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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이티백

작은 거에도 행복을 잘 느껴요.

7년차 HR SaaS PM, 호두

by 아이티백
'하기 싫어, 안 할래'라고 생각하면 자꾸 안 할 궁리를 찾고 어떤 상황에서든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하면 하나 두 개라도 더 해요.
작은 거에도 행복을 잘 느끼고 스스로 찾으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가진 거에서 행복해 하자라고 하다 보니까 나는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난 이거 해도 행복하구나, 사소한 걸 하나씩 알게 되면서 저를 잘 알게 된 그런 느낌.
어디를 놀러 가도 친구들끼리 가면 제가 길 다 찾고 밥집 다 찾고 이렇게 해서 이렇게 가자 이런 성향인데 남편이랑 있으면 어디로 가는지, 뭘 먹는지 관심도 없고 그냥 구름 예쁘고 날씨 좋고 이런 제가 되거든요. 뇌가 깨끗해져요.


오늘 아이티백 호두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호두입니다.

아까 목소리가 청량감 있으시네요라고 얘기했더니 일부러 더 경쾌하게 인사하신 거죠?

네. 제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오늘 또박또박 말을 잘 해보겠습니다.

호두님 아직 자기소개를 안 했거든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7년 차 PM 일을 하고 있는 호두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지금 말씀하시는 이런 톤을 다른 데서 쓴 적이 있어요?

저는 상황에 따라 항상 말투가 달라져서 어느 상황에서든지 맞춰서 말은 잘 할 수 있어요. 약간 아줌마같이 말할 때도 있고 그냥 재밌으니까요. 그리고 분위기도 좀 부드럽게 할 수가 있고 조금 긴장되잖아요. 노력 중입니다.

7년 차 PM으로 일하고 계신다고 하는데 어쩌다가 IT 업계에 발을 내딛게 되셨습니까?

전 우연하게 시작하게 됐는데요. 제가 학교 다닐 때도 ‘나 어떤 일을 하고 싶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어’ 했던 애가 아니었고 대학교도 갈 수 있다고 하고 친구들도 다 가니까 대학을 간 거였고 학교 가서도 교육 봉사도 하고 마케팅 관련한 그런 활동들을 해도 재밌다고 느낀 적이 많이 없어요. 그래서 어떤 일을 할까 생각을 하다가 학교 선배가 ‘호두야 너 스타트업 같은 데 들어가서 일하면 되게 잘할 것 같아’라고 말을 해줘서 그래 스타트업 가면 좀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스타트업에 어떤 회사들이 있을지 살펴보다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시작을 하게 된 거죠.

대학도 별로 가고 싶지는 않았는데 친구들도 마침 가고 선생님도 호두야 너 정도면 대학은 갈 수 있단다 해서 그냥 가기는 싫지만 지원했다라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실제 그런 느낌에 가까워요?

네, 맞아요.


전공이 뭐예요?

전 경제학 전공했습니다.

전공은 어떤 이유로 선택한 거예요?

그냥 성적에 맞춰서 문과니까 무난하게. 가면은 다양한 거를 배워볼 수 있겠다 싶어서 선택을 했던거죠.

경제학이면 숫자를 좀 알아야 되는 거 아니에요?

저 수학 되게 좋아했어요. 딱 떨어지는 거 좋아하고 왜 이 값이 나왔을까 하는 거 좋아하고.

[뚜까] 저는 호두님과는 고등학교 친구예요. 제가 느끼기에는 호두님이 대학을 가고 싶어 했던 것 같은데 특정 뭔가가 되고 싶다는 진짜 없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해도 호두님이 이렇게 스타트업에서 PM으로 일하고 있을 줄은 진짜 아무도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대학을 뚜까님 때문에 가게 됐어요. 제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이랬던 학생이 아닌데. 뚜까님이 한 공부를 하셨었거든요. 근데 뚜까랑 같이 있으려면 학교에 있어야 되고 야자도 해야 되고 그리고 뚜가가 저한테 되게 잘 알려줬거든요.

공부를요?

[뚜까] 학교에서 같은 반일 때 멘토, 멘티 이런 거 해가지고 그때 맺어진 고등학교 1학년 때 친해져가지고 3년 내내 친하게 지냈어요.
[호두] 근데 주말에도 공부하러 학교 가면 도시락도 제 것까지 어머님이 싸주시고 저희는 그런 관계 그래서 제가 그냥 일반인처럼 사회생활할 수 있는 건 다 뚜까 덕분이예요.

그러면 고등학교 때 같은 학교였는데 멘토, 멘티처럼 짝을 지어서 공부를 서로 도와주는 관계?

[뚜까] 학교에서 멘토/멘티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멘토가 되고 호두님이 멘티가 돼가지고 시작했는데 제가 오지랖이 넓어가지고 같이 공부 열심히 시키려고 왜냐하면 자기 열심히 하겠다고 맨날 그러니까 열심히 도와주려고 그러면 나랑 밤늦게까지도 하고 주말에도 학교 나와서 하자 주말에 나오면 나 도시락도 너 것까지 싸올게 막 이러면서 이렇게 3년 내내 계속 잘 지냈어요.
[호두] 근데 대학을 가기 위해 공부를 했다기보단 그냥 이 모든 과정이 뚜까랑 같이 해서 재미있고 성취도 느껴지고 원래 제가 주어지면 또 잘 하거든요. 이렇게 하세요 하면 또 그대로 잘 해요. 그래서 이런 좋은 시너지가 나고 뚜까도 저랑 있으면 좀 재미있고 리프레시 되고 이런 게 있었으니까 같이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렇구나. 그래서 정말 뚜까 때문에 공부를 한번 해볼까 이렇게 된 거네요.

네, 저는 나쁜 아이는 아니었고 그냥 공부를 안 하는 아이. 근데 그거를 하게끔 계기가 되어 준 친구이기 때문에 저한테는 정말 소중한 친구요.

대학 선배가 스타트업을 추천했다고 했는데, 호두님의 어떤 면을 보고 스타트업이 어울릴 것 같다 했는지가 궁금해요.

과에 흥미가 없었음에도 과 전공을 굉장히 공부 열심히 하고 다른 교양들도 열심히 공부하고 네 그러니까 뭐든 열심히 공부하는 이런 제 모습이 그리고 사람들이랑 잘 어울리고 그리고 좀 적극적이고 이러한 모습이 선배가 누구였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기억이 안 나는데 그냥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내 머릿속에 들어온 건 학교에서 누군가 나에게 말을 해줬고 이제 그러면은 이쪽으로 한번 알아볼까라는 생각을 했었던 거죠. 그리고 4학년 졸업할 때 저희 학과장님께서 저한테 공무원 준비하라고 했었어요. 그러니까 너 보니까 가만히 앉아서 공부하는 거 잘하니까 공무원 준비해라. 교수님이 저를 정확하게 보신 거죠. 그때 공무원 준비를 했으면 어떻게 될지는 몰랐겠지만 근데 제가 그때는 어떻게 학과장님이 나한테 공무원 준비를 하라는 소리를 할 수가 있어


왜요?

나는 뭐든지 잘할 수 있고 나는 이렇게 창의적이고 나는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고


공무원이 사람들이랑 잘 어울려야 되는 거 아니예요?

근데 뭔가 관료적인 약간 지루한 느낌이 반복되는 그때는 반복되는 게 싫었나 봐요. 지금은 그럴 수 있지 지금은 원하는데 그때는 싫었나 봐요. 그래서 제가 이제 친구들한테도 말했겠죠. 어떻게 나한테 공무원을 하라는 소리가 나오냐 그랬더니 이제 선배가 그런 말을 해줬을 것 같아요. 스타트업 어떠냐고

그 교수님이 선배를 불러다가 내가 호두한테 공무원 되라고 했더니 벼락같이 화를 내더라 그러면 네가 한번 완전히 반대에 있는 스타트업 얘기를 해 보렴. 이런 건 아니었을까요?

그랬을 수도 있죠.


호두님은 뭘 하면 되게 열심히 하나 봐요. 이유가 있어요?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 폐를 끼치고 싶지 않고 할 수 있으면 그러니까 하려고 하면 뭐든지 하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하기 싫어 안 할래라고 생각하면 자꾸 안 할 궁리를 찾고 어떤 상황에서든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하면 하나 두 개라도 더 해요. 그래서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해서 되게 늦게 시작했지만 그래도 내 최선을 다했고 다시 고등학생으로 돌아가도 그렇게 공부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지냈다. 만족한다.

[뚜까] 호두님은 진짜 안정적인 걸 추구하거든요. 지금 다니는 회사가 더 초기 단계일 때 입사를 했었는데 제가 봤을 때 너무 안 안정적인 거예요. 근데 가서 열심히 하더니 회사를 안정적으로 만들더라고요. 이제는 그 회사가 안정적이니까 다니는 게 납득이 되는데 그때는 너의 성향에 왜 그런 회사에 갔어?가 절로 나왔던 것 같아요.

선배가 스타트업 얘기를 해 주고 어떤 스타트업을 갈까라고 서치를 할 때 딱 두 가지 조건이 있었긴 했거든요. 먼저 그 시장이 얼마나 그 블루오션인가 그러니까 내가 팔 만한 제품이 얼마나 잘 팔 수 있는가 그거였고 두 번째는 이 물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팔 것인가라고 봤을 때 저는 제조업은 아닌 게 확실했었고 왜냐하면 IT는 그냥 앉아서 우리가 만들 수 있잖아요. 빨리 만들고 고치는 것도 쉽고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IT 회사로 서치가 된 거고 그리고 불안정하게 느껴질 수는 있었지만 그때 제가 입사할 당시에 제가 HR 솔루션에서 일을 하는데 52시간이 굉장히 화두였고 그런 제품을 제공하는 회사들이 많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 회사는 잘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강하게 들었고 그리고 워라벨 같이 우리가 근무 환경이 더 나아지면 나아졌지 후퇴하지는 않을 거잖아요. 그래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이 회사는 내가 일할 가치가 있다라는 게 너무나도 확실 했어요. 그래서 저는 다니면서 불안정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었어요.

뚜까님의 시선은 되게 외부의 시선이었던 거네요. 근데 대학 졸업하고 그 회사를 선택해서 입사해서 지금 지금까지 7년째 다니고 계신 거죠? 그러면 대학 졸업생이 어떻게 이렇게 현명한 생각을 할 수가 있죠 저는 지금 들으면서 너무 놀랐어요.

제가 좀 현명한가 봐요.

회사를 선택 외에 다른 경우에도 내가 어떤 결정을 할 때 여러가지 조건들 혹은 가설들 이런 것 안에서 검토하고 의사결정을 하세요?

저는 주변에 좋은 지인들이 너무 많거든요. 저희 가족도 그렇고 뚜까같은 친구도 있고 그래서 그러한 결정을 내릴 때는 꼭 주변에게 많이 물어봐요. 물어보고 제 시야를 넓히는 거죠. 왜냐하면 저는 주어진 거는 잘하는데 그걸 제가 스스로 넓히려는 행동은 많이 안 하거든요. 그래서 그거를 주변 사람들한테 좀 채우려는 그렇게 많이 하죠.

회사 결정할 때도 주변에서 이런저런 의견을 주신 거예요? 호두님 자기 자신을 굉장히 잘 아는 사람 같아요.

네. 저는 잘 알죠. 제 자신을

그게 탁월한 능력일 것 같은데 언제부터 내가 나 자신을 잘 아는구나 이렇게 느꼈어요? 아니면 태어날 때부터 사실은 나 자신을 잘 알 수는 없는 거잖아요. 호두님은 그랬나요?

저는 옛날부터 작은 거에도 행복을 잘 느끼고 행복을 제 스스로 찾으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가진 게 많이 없거든요. 가진 게 많이 없는데 현실적으로 이거를 막 내가 가진 게 없는데 이걸 크게 부풀릴 만한 방법이 사실 없잖아요. 내가 공부를 엄청 잘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꿈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서 가진 거에서 행복해 하자라고 하다 보니까 나는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난 이거 해도 행복하구나 나는 그냥 이 친구랑 있어도 너무 좋구나 이런 걸 사소한 걸 하나씩 하나씩 알게 되면서 저를 잘 알게 된 그런 느낌. 그리고 제가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하고 제가 그 사람들의 얘기를 되게 많이 경청하거든요. 근데 사람 보는 눈이 좀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얘기를 듣는 사람들이 다 좋은 사람들이고 괜찮은 얘기를 하니까 제가 또 잘 잘 살아갈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되지 않았나
[뚜까] 이렇게 겸손하게 얘기를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되게 센싱을 잘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자기 생각, 자기에 대한 판단도 빠르고 남에 대한 판단도 빠르고 근데 그 판단이 막 넌 이런 사람 이런 느낌이 아니라 그냥 뭐랄까 이런 사람인 것 같다라는 판단 동물적인 감각이 약간 그런 게 좀 있다고 느껴요.


호두님 본인도 그렇게 느껴요?
그런가? 친구가 그렇게 느낀다고 하면 그런 거겠죠.
[뚜까] 호두는 저한테 공부를 배웠다. 농담처럼 진심이겠지만 얘기를 하지만 저는 호두한테 인생을 되게 많이 배웠어요. 제가 시야가 좁았던 사람인데 호두가 그걸 되게 많이 부숴줬어요.

호두님이 보기에 고등학교 때 뚜까 너무 시야 좁네 이런 예시가 있나요?

그러니까 약간 승부욕이 세다 했잖아요. 그러니까 어쨌든 학교 생활은 공부 말고도 급식도 맛있는 게 많고 체육 대회도 해야 되고 우리가 즐길 거리가 많은데 너무 거기에 스트레스 받고 그러니까 이걸로 스트레스를 안 받으면 저는 상관이 없는데 뚜까가 조금 힘들어 해요. 친구도 친구 대 친구로 사귀지 못하고 라이벌처럼 느끼는 것 같은 느낌을 저는 되게 많이 받아서 너무 안 좋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첫 회사를 PM으로 들어가신 건 아니지 않나요? 어떤 직무로 들어가셔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PM이 되셨어요?

처음에는 고객 지원으로 들어갔는데 저희가 B2B SaaS 회사다 보니까 고객이 기업이고 자연스럽게 고객사랑 컨택하고 계약까지 가고 제품 피드백도 받고 이러다 보니까 계약 업무도 하고 피드백 업무도 받고 약간 버그 티켓 이슈도 하고 여러 가지를 관리를 하게 됐어요. 그 일을 하다가 한 1년 정도 일을 했을 때 이제 회사가 점점 규모를 키워가고 있고 저한테 물어보더라고요. 호두님 나중에 한 10년 뒤에 봤을 때 호두님이 이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으신지 그러니까 지금은 너무 자잘하게 여러 일을 하고 싶으니까 조금 더 좁혀가자 이런 의미셨던 것 같아요. 근데 저는 너무 감사하죠. 그러니까 이 일을 하세요도 아니고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떤 거 하고 싶냐고 저한테 먼저 물어본 거잖아요. 그때부터 저의 애사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뭔가 나를 믿어주고 나한테 기회를 준 회사니까. 근데 제가 했던 업무 중에서 제품을 개선하고 더 잘 팔기 위해서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저는 제품 쪽으로 가고 싶다 라고 말씀을 드렸고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PM의 길을 가게 된 거죠.


그 회사에 입사했을 때는 직원이 몇 명 정도 있었었어요?
제가 여섯 번째 멤버였으니까 작았죠. 그때는 제품을 유료로 하지 않고 그냥 무료로 배포하면서 시장 반응 보고 그렇게 시작했었을 때여가지고

여러가지 다양한 업무를 하다가 회사의 제안을 받고 '나는 제품을 하겠어'라고 결정한 계기가 있었어요?

그 제품이 제가 만든 건 아니지만 제가 만든 거잖아요. 우리 모두가 만든 건데 제가 봤을 때 너무 잘 만든 제품이고 앞으로 더 잘될 제품이어서 얘를 빨리 키우고 싶은 거예요. 그리고 피드백을 더 많이 보고 듣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제품 쪽으로 가야겠다 라고 된 거죠. 아무래도 영업을 하다 보면 그냥 영업하는 데에 조금 더 치우치고 돈의 흐름에 따라서 움직이게 되잖아요. 그것보다는 그냥 제품을 더 중심으로 보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좀 들었었던 것 같아요.

제가 2020년부터 그 제품을 썼었거든요. 근데 해를 거듭할수록 굉장히 제품이 좋아진다라는 느낌을 받았고 실제로 그렇게 이야기하는 이용자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제가 느꼈던 그 변화의 과정들이 다 호두님의 기획을 통해서 변경된 것 같은데 맞겠죠?

모두 다 저의 기획은 아니고 저희 피드백 바탕으로 하고 고객사의 피드백을 정말 많이 받아서 2020년도부터 정말 폭발적으로 많이 성장한 회사가 맞아요. 지금도 살벌하거든요. 저는 매일매일 너무 살벌해요. 일할 때 엄청 난이도가 높다고 느껴지고 또 오래 일한 만큼 잘 해내야겠다 라는 생각도 강하고 그만큼 업무량도 많지만 그럼에도 잘 해내야 되잖아요. 거기에 대한 압박감이 되게 많은데 처음에는 그냥 피드백 받고 제품의 오류, 버그를 위주로 많이 개선하는 단계로 진행을 했다가 이제 고객사가 많아지면서 피드백이 많아지고 그리고 그때 이제 다른 PM 분도 새로 합류하시면서 그렇게 진행이 됐었던 거죠.

살벌하다는 게 어떤 의미예요?

살벌하다는 건 오늘 회사에서 내 이름이 불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곧 제품이 안정적으로 돌아간다. 오늘 할 투두가 잘 진행이 되고 있다라는 의미인데 하나 검토 검토를 하나 할 때도 정말 심혈을 기울여서 빠르게 잘 해내야 된다는 압박이 좀 심하고 IT가 워낙 변화가 빠르고 빠르게 반응해야 되다 보니까 피드백이 와창창 쏟아져요. 그럼 거기서 저는 우선순위를 찾아야 돼요. 그게 제가 해야 하는 일이에요. 코어는 있어요. 저희가 10시부터 5시까지는 집중적으로 일을 하는 시간이고 그 외에는 자율 출퇴근제여가지고 자유롭게 출퇴근하면 되는데 보통 안정적인 제품을 위해서 일하는 시간에 항상 상주를 하고 있죠.


그런 회사의 분위기는 전 직원이 다 약간 그런 분위기인 거예요?
그런 것 같아요. 그러니까 회사 분위기가 누구든지 그냥 주어진 일 있으면 알아서 잘 할 사람들,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할 사람들만 모아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좀 신기해요. 팀원들이 좀 신기하고 그리고 다들 제 할 일을 해내요. 다들 일이 많을 거 아니에요. 저만 많은 게 아니고 다 많은데 저희는 재택을 하니까 과정은 못 보잖아요. 근데 결과는 보잖아요. 결과는 다 해내요. 거기에 대한 압박도 약간 살벌하다는 것 중에 하나예요. 나 뒤처지면 안 되는데 나도 해내야 되는데 이런 것들이 조금 압박이 있죠

지금 직원이 몇 명이에요?

지금은 30명은 넘어서 그리고 웬만한 거는 외주 많이 줘요.

대표님이 너무 좋으시겠어요.

대표님을 못 본 지도 꽤 됐는데 대표님을 보고 싶고 저희가 마주하지를 않으니까. 웬만한 거는 화상도 월간 아니면 다 그냥 꺼두고 말로만 미팅을 하고 왜냐하면 굳이 얼굴 보여줄 필요 없잖아요. 그래서 다 꺼놓고 미팅을 하고 대표님이랑 직접 하는 일대일 미팅은 없어서. 저는 팀장님이랑 주로 미팅을 하고 그러다 보니까 대표님을 뵐 길이 없네요. 제가 잘 해야죠.

이미 잘하고 있잖아요. 근데도 저런 생각을 하다니.

이게 IT에서 좀 일해보신 분들은 느낄 수도 있겠지만 좀 진짜 살벌하지 않나요? 내가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서. 제가 개발팀이랑 더 가까이 일을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너무 빨리 변화하는데 잘 해요. 잘하는 게 당연한 거니까 제가 잘 해야죠.

잘하는 동료들하고 함께 일할 때 나도 잘해야지 저 속도에 맞춰야지 그런 종류의 감정은 뭔지 공감할 수 있어요. 근데 호두님은 그 두 개가 같이 있다 보니까 스스로 목표 수준도 굉장히 높고 주변도 다 같이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니까 정말 살벌하다는 느낌이 계속 드시나 봐요.

네. 그래서 항상 머릿속에서 브라우저 창이 한 30개 띄어져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퇴근을 해도 퇴근한 게 아니잖아요. 일은 항상 있는 거니까 그래서 자꾸 내일 이거부터 해야지 생각하게 되니까 제가 못 쉰다고 느껴지는 거죠. 그래서 최근에 번아웃이 좀 크게 왔었는데 그냥 울어요. 눈물 좀 흘리고 툴툴 털어내고 다시 앉죠.

근데 저는 안 그래도 된다고 생각해요. 일도 잘하고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사람들하고 함께 일할 때 서로에게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서로를 힘들게 하는 상황도 만들 수 있거든요. 길게 일할 거니까 마음을 좀 내려놔야 되는 것 같아요.

맞아요. 제가 최근에 어떻게 하면 내가 안 힘들고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을 많이 해서 일의 우선순위를 중요하게 여기고 내가 다 못해도 괜찮아 이렇게 힘들게 안 해도 괜찮아 다 이해해 줄 거야. 다른 사람들도 다 똑같아. 내가 어디 가서 노는 거 아니니까 최선을 다했으니까 괜찮아 이런 마음을 가지려고 굉장히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내 할 일을 다 하지 못해도 만족하는 그런 상황을 제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잉] 저는 호두님처럼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는 사람이어서 저의 생각이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더 오래 혹은 더 잘 일하려면 폐를 끼쳐야 된다고 생각해요. 아까 호두님 처음 왔을 때 여러 가지 것들에서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내가 열심히 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근데 그게 오히려 더 무서운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내가 폐를 끼쳐야 다른 사람이 끼치는 폐도 그럴 수 있지 그리고 나 폐를 끼칠 수 있어 그러니까 동료 누구야 날 좀 도와줘. 나도 너를 도와줄게 이래야 좀 더 행복하게 서로가 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해야 할 일을 다 못해도 괜찮아라고 그냥 스스로 위로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지만 그냥 얘를 근본적으로 틀어버리려면 폐 끼치는 게 너무 당연해. 그래서 이제 폐를 끼치고 사세요. 왜냐하면 내가 그렇게 마음을 먹어야 다른 사람도 너도 괜찮으니까 나한테 폐 끼쳐도 돼 이렇게 돼서 오히려 그게 훨씬 더 시너지가 좋은 방향으로 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면 처음에 뚜까 만났을 때 난 1등 할 거야 막 이런 게 좀 걱정됐다고 하셨잖아요. 그거랑 비슷한 모습으로 호두님이 일하고 있는 걸 수도 있어요.

이런 책임감 넘치는 호두 님의 마인드는 일할 때 그 뭐야 일하면서 어떤 상황에서 긍정적 부정적인 자극을 받나요에서 느껴지는데 배포 전후로 발생하는 버그를 마주쳤을 때. 근데 여기 긍정적인 자극은 아니고 부정적인 자극인거죠?
근데 긍정이자 부정이 되죠. 그러니까 배포 전에 서비스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한번 확인을 해요. 큰 기능인데 배포했는데 문제없대요. 너무 좋아요. 귀여워 이렇게 되는 거고 배포 정말 저는 정말 다양한 사례로 테스트를 하고 배포를 했는데 사이드 이펙트가 생겼어요. 절망 내가 왜 그랬을까 이거 확인할 걸 이것 때문에 또 또 긴급 이슈로 다른 개발자분들도 이거 일하셔야 되고 이런 상황이 벌어져 내 잘못만은 아니지만 내 잘못처럼 너무 슬프다

PM으로서 배포 상황에서 버그를 잡아내지 못했을 때 죄책감이 너무 클 수밖에 없겠네요.

네. 그리고 되게 좋은 기획이다 해서 만들어서 배포했는데 반응이 좀 시덥지 않네. 왜 그랬을까 이거 이렇게 했으면 더 범용적으로 사용 가능했을 것 같은데 왜 명칭을 이렇게 했지 좀 어려웠나 이런 생각을 계속 하게 되는 거죠.

일하는 거 재밌어요?

재밌어요. 재밌는데 어려워요. 매일매일 나를 시험하는 느낌이에요.


과거에 비해서 지금 훨씬 더 재밌어진 부분 이런 게 있나요?
아니요. 사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예전보다는 덜 재밌죠. 재미로 일을 한다기보다는 좀 더 책임감이 많아지고 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니까 이제 해야 하니까 하는 건데 거기서 이제 제가 재미를 찾으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아요.

요즘은 이직을 자주 하는 것도 트렌드 같은데 호두님은 처음 들어간 회사에 7년째 있어요. 이직할 생각도 없는 것 같은데 그런가요?

다른 제품이나 다른 회사가 괜찮다, 되게 잘 팔릴 것 같다라고 생각이 들면 이직을 해 보겠죠. 근데 아직까지는 저희 제품이 발전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져서 그래서 이게 애사심인 건가요?

초기에 들어가서 더 그럴 것 같아요. 분기마다 울 정도로 일이 많아서 다른 데를 둘러볼 시간도 없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내가 얼마나 일을 하고 있는지 보고를 하기 위해서도 이거를 측정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럴 여유가 없어요. 말을 꺼내려면 나도 준비를 해야 되는데 뭘 꺼내 이렇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여기가 첫 직장이다 보니까 다른 데에서는 어떻게 일을 하는지 몰라서 이게 당연하다 생각하고 일해요.

근데 지금 HR SaaS에 조금 더 관심이 있는 건가요?

그런 거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어떤 산업군 이런 거에 관심이 있고 여기 산업은 이렇고 저기는 B2B는 어떻고 B2C는 이런 거에 크게 관심이 있는 건 아닌데 일단은 어찌저찌 주어졌고 주어진 게 매력이 있으니까 만족하면서 일을 하고 있는 단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뚜까처럼 되게 넓은 시야를 가진 그러니까 뚜까는 이런 일도 해보고 저런 일도 해보고 되게 궁금증이 많은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뚜까를 보면서 저도 느껴지는 게 많죠. 뚜까는 되게 재밌나 보다. 회사 일이 무슨 이런 일도 해보고 저런 일도 해보고 싶나 보다. 얘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지 그래서 저는 얘를 만나면 너 요즘 뭐 해? 물어봐요.

일을 열심히 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호두님이 보기에 일하면서 만난 좋은 상사가 팀장님이라고 하셨고 일 하나는 끝내주게 잘한다 했는데 어떻게 일을 잘하세요?

기획 같은 걸 해서 정리해서 보고를 드리면 네 항상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콕 집어서 얘기를 해 주신다거나 아니면 이거 어떻게 제품에 녹이지 라고 했을 때 그거를 되게 잘 캐치하시고 그리고 근로법이 은근히 복잡해요. 복잡하고 회사마다 니즈도 다른데 그거를 범용적으로 그러니까 저희가 개발 리소스는 한정이 되어 있으니까 그걸 최대한 범용적으로 잘 사용을 해야 되거든요. 근데 그거를 너무 잘하신다. 진짜 멋진 여성인 것 같아요. 진짜 훌륭해서 일이 힘들고 고되도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일을 잘 하고 잘 만들어내니까 잘 버틸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러면 입사했다가 ‘나는 좀 이런 분위기랑 안 맞아’ 하고 퇴사하는 분들도 있나요?

저는 인생에서 첫 면접이 이 회사였고 첫 회사가 이 회사여서 당연히 3개월 수습기간은 의례하는 거고 다 정직원이 돼서 회사 생활을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안 되는 분들도 계신 거예요. 근데 그분들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저희랑 결이 안 맞아서 되게 회사에 와서도 사적인 거에 관심이 있다든가 아니면은 자기의 주어진 업무보다 다른 일에 관심이 있다던가 물론 그럴 수 있는데 그게 저희가 권장하는 바는 아닌 것 같은 느낌. 일단 주어진 업무를 잘 파악을 하고 내 나아갈 길을 잘 살피는 게 우선인데 그게 아니었던 분들은 빨리 나가신 것 같아요.

다 재택으로 할 때 온보딩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뭐 노하우가 있나요?

저희가 원래도 주 1회는 재택이 가능했었고 이런 공유 오피스를 사용했기 때문에 원래 사무실에 다 안 계셨어요. 원래도 그냥 라운지에서 다 일하고 했기 때문에 재택으로 변경했을 때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아요.

새로 입사하신 분은요?

그게 조금 저희가 고민되는 부분이기도 했어요. 저희가 최근에 채용을 했었는데 신입분들의 의견을 많이 여쭙고자 했어요. 이런 분위기인데 어떠냐 그래도 우리가 한 달에 한 번은 만나서 식사하는 자리를 가져보자 이런 얘기도 많이 나오고 근데 신입분들도 일단 업무가 많다 보니까 아무래도 일할 때는 재택이 편하잖아요. 효율적이니까. 그래서 일단 재택이 좋다 괜찮다. 그리고 온보딩 할 때는 컨콜로도 충분히 진행할 수는 있으니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일하면서 도전적이거나 어려웠던 경험 혹은 뿌듯한 경험으로 매일이 도전과 어려움의 반복이다. 비개발자가 IT 회사에 살아남는 건 매일이 도전이다. 어떻게 매일 살아남고 계세요?

처음에는 관련 서적을 좀 많이 읽었고요. 개발에도 요즘에는 더 세상이 좋아서 GPT가 나와서 많이 물어볼 수 맞아요. 제가 오류 코드를 그냥 복사 붙여넣기 해도 GPT가 다 해석을 해 주고 어떻게 해봐라고 하면 해결책도 주기 때문에 지금은 더 편한데 그때 당시에는 관련 책 회사에서 쓰는 툴에 대해서도 제가 스스로 공부를 해야 되는 게 많았었고 많이 노력했죠. 주말에도 일하고 일하려고 노력하고 막 그랬었었죠.

폐를 크게 끼친 적이 있어요? 그런 경험도 없는데 왜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그렇게 강해요?

일단 회사는 돈 벌러 오는 곳이고 저를 고용하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그거를 저는 매일매일 생각을 하거든요. 내가 이 회사에 얼마를 기여를 했는가를 모르겠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이 돼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까 폐를 끼치지 말아야지 내가 플러스를 많이 주진 않아도 마이너스는 되지 말아야지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왜 그럴까요?

살면서 이건 잘했다고 생각한 게 결혼이라고 느낌표까지 탁 찍어주셨습니다.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아요?

우선 제가 책임감도 많고 생각이 좀 많은데 남편이랑 있으면 다 해주는 느낌이고 뭔가 뇌가 깨끗해지는 느낌 되게 안정감을 많이 느껴요. 그래서 정말 잘했다.

남편한테 폐를 끼치고 있는 거네요.
네 맞아요. 그래서 제가 원래 어디를 놀러 가도 친구들끼리 가면 제가 길 다 찾고 밥집 다 찾고 이렇게 해서 이렇게 가자 얘들아 일로 와 이런 성향인데 남편이랑 있으면 어디로 가는지 뭘 먹는지 관심도 없고 그냥 구름 예쁘고 날씨 좋고 이런 제가 되거든요. 뇌가 깨끗해져요. 쉬는 거예요.

너무 좋으시겠네.

그리고 자기 전에 등을 긁어줘요. 분명 간지럽지 않았거든요. 근데 긁으면 막상 시원해요. 혹시 주변에 누군가 있다면 등을 긁어달라고 해서 등을 한번 긁혀보면 정말 시원해요. 그래서 매일 밤마다 서로 저 한 번 긁어주고 제가 남편 긁어주고 자요. 결혼 너무 잘했다.

친구들 만날 때의 성향과 남편과 있을 때의 성향이 달라진다는 게 좀 놀랍네요.

근데 친구들은 어떻게 보면 사회에서 만난 구성원이고 남편은 가족이잖아요. 좀 더 편해지는 느낌.

사회생활 할 때 좋은 내가 되기 위해서 여러가지 에너지를 많이 쓰고 계신가 봐요.

맞아요. 그래서 아이(I)가 됐나 봐요.


사회의 나와 학창시절의 나 중에서 어떤 게 더 좋다고 느껴요?
학생 때는 제가 책임져야 할 게 없잖아요. 그냥 그래도 되는 나이니까 비교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내가 아무리 원해도 그때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그냥 나이가 들고 난 내 인생을 책임져야 하는 나이가 됐으니까 그때가 더 좋아도 좋은 거는 고등학교의 그때거든요. 좋아도 어떻게 해요? 지금 내 상황을 받아들이고 살아야죠.

회사가 연봉도 많이 주고 보너스도 많이 주는데 어떤 걸 또 책임질 게 있어요?

아니요. 그냥 뭐 만족해요 만족하는데 그냥 이런 상황 그러니까 일을 일을 해야죠. 일을 잘해야죠. 폐를 끼치지 않고 일을 잘해야죠. 이런 상황을 잘 감내해야죠.

제가 뭔가 파헤치거나 아니면 호두님 그게 아니에요라고 얘기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이게 어떤 마음이고 어떤 생각인지 자주 듣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호기심이 생기는 거예요.

저 너무 흥미롭고 제가 그래야겠다는 건 알고 있거든요. 힘들면 회사에도 말하고 제가 이 상황을 스스로 바꿔보려는 걸 아는데도 못하는 제 자신을 알아요. 근데 그래도 이렇게 말을 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되거든요. 이런 얘기를 자꾸 들어야 돼요. 그래도 저도 그렇게 행동에 옮기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가 녹음 되는 것도 잊고 있었고 되게 좋은 자리고 사실 저도 그렇게 그러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좀 즐기면서 인생을 좀 살고 싶거든요. 그러니까 그거를 남편을 통해서 조금 많이 느껴요. 그러니까 남편 저랑 성향이 달라요. 남편은 오늘만 살아요. 미래에 대해 나름의 생각이 있겠지만 존중하지만 약간 가장의 느낌이라거나 뭔가 우리가 잘 살아야 돼 내년엔 5년 뒤에 이렇게 하고 10년 뒤에 이렇게 살아야 돼 약간 이러한 책임감을 저는 항상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우리 남편께서는 그냥 오늘. 오늘 맛있는 거 먹고 오늘 쉬고 그래서 항상 남편이 저한테 하는 말이 너 그렇게 힘들면 그만둬 그렇게 안 해도 돼. 너 없으면 회사 안 돌아가냐 맞는 말이거든요. 알아요. 그래도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필요해요. 저한테는 자꾸 들어야 되기 때문에 그래서 일을 하면서도 제가 일하고 있으면 남편이 퇴근해서 집에 오면 항상 그런 얘기를 해 주죠. 오늘은 언제 퇴근해 오늘 어땠어 도란도란 얘기를 하면서 맞아 그래 이게 행복이지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거죠.

10년 후 나의 멋진 하루가 평범하게 봄이면 꽃놀이 가고 여름이면 물놀이, 가을이면 낙엽 소풍, 겨울이면 온천 가는 삶 이러셨어요. 일탈 이런 거를 안 좋아하시는 거예요?

네. 뚜까님 녹음했던 거 들었었는데 클럽에 가신다고, 알고는 있었는데 그런 식으로 그렇게 땀 날 정도로 춤추는지는 몰랐고 저는 클럽에 가본 적이 없거든요. 저는 그런 상황 별로 안 좋아하고 그래서 신기해요. 뚜까가 이런 사람이었나 그러니까 제가 많이 변했던 것처럼 뚜까도 고등학교 때 뚜까와 지금의 뚜까는 다르다

고등학교 때 상대방의 모습이 도움이 됐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그랬기 때문에 삶을 살아오면서 스리슬쩍 서로의 고등학생 때 모습으로 바뀌어 갔나 봐요.
근데 서로 원했던 이상향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때의 모습이 뭔가 뚜까처럼 안정적으로 딱딱딱딱 주어진 일하고 그렇게 사는 게 저는 부러웠고 뚜까는 반면에 조금 더 자유롭게 조금 더 내 위주로 하고 싶은 거 해보고 약간 이런 삶을 원하지 않았을까요? 근데 우리는 원래 이랬던 사람인 거야. 학생 때 몰랐던 거야.


뚜까님 가장 친한 친구 호두님 모셨는데 이 자리를 빌어서 궁금했던 거 물어보고 싶은 거 없어요?
[뚜까] 물어보고 싶었던 걸 다 물어봤는데 소감을 얘기하면 제가 공부하느라 호두님의 사회 초년생은 못 봤고 그러다 보니까 일 얘기를 많이 못 했던 것 같은데 같은 IT에 있으면서도 오늘 처음으로 제대로 들었는데 너무 멋있고 새삼 되게 리스펙도 되고 일 얘기를 좀 더 자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뚜까님이 호두야 여기 좀 나와줘라고 했을 때 어떠셨어요?

신혼여행 가 있을 때 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 정말 신혼여행 가 나는 그 기간 동안에는 일을 머리에 안 두려고 했는데 눈 뜨자마자 본 메시지가 호두야 이런 거 있는데 나와 볼래 그래서 나중에 생각해 볼게 이렇게 된 거죠. 그래도 너무 감사했죠. 뚜까가 사실 이러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도 저는 너무 좋고 왜냐하면 이걸 원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거를 실행에 옮겨서 실제로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저는 너무 자랑스럽고 또 초대해 줬으니까 거기에 맞춰서 응해주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리고 너무 감사했습니다.


호두님의 뇌를 맑게 해주는 남편분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있나요?
그냥 오랫동안 만수무강하고 사이좋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우리가 잘 사는 게 또 부모님한테도 효도하는 길이고 우리 사회에 이바지하는 일이다. 우리 1인분은 하고 살자 이런 말 전하고 싶습니다.

아이티백에서 차 한 잔한 소감 말씀해 주세요.

제가 처음에 너무 긴장하고 왔는데 뚜까가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잊고 있었어요. 이거 진행을 한다는 것을 너무 편안하게 잘 얘기를 한 것 같고 다음에도 좋은 기회 있으면 뚜가와 함께 같이 또 종종 자리가 있으면 얘기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분이 5년 후, 10년 후에 또 어떻게 위치와 상황이 바뀌었을지 너무 궁금해요. 그때까지 아이티백 할 수 있게 된다면 두 분이 함께 나와서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습니다. 그때까지 건강하게 잘 지냅시다.


CREDIT

오잉

인터뷰 뚜까, 오잉


인터뷰 전문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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