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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elmen May 30. 2018

오키나와 여행 관련

한달 전에 오키나와에 다녀왔다. 딱히 가보고 싶은 여행지였다거나 다녀와서도 큰 감흥이 남거나 한 곳은 아니었다. 다만 세식구의 첫 해외 여행이라는 새로운 '력사'(귀국한 날이 감동의 남북정상회담 개최일)에 여전히 감격스럽고, 또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지로서 너무 흡족했다. 어딜가나 완전 '키즈 프렌들리'다. 아이를 동반해 오키나와 여행을 계획하는 주변 지인들에게 줄 목적으로 여행 가기 전 찾아봤던 내용에 더해 몇가지 정보를 추가해 정리한 내용인데, 받는 사람마다 '나만 보기 아깝다'고 얘기해줘서 여기 옮겨놔본다.

오키나와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담고 있지도 않고, 세련된 여행 가이드라고 보기에도 어렵다. 그냥 내가 묵은곳, 가본(보려고 한) 곳 중심으로 적었다. 그래도 익명의 구독자분들과 혹 지나가는 독자에게 도움이 될 부분이 혹여나 있을지 기대해본다. 내 경우엔 생각보다도 오키나와에 대한 정보가 흩어져 있어 꽤 품을 팔아야 했고, 지역도 넓어서 스팟별로 동선을 치밀하게 짜야 하더라.


여기서 솔직한 고백. 난 가기 전까진, 정말 무식해서 몰랐다. 19세기 후반까지 오키나와가 독립된 나라였다는 사실. 태평양전쟁 이후 미 군정 아래 오래 있었다는 것만 알았지 그보다 훨씬 전에 일본이 강제 점령한 건 몰랐다. 옛 지명은 류쿠 왕국. 원주민이 직접 류쿠 음악을 부르고 연주하는 식당들이 꽤 많았다. 수탈당한 민족 특성인지 노래 가락이 구슬프면서 흥겹다. 우린 우연히 들르게 됐지만, 부러 찾아갈 만도 하다.


음식은 크게 기대 안했는데, 우미부도(바다포도)를 올린 라후테동(돼지고기조림덮밥), 쥬시(영양밥), 반찬으로 나오는 모즈쿠(큰실말이라고 하는 해초류), 고야(여주라 부르는 오이같은 박과열매) 볶음, 지마미도후(땅콩두부), 베니이모(자색고구마)로 만든 갖가지 요리 등등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다들 장수 음식으로 불린단다. 아이가 먹기에도 모두 좋았다. 오키나와에는 ‘하라 하치 - 부’ 라는 말이 있는데 “배가 80% 찰 때까지만 먹어라”는 뜻이라고 한다. 여행 이후에 인생 격언으로 삼으려고 했는데 아직도 못지키고 있다.

■ 숙소 - exes 스파 리조트

 
 
- 나하공항서 45km 떨어진 곳. 공항에서 차로 ~ 1시간 반 가량 걸린 듯. 북부와 중부 거의 중간 지점쯤? 
 - 미리 침대 2개 붙여달라고 이야기함. 아기 침대도 따로 제공. 방 안에 차 마실 수 있는 좌식 의자와 다다미 공간이 있어서 아이랑 놀기 좋았음.
 - 조식 메뉴 굿. 일단 커피가 일반적인 기계식 호텔커피가 아니라서 맛있음. 수영장이 야외, 실내 두 군데 있는데 모두 물이 깊음. 따뜻한 물이 나오는 유아풀은 야외, 실내에 각각 1곳씩.
 - “카리유시리조트” (4층에서 다리로 연결)와 시설을 공유하는데, 여기에 물이 얕은 야외 풀이 있음. 4월부터 수영장을 개시함. 풀 바로 주변에 테라스가 있는 호텔 바비큐 식당 등이 위치해 있음. 이 곳에서 매일 저녁 7시~8시반에 라이브 공연이 열림. 저녁 일정 일찍 마치고 숙소로 들어오면 아이와 함께 즐기기 좋음.
 - 카리유시리조트에 다양한 기념품 숍이 위치해있고, 다양한 시샤(오키나와 수호신)상이 있는 공간도 있음. 실내에선 시샤를 직접 채색할 수 있음. (가격 3500엔)
 - 24시간 코인 런더리 이용 가능 (이용가격 400엔)
 
 
■ 식당 추천
 
 - 포시즌 스테이크 : 
아메리칸빌리지 맛집으로 검색하면 엄청 나옴. 한국인들의 성지 같은 곳이라 안가려고 했으나… 애가 소고기를 워낙 좋아해서 갔는데 역시나 잘 먹음! 데판야끼 코스로 2명이서 제일 비싼 코스 먹으면 거의 20만원돈 나오는 듯. 후회 없음!

- 하나우이소바 :
흔히 오키나와 소바라고 하면 돼지고기가 올라간 것을 말하는데, 이 집은 해산물 소바가 특색. 굴짬뽕 맛. 양이 엄청 많음 주의. 근데 위치가 요미탄에 있어서 좀 애매. 우리의 경우는 요미탄 도자기 마을을 가면서 들른 곳임. (10분 거리)
 *참고 링크) https://bit.ly/2rb0Xcx
 
 - 
후쿠스시 : 엑시즈 호텔서 8분 거리. 메리어트 리조트 밑에 있음. 오키나와서 초밥 기대하면 안된다고 하는데 여긴 어부가 직접 운영하고 맛있다고 함. 버터구이 생선 요리도 있어서 아이 먹이기에 좋을 듯. 저녁 마감을 일찍 하는 듯. 7시 이후에 갔다가 투고만 된다고 해서 못먹음. 약간 시끄러운 선술집 분위기긴 함.

류쿠 비프앤비어 : 굉장히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의 고깃집. 길가다 뜬금없이 서래마을 맛집 분위기. 다양한 소고기 부위를 차례로 맛볼 수 있었음. 곁가지로 나오는 반찬이나 디저트도 수준급. 가격도 포시즌 스테이크 생각하면 1/3 가량이라 합리적. 예약제로 운영하는 듯한테 그냥 워크인으로 갔는데 럭키하게 조용히 식사할 수 있었음. 엑시즈에서 차로 10분 거리. 찾아보니 이런 류의 소고기 코스집이 북부 오토부 쪽에 많이 있는 듯. ‘북부 모토부맛집’ 등으로 검색하면 많이 나옴. 여긴 네이버 블로그 후기 없었음. 
*참고 링크) https://bit.ly/2vXzaSy
 
오블라 키친? : 이름은 정확하지 않음. 엑시즈 호텔을 올라가는 길목에 바로 조그맣게 있는 요리집. 매번 지나가다 현지인들이 테이블을 꽉 채우는걸 보고 마지막날 간 곳인데 완전 성공적. 오키나와 재래식 돼지고기 샤브샤브인데 정말 맛있었음. 찜코스랑 샤브샤브코스 두 종류. 코스에 쥬시(영양밥)가 포함돼 있어 아이 주면 됨. 베니이모튀김은 꼭 추가해서 먹어야 함… 짱맛! 오리온맥주는 사실 굉장히 밍밍한 맛이라 실망했는데, 여기서 수제 진저페일에일 맥주?와 고야 드라이 맥주를 맛보고 신세계! 운전자는 맥주를 마실 수 없는데 엑시즈 호텔에 머무는 동안 걸어 내려가서 가볍게 먹고 올라올 수 있어 좋았음.
*참고 링크) https://bitly.com 

카페고쿠 : 츄라우미 수족관 가는 길 산속 깊은 곳, 전망 좋음. 건강한 일본식 집밥. 채식반찬. 고기 없어 음식 기호에 따라 선택하면 될 듯.

시마도넛 : 엄마들이 두부로 만든 도넛을 매일 조금씩 만들어 판매하는 곳. 11시 오픈이고 3시까지 영업하는데 점심 이후에 가면 솔드아웃된 도넛이 많다고. 실내엔 테이블 두 개 정도밖에 없는 아주 협소한 곳. 오픈시간에 맞춰 갔는데도 사람들이 좀 있었는데 대부분 투고 고객. 도넛가게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사거리 지나 바로 왼편에 경찰서 옆 주차장이 마련돼 있음. 도넛 모양 입간판이 표시돼 있음.

카페 차하야블란 : 모토부에서 멀지 않고 비세마을 갈 거라면. 바다가 바로 보이는 위치. 라후테동에 우미부도 토핑해서 먹는 것 추천. 관광객 위주의 메뉴라 한국식 비빔밥도 팔고, 중국식 치킨 스프도 판매. 치킨 스프가 아이 먹이기 좋았음. 수요일 휴무. 런치 12-4시
*참고 링크) http://www.cahayabulan.com 

■ 관광 스팟 (밑줄 친게 가본 곳)


 <중심도시 나하 – 국제거리>

- 공항과 가까워 여행 시작점. 국제거리는 약 1.6km 직선도로를 따라 현청 백화점, 상점, 음식점, 재래시장 등이 모여있는 오키나와 최대 번화가.
- 국제거리의 또 다른 이름은 ‘기적의 1마일’. 1941년 일본이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공격하며 시작된태평양전쟁은 1945년 종전. 오키나와 전투는 81일간이나 계속된 가장치열한 대전투. 미군승리로 끝난 전투에서 오키나와는 인구 3분의 1인 12만명이 희생. 전쟁 후 슬픔을 딛고 가장 빠르게 재건한 곳이 바로 이곳.
- 오키나와는 전쟁이 끝나고 72년 일본에 반환될 때까지 미군이 통치. 국제거리는 미국 영향을 상당히 받았음. 쇼핑 천국 돈키호테, 헤이와도리(평화시장) 등에서 쇼핑할 수 있고, 다양한 먹거리가 즐비. 포장마차 거리에 샘스 스테이크, 얏바리스테이크 등 가성비 맛집이 있다고. 숙소가 공항 근처가 아니라면 아이 데리고 가기는 힘들어 보임.
- 인근에 hoccorie 그림책 서점, 헤이와도리 평화시장(반찬, 식재료 구입 가능) 있음.

<
중부>
 
 *요미탄 도자기마을 (야치문 빌리지)
- 오키나와 말로 야치문은 도자기를 뜻함. 원래 나하의 쓰보야 거리에 형성돼 있었는데 도자기 인간문화재인 긴조 지로가 1974년 현재 요미탄 지역에 가마를 옮기면서 이 마을이 생성. 현재 16개 공방과 3개의 가마가 있고 매일 같이 장인들이 도자기를 굽는 유일한 곳.
 - 마을 초입에 있는 갤러리 우쓰와야, 4명의 도자기 장인의 작품을 모아 판매하는 요미탄잔야키 기타가마 매점, 요미탄잔 가마에서 생산한 도자기 작품을 직판하는 요미탄잔 가마 공동 직판점(붉은 지붕) 들러볼 만.
 - 언덕 위 가마라는 뜻의 노보리 가마, 마을을 오르다보면 중턱에 볼 수 있음. 1년에도 몇 번 불을 지핀다는 이곳은 9개가 연결된 계단 모양의 가마.  


*비오스의 언덕
 - 아열대 공원, 각종 습지 식물이나 난초 등의 볼거리도 많고 유람선 탈 수 있음. 상황 봐서 가든 말든.
 
 *아메리칸빌리지
 
- 복합문화공간, 대관람차, 기념품가게, 마트 등이 있고 선셋비치가 있음. 빈티지숍(american depot a building) 구경할 만.
 - 근처에 ‘디앤디파트먼트’라는 생활 잡화점과 복합몰 ‘이온’이 있음
 
 *츄라우온천
 - 아메리칸 빌리지 근처에 있다고.
 
 *슈리성
 - 일본 11번째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 등재. 산책로, 인공호수가 잘 조성돼 있다고. 류쿠왕국의 화려했던 시절을 볼 수 있는 건축 양식. 언덕을 꽤 올라가야 한다는 후기가 있어 가지 못음. 근처 식당으로는 “슈리소바”가 유명. 친구 셋이 있는 카톡방에 보냈더니 만화 <바사라> 배경이라고 동시에 답. 나만 못봄; 
 
 <북부> 


 *만자모
 – 코끼리모양 기암절벽, 일몰 시간에 맞춰 가는 것이 좋음
 - 만좌모에서 북쪽으로 5분 가면 “나카무라소바” 유명
 
 *해양박공원 (츄라우미수족관, 해중전망탑, 돌고래쇼 오키짱극장)
 
- 4시 넘어 입장할 경우 할인된 가격. 츄라우미수족관만 입장료를 내고, 나머지 돌고래공연 등은 무료로 관람 가능. 돌고래관찰회, 다이버쇼 등은 패스해도 무방하고 돌고래쇼를 봐야 하는데 11:00, 13:00, 14:30, 16:00, 17:30(*4~9월에만) 관람 가능. 돌고래쇼 앞에서 보려면 30분 전에는 가서 앉아 있어야 함.
 
 *비세마을
 
- 해양박공원에서 차로 5분. 1000 그루가 넘는 후쿠기나무(일본 망고스틴) 숲이 조성.
 
 *코우리대교 (허트록)
 - 쉬림프 웨건이 유명? (하와이처럼 푸드트럭인데 쉬림프 한접시), 코우리섬 근처 레스토랑 ‘엘로타’, 가격이 조금 비싼데 메뉴가 다 훌륭하다고. 런치세트 다양. 화요일 휴무. 드라이브 코스로는 괜찮을 듯.
 
 *그 밖에
 - 파인애플파크
 - 오리온 해피파크 (오리온 맥주 공장)


■ 기타 정보 / 참고 문헌

- 오키나와 소바. 메밀 아닌 밀가루로 만든 면에 돼지고기가 올라감. 오키나와의 토양이 비옥하지 않기 때문에 척박한 환경서도 잘 자라는 밀을 재배했기 때문. 돈코츠 라멘처럼 돼지뼈를 우려 국물을 내지만 다시마와 가쓰오부시 등의 재료가 함께 첨가돼 냄새가 나지 않는게 특징. 돼지고기도 퍽퍽하지 않고 촉촉한 식감.

- 일종의 해초인 큰실말(모즈쿠). 4-5월이 제철. 모즈쿠동과 모즈쿠 튀김이 일품.

- 오키나와 완숙 망고. 오키나와 본토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미야코지마’ 섬은 일본 최고의 망고 재배지. 일반 망고보다 진한 당도와 촉촉한 식감을 자랑한다고.

- 도처에 있는 블루씰 아이스크림. 우베 아이스크림, 베니이모 아이스크림 인기. 크레페도 팜. 소금파인애플 맛도 있음. 오키나와에는 소금 친 라임젤리 등의 디저트가 많이 눈에 띔.


- 베니이모(자색고구마)로 만드는 다양한 요리가 있는데 튀김이 제일 맛있음.. 기념품으로 많이 사는 타르트는 별로 맛 없음.. 엑시즈 호텔에 머문다면, 1층 수비니어숍에서 파는 흑설탕 뿌려진 베니이모 과자 추천.

붉은 감자란 의미의 베니 이모라 불리는 오키나와 고구마는 1605년 처음 노구니 소칸에 의해 이곳에 들어왔다. 노구니는 오키나와에 이 기적의 채소를 들여왔다는 이유로 현재까지도 ‘고구마 대왕’이라 불리며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남미가 원산지인 고구마가 중국을 통해 들어온 이래 오키나와 사람들은 거의 생선과 고구마만 먹었다. 칼로리의 60퍼센트를 고구마에서 섭취하던 시기도 있었다.|마이클 부스 <오로지 일본의 맛>


- 오키나와에만 나는 농수산물. 파인애플, 우미부도(바다포도), 여주 등. 포도와 모양이 비슷한 우미 부도. 캐비어와도 모양과 식감이 비슷해 그린 캐비아라고 불리는 해초. 여주는 오이 모양의 박과 채소인데, 이걸 고기, 두부 등과 볶은 음식 ‘고야 찬푸르’. 반찬으로도 좋고 맥주 안주로도 일품.


- 훈제한 바다뱀을 조리한 요리, 이라부. 식감이 닭고기와 비슷해 도전해볼 만하다고.

- 오키나와 특산품인 사탕수수를 이용한 달콤한 튀김 과자 ‘시타안다기’

- 오키나와에선 스테이크와 햄버거가 명물(?) 와규만큼이나 유명한 이시가키규. 미 군정 아래서 서양식 요리법으로 스테이크와 햄버거를 만들어 자주 먹었기 때문.
 
- 오키나와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소금은 일본 전역에서 유명. 세계 어느 곳의 소금보다 다량의 미네랄(주로 마그네슘과 칼륨)을 제공한다고.


“태풍 때문에 오키나와 토양은 끊임없이 바닷물에 젖는다. 바닷물에 풍부한 미네랄이 이런 과정을 통해 토양으로 들어가고 다시 오키나와 땅에서 자라는 과일, 채소, 풀, 동물 등에게 들어간다.” “오키나와에서 태어나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마쓰사카나 고베로 가는 소들의 우수한 품질도 이런 식으로 설명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
“오키나와 섬들은 산호로 둘러싸여 있는데 당연히 산호에는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 이런 산호 일부가 태풍 때마다 육지에서 발견되는 것도 사실. 나는 다시 신기한 오키나와 고구마를 생각했다. 고구마는 이곳에서 백년 동안 잘 자란 유일한 작물. 고구마는 육지로 밀려온 바다 미네랄을 모두 빨아들이는 스펀지 같은 역할을 했을 것.|마이클 부스 <오로지 일본의 맛>

 

- 오키나와는 뱀 천지. 기회되면 아와모리 가게에 들러볼 것. 오키나와에서만 생산되는 증류주. 소주처럼 쌀로 만든다. 반시뱀(하부)을 넣어 만들기도 함. 실제 식당에 가면 계산대 쪽에 우리나라 산삼주처럼 반시뱀이 들어간 아와모리 한통이 장식처럼 올려진 곳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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