좋은데 이렇게 생각을 했었죠. 그래서 아무것도 안 해야 되나 그랬었는데 그냥 하게 됐고 하게 되니까 또 잘 하게 되고 이러면서 계속 일이 끊기지 않고 한 번도 안 끊겼거든요. 1년 반 정도 했는데 저는 일단 경력이 일단 4~5년 차밖에 안 되는 중니어고 대기업에서 엄청 오랫동안 재직해서 네트워킹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을 따낼 수 있는 루트가 확실하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위시켓이나 원티드 긱스로 이력서 만들어서 했었거든요. 제 캐릭터로 된 명함 같은 거 하나 만들어서 거기에 작은 이력서처럼 제가 가지고 있는 기술 스택이나 이런 것들을 써서 면접 볼 때마다 그걸 드리고 했거든요. 그러면서 일을 계속하게 됐었는데 계약이 끝나면 다시 일을 못 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되게 있었거든요. 근데 연속적으로 하면서 ‘아 되는구나’ 하면서 도전적이면서도 어려웠으면서 뿌듯했던 것 같아요.
새로운 개발 언어 배울 때는 어떻게 공부해요?
공부 안 하고 그냥 냅다 만들어요.
공부 안 하고 막 만들어져요?
근데 챗 GPT도 있고 공식 문서도 잘 돼 있고 그리고 리액트나 뷰3나 비슷비슷하고 그렇죠 그리고 사실 라이브러리나 그런 것들은 공식 문화도 잘 되고 하니까 비슷비슷하니까, 프론트 엔드는 그런데 백엔드는 저도 모르겠어요.
특정한 개발 언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언어를 할 때 큰 맥락이 같으니까 그냥 비슷비슷하다고 얘기하는 걸로 생각해도 될까요?
근데 리액트랑 뷰 이런 건 다 자바스크립트 기반이기 때문에 새로운 언어는 아니고 새로운 프레임워크고 새로운 라이브러리이기 때문에 제가 러닝 커브를 그렇게 크게 극복을 안 했던 것 같고 예를 들어 백엔드 개발자분이 자바(JAVA)다 파이썬(Python) 하신거나 이러면 아무래도 좀 그런 게 있겠죠. 그리고 사실 프론트엔드는 워낙 너무나도 많은 라이브러리랑 프레임워크랑 그런 것들이 계속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나고 쓰다가 안 쓰다가 이렇기 때문에 다들 좀 그런 그렇지 않을까요? 프론트엔드 개발자 분들은 보면은 다 많이 해봤어요.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새로운 것들 나오면 한번 적용해 볼까 이런 게 여전히 재미있으세요?
전 재밌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남편이 개발자다 보니까 그런 것들을 잘 알려주거든요. 오히려 저보다 신기술을 더 관심 있어 하고 적용하는 걸 되게 재밌어 하는 스타일이라서 그 중에서 자기가 시도해 본 것들 중에서 제일 괜찮은 거 몇 개 말해주면 제가 기술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면 그거를 써서 뭔가 해보려고 하긴 해요.
요즘 제일 핫한 언어가 뭐예요?
프론트엔드에서 핫한 언어는 리액트죠. 스벨트(Svelte)랑 리액트인 것 같은데 스벨트는 실제로 쓰는 곳은 아직 없는 것 같고 서비스를 할 때 리액트를 제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프리랜싱으로는 뷰가 되게 많아요. 회사 서비스 회사에서는 뷰 요새 많이 안 쓰잖아요. 근데 프리랜싱으로 진짜 많아요.
왜 그런 거예요?
이건 제 생각인데 리액트 같은 경우는 스타일을 입히려면 스타일 컴포넌트나 이모션 이런 걸로 해가지고 CSS랑 HTML이랑 비즈니스 로직이랑 이렇게 딱 구분을 지을 수가 없거든요. 근데 뷰 같은 경우는 구분을 지을 수가 있어요. 그래서 CSS만 뽑아서 퍼블리셔 분한테 맡겨서 그게 딱 끝나면 비즈니스 로직만 기계처럼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작업 해서 큰 대기업에서는 회사 내부에 시스템을 만든다던가 그런 것들은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그냥 제 추측이에요.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게 ‘싸가지가 있는 것’이라고 하셨어요. 로나님에게 싸가지란 무엇인지 궁금해요.
프리랜싱도 했고 이직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겪어봤는데 저의 개인적인 생각인데 개발 능력, 디자인 실력 이런 것보다도 내가 틀릴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고 그런 게 그 사람의 실력을 많이 부스팅 시키는 게 있는데 그 부스팅 효과가 진짜 크다 이런 걸 느꼈어요. 회사 다녔었을 때는 정말 실무적으로 능력이 좋은 분들도 많이 봤는데 결국에는 팀으로 보면은 성과가 안 날 때가 많았거든요. 근데 프리랜싱 하면서 실무적으로는 제가 예전에 같이 일했었던 시니어 분들보다는 못하는데 매니징을 너무 잘하고 수용적이고 틀렸다는 걸 인정을 굉장히 잘하고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빠르게 선택해 나가고 하는데 팀으로 보니까 엄청 실적이 좋은 거예요. 그래서 그런 경험을 되게 많이 봐서 그게 진짜 중요하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회사 다녔었을 때는 개발자들끼리 ‘개발은 뭐 이런 거고 개발을 잘해야 되고’ 막 이런 거 있잖아요. 남편도 개발자니까 ‘거기는 실무를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고 이래서 내가 마음에 안 들고’ 이랬는데 남편이 “그 회사에서는 그게 더 중요한 일일 수도 있고, 네가 예전에 회사에서는 그렇게 대단한 문제를 해결하고 뭐 그거는 다 필요 없는 거고, 너가 지금 하는 일을 네가 멋있다고 생각하면 된 거다”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이런 것까지 해야 돼?’ 이런 생각도 많이 없어지고 최근에 사이드 프로젝트 하면서 시니어 디자이너 분을 만났었는데 그때 진짜 많이 느꼈어요. 저 연차에 저 정도 커리어를 가지신 분이 나의 비루한 피드백이 베리에이션을 다 만들어 주시고 저 태도를 진짜 본 받아야 된다.
개발자는 자신의 능력으로 구현하다 보니까 에고에 빠지기가 쉬운데 그걸 계속 경계하려는 자세를 가지신 분들이 열린 소통에 좀 더 능숙하시다는 생각이 들어요.
프리랜서 하면 그거 자연스럽게 없어져요. 회사를 다닐 때는 내 생각대로 뭔가를 해야 될 수도 있을 텐데 결국에는 프리랜서도 작은 SI 회사를 자기가 운영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클라이언트들이 요구하는 바가 예를 들어서 퀄리티 있게 해라 그러면은 퀄리티 있게 하고 거기에 대해서 방해 요소가 있으면 시간을 더 달라고 말을 하고 사람을 더 붙여달라 이렇게 말을 하면 되는 거고 클라이언트가 그런 거 필요 없고 그냥 빨리 만들어. 그러면은 테스트를 하는 시간을 줄이고 진짜 빨리 만들어야 되고 그때는 코드가 조금 더러워도 그냥 해야 되는 거고 그런 식으로 일하는 방식이나 내가 원하는 방향을 고수할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빨리 버린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옳고 그름 따지고 이거 아니던데 이러는 사람이었는데 프리랜서 하면서 바뀌었어요 예전에 회사 다닐 때는 월급을 받으니까 월급을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잘 모르겠고 막 이런 게 있었는데 이제 직접적으로 내가 일을 따내야 되니까 그런 게 좀 바꼈어요.
회사에서 누가 주는지 모르는 월급을 받는 친구들에게 해 줄 말이 있을까요?
회사에서 운영 업무하는 게 싫을 수도 있고 나는 개발자인데 기획이나 디자인에서 인볼브가 돼서 미팅 계속 참여해야 되고 이런 게 싫을 수도 있잖아요. 회사 다닐 때 저도 가끔씩은 그런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근데 그거 되게 중요한 기회다라는 거를 알려드리고 싶어요. 왜냐하면은 저는 프리랜싱이니까 결국에 떨어지는 건 개발 일밖에 없고 기획이나 디자인에 대해서 내가 이게 잘못됐다 구멍이다 혹은 이렇게 디벨롭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이런 식의 의견을 낼 수가 없어요. 근데 저는 의견 많이 내는 스타일이고 적극적으로 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근데 그런 거를 못하게 되니까 조금 재미가 없거든요. 그게 진짜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프리랜서 하는 것도 되게 좋다고는 생각은 하는데 만약에 회사를 다닌다면 그런 거를 배울 수 있는 기회에 참여하는 게 좋을 것 같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거는 결국에는 비즈니스 모델이잖아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들을 때가 있잖아요. 어디서 돈이 들어오고 이런 것도 되게 좋은 경험인 것 같아요. 사실 뭐 프리랜서 할 때는 그런 거 얘기 안 해주니까
프리랜서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유능하면 좋겠다고 했잖아요. 로나님한테 유능함이란 뭔가요?
유능함도 그냥 실력이라고는 생각은 안 하고 모든 걸 복합적으로 봤을 딱 균형 있는 거 실무를 엄청 잘하고 이런 거보다 실무 적당히 하고 적당히 동료들이랑 어울리면서 적당히 매니징 능력 있고 적당히 경청하는 능력 있고 이게 유능한 것 같은데 어떤 하나가 높은데 어떤 하나가 너무 떨어지면 유능하다고 느끼지 않은 것 같아요.
원티드 긱스랑 위시켓 중에 어디가 좀 더 일이 잘 보여요?
원티드 긱스요. 위시켓은 개인 사업자가 있어야지만 되는 그런 것들이 많고 원티드 긱스는 한 팀에서 딱 한 명만 프리랜서 필요할 때 그럴 때 차이가 있어요. 원티드 긱스, 위시켓 둘 다 10%씩 떼는데 긱스는 등급이 있어요. 위시켓 같은 경우는 매니저분들이 인볼브를 그렇게 안 하시는데 원티드 긱스 같은 경우는 매니저분이 인볼브가 좀 많이 되거든요. 매니저분이랑 친해지면 그분이 다른 데서 개발자 급하게 구하는데 로나님 시간 되세요? 이런 식으로 개인적으로 연락도 해요. 위시켓 같은 경우는 클라이언트 평가하고 클라이언트가 저를 평가하고 이런 게 꼭 있진 않은데 원티드 긱스는 한 달에 한 번씩 해줘야 되고 그렇게 해서 평점 같은 것도 남기고 그러더라고요. 저도 그런 게 있으면 편하죠.
로나님의 강아지 메로나 사랑에 대해서 얘기해 주실 수 있나요?
저는 강아지를 진짜 사랑하고, 이름은 메로나고 제가 임보 하다가 키운 강아지인데 광주에 어떤 유기견의 새끼였어요. 형제가 일곱마리인데 두 마리가 죽었고 다섯 마리가 방치가 돼 있는 상황이라서 동물 구조 단체에서 임보 봉사자를 구했어요. 원래는 그 전부터 인스타그램 같은 거 보고 임보하고 싶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막상 이렇게 딱 하게 되는 게 없었어요. 그런데 얘를 봤는데 얘는 임보를 너무 해야겠는 거예요. 그전에는 별 생각 없었는데 그냥 얘는 뭔가 미친 것처럼.. 그래서 그날 얘기해서 구조단체 대표님이랑 면접 같은 거 보고 가정 임보처로 이동할 때 봉사자 분이 와서 면담하고 해서 임보를 하게 됐고 그러다가 입양까지 하게 됐어요.
지난번에 지은님은 타니로 인해서 인생의 관점이 바뀌었다고 하셨는데 로나님도 그런 게 있으세요?
로나 오고 나서 강아지에 대해서 엄청 공부도 많이 했고 일단은 유튜브랑 세나개 이런 거 다 본 것 같아요. 모든 걸 다 봤고 일단은 얘가 사람에 대한 경험이 없는 채로 6개월 정도 됐었을 때 온 거라서 분리 불안도 너무 심하고 그랬어서 소파에다 똥 싸놓고 이랬어요. 로나를 구해준 구조단체 봉사자로 봉사도 하게 되고 가끔씩 바자회 같은 거 하면은 바자회 스태프로 참여해서 물건 팔고 그런 것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맨날 강아지 산책 하루에 세 번씩 하고.. 개 때문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그게 더 잘 되고 있어요. 원래도 그런 사람이었는데 로나 때문에 더 심해졌어요.
재택근무 계속 하게 되면 쭉 집에 있으니까 생활 패턴이 많이 틀어진다고 그러던데 강아지가 그걸 막아주고 있네요.
저는 강아지 없었을 때도 혼자 항상 아침 산책을 했거든요. 얘가 진돗개랑 비숑이랑 섞였거든요. 그래서 엄청난 엄청 귀여운 진짜 하이브리드 종이에요. 제가 사진도 보여드릴게요.
강아지 입양 전과 입양 후에 나는 뭐가 다른지 궁금해요.
입양 전에는 일에 좀 더 집중한 삶, 일이 가장 중요하고 막 그랬는데 지금은 강아지가 제일 중요하고 강아지 유치원을 가거든요.
유치원은 얼마에요?
유치원은 한 달에 40만 원이요. 한 달에 8번. 근데 저는 그거 진짜 필요해요. 왜냐하면 일단 걔는 혼자 잘 있어요. 근데 이렇게 한여름에 세 번 산책 하면 내가 죽어. 너무 힘들어요. 얘가 집에서 똥 오줌을 안 싸요. 더워 죽을 것 같아도 걔는 밖에서 오줌 싸야 되는데 바로 집 앞에서 또 안 싸요. 집 근처면 안 돼요. 공원 쪽으로 가야 돼요. 근데 개가 발바닥 화상을 입을 수가 있잖아요. 너무 더울 땐 풀밭에서 제가 들고 가요. 그래가지고 유치원을 보내요. 너무 귀여워 너무 귀여워 너무 귀여워.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 오늘 일하는데 강아지 유치원에서 로나 사진을 이렇게 던져주는 거예요. 아 귀엽다 이러면서 그냥 사르르 녹아요. 그래서 스트레스가 없어져요.
로나님 10년 후 나의 멋진 하루가 AI에 의해서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 은퇴라고 하셨는데, 어떤 부분이 멋져서 그렇게 얘기하신 건가요?
근데 은퇴하지 않을까요? AI에 의해서 일이 없지 않을까요? 모두가 은퇴하지는 않겠지만 저처럼 막 엄청나게 특출난 능력이 있지 않은 사람은 은퇴를 하지 않을까.. 일단 뭐 비자발적이나 자발적 은퇴를 하게 되면 그냥 요새 남편이랑 얘기하는 거는 제주도에 단독주택 같은 거 사가지고 자급자족하면서 살자 이러고 일단 저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 저축을 좀 열심히 하는 편이에요. 투자도 열심히 공부해 가지고 하는 편이고 해서 고배당 주에 투자 많이 했으니까 배당 보면서 살자. 그때는 뭐 소비를 많이 줄여야겠죠. 강아지 유치원도 못 가는 거고 음식도 조금 있는 거고 나도 지금 필라테스, 요가 막 이런 거 다 하는데 그때는 뭐 집에서 유튜브 보고 요가하고 그래야죠.
로나님 생각하시기에 AI 지금 상태를 보니까 10년 후에는 개발자 많이 필요 없겠다. 이런 생각이 정말 든다는 의미인 거죠?
지금도 AI 다 쓰거든요. 코파일럿도 쓰고 커서 AI도 쓰고 Chat GPT도 쓰고 근데 Chat GPT는 개발뿐만 아니라 그냥 계속 써요. 구글링을 안 해요. 이번에 사이드 프로젝트 했었을 어떤 아이디어나 뭔가 문서를 만들어 냈었을 때 AI 활용 엄청 많이 했고 저는 모든 것에 AI를 다 쓰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인풋을 많이 넣어주니까 더 좋은 AI가 나올 것이 확실하고 그리고 지금도 코파일럿이나 커서 AI 그거 사용해가지고 개발하면 시간도 많이 단축되죠. 지금은 그렇게 하진 않았는데 일을 동시에 두 개를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제가 하도급을 주려고 했었거든요. 외주로 그렇게 해서 좀 찾아봤었는데 그냥 커서 AI랑 코파일럿으로 너무 생산성이 좋아지니까 그럴 필요가 좀 없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만약에 같이 해야 되는 경우에는 남편한테 AI를 쓰게 해가지고 그렇게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 AI에 의해서 개발자 수가 많이 줄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고 개발 실력이나 비즈니스 로직이나 알고리즘이나 이런 건 AI가 더 잘하기 때문에 그 외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저는 요구사항을 분석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Chat GPT랑 코파일럿 이런 게 되게 잘 되기 전까지는 버그도 많고 그랬거든요. 근데 지금은 그냥 전체 복사해가지고 딱 넣어주면 어디서 버그 나는지 딱딱 해주고 그러니까 굳이 인간이 하나하나 다 확인하면서 할 필요가 없다. 이런 생각도 많이 들어요. 그런데 요구사항 분석은 Chat GPT가 잘 못하거든요. 맥락이 없으니까 그 맥락을 내가 설명을 해줘야 되는데 결국에는 기획서랑 커뮤니케이션 해서 그 맥락을 잡는 것은 인간이거든요. 그래서 그냥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그 부분에서 똑똑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도 요구사항 분석을 놓칠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이제 마무리를 한번 해볼까 하는데 오늘 어떠셨어요?
오늘 너무 재밌었어요. 제가 이거 나간다고 했을 때 남편이 “야 너는 남의 말 안 듣고 네 말만 하는 거 좋아하니까 너무 좋겠다.”막 이러는 거예요. “너는 내가 말하면 내 말 하나도 안 듣는데 너는 거기 가는 게 딱이야.” 어쨌든 남이 내 얘기 계속 들어주고 내가 하고 싶은 얘기 계속 하니까 너무 좋았어요.
CREDIT
글 오잉
인터뷰 디디, 뚜까, 오잉, 찌니
인터뷰 전문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