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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elmen Nov 05. 2018

공동육아어린이집 원서 - 기록용2

엄마 아빠 편 (일부 발췌)

*아빠편

[질문 1] 살아온 이야기, 인생의 전환점 등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자기소개서를 써주세요. (대안적인 삶과 교육을 위해 해오고 있는 활동, 공동체 활동 경험, 의미를 두고 하고 있는 사회활동, 직업, 취미, 관심사, 특기 등)

- 어머니는 젓가락질을 못 하면 야단을 치는 대신 포크를 쥐여주셨습니다.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면 “내가 선생님께 아프다고 할 테니 영화 보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100점 만점에 15점짜리 성적표를 들고 집에 가니 “이런 점수 처음 본다”고 즐거워하시며 당신의 통장 비밀번호에 ‘15’를 넣기도 했습니다. 이런 어머니 덕분에 자유로운 성격을 가진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펑크록에 심취해 라이브클럽을 전전했습니다.

현재 직업은 신문기자입니다. 어렸을 때 록음악잡지 ‘핫뮤직’(현재 폐간)을 보며 음악기자를 꿈꿨는데, 점점 현실화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일은 이현이와 가족을 빼면 제 생활의 거의 100%입니다. 그 속에서 삶의 의미와 사회 구성원의 역할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보잘것없는 글이 조금이나마 우리 사회를 맑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질문 4] 평소 아이를 위해 어느 정도 시간을 내십니까?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아이와 시간을 보낼 때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가장 최근 아이와 아버지가 둘이서 함께 한 활동은 무엇입니까?

- 주말만 함께 하는 아빠 입장에선 항상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이 때문에 아이와 시간을 보낼 때는 더욱더 알찬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최근에는 미술관을 자주 찾았습니다. 현대미술을 좋아하는 아빠처럼 이현이도 미술작품을 꽤 진지한 표정으로 감상하다 웃곤 합니다. 주위 사물의 정형을 벗어난 색과 모양이 이현이의 상상력 발달에도 도움을 주고, 아빠와의 시간을 풍부한 기억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질문 6] 육아와 교육문제 관련하여 배우자와 자주 의논을 하시는지요? 아이 보육문제로 배우자와 서로 의견이 달라서 갈등을 겪은 적이 있으신가요? 어떤 문제였으며,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그리고 **어린이집 등원결정 과정에서 배우자와 어느 정도 협의가 되었나요?

- 아내와 교육에 대한 의견이 잘 맞는 편입니다. 성미산마을에 이사를 온 가장 중요한 이유도 공동체육아어린이집에 보내기로 의견이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의견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예컨대 아빠인 제가 청결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아내가 어느 정도 제동을 걸 때도 있습니다. 저는 아이가 위험을 맞닥뜨리는 걸 지나치게 겁내 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아이가 맞닥뜨려 해결할 수 있는 위험(risk)과 피해야 할 위해(hazard)를 구분하는 현명함이 있습니다. 저도 따르려고 노력합니다.

[질문 8] **어린이집은 통합교육을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1층 3.4세 연령통합/ 2층 5.6.7세 연령통합 +장애통합) 통합교육과 관련하여 가장 강조되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연령통합, 장애통합은 **어린이집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통합교육에서는 나와 다른 사람, 나이가 많거나 혹은 적거나, 말과 움직임이 발달했거나 그 반대이거나, 장애가 있거나 없거나 모두 한 공동체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차이의 인정, 배려, 그리고 적절한 롤 부여 등이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엄마편

[질문1] 살아온 이야기, 인생의 전환점 등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자기소개서를 써주세요. (대안적인 삶과 교육을 위해 해오고 있는 활동, 공동체 활동 경험, 의미를 두고 하고 있는 사회활동, 직업, 취미, 관심사, 특기 등)

- 저는 올해로 34살입니다. 내년이면 10년 차 직장인입니다. 엄마로의 경력은 이제 3년 됐네요.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인생 전반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지금만큼 저 스스로에게 끼치는 영향이 이렇게 큰 나날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토록 이기적이길 원하면서 동시에 이타적인 삶을 살아본 적이 없거든요. 엄마는 경력이 쌓여도 익숙 해지기는커녕 매일 새로운 일투성이네요. 경험치가 늘어나면서 단련이 되는 것과는 또 별개로요. 어쨌든 저는 현재 엄마가 된 저 자신을 즐기고 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도 많지만, 이전보다 훨씬 더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믿습니다. 정말 처음 느껴보는 감정의 영역과 말의 의미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엄마가 되고 나서 얻은 다양한 경험치와 능력(인내력, 공감력, 순발력 등)은 지금의 제 커리어와 일상생활에서도 여러모로 플러스 요인이 되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제 인생의 전환점은 엄마가 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지금은 기업에서 홍보/브랜딩 관련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운이 좋게도 늘 일할 기회가 먼저 주어진 덕분에 10년여의 사회생활 동안 전직을 포함해 세 차례나 이직하며 다채로운 일에 도전해볼 수 있었습니다. 짧게나마 여러 조직을 거치면서 고민하고 부딪쳤던 경험, 또 겪은 생채기들은 굳은살이 돼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양육의 모토는 아이를 자연스러운 인간으로 키우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도 남편도 부모로서 제 몫의 인생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이와 함께 보내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데서 오는 미안함, 슬픔, 걱정 등등이 꼬리를 물고 따라오긴 하지만요. 아직은 내가 왜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질문 3] 자녀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며,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 아이의 긍정적인 정서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4세 미만의 아이들은 논리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감각으로 키운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를 키우며 자신을 키워나가야 한다고요. 정말 아이가 부모의 거울이라고, 아이의 표정과 말에서 저 자신을 발견합니다. 미처 몰랐던 저 자신의 성향이나 성격을 아이가 알려주기도 하니, 서로가 함께 자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이가 좌절을 경험하지 않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좌절을 경험해도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에 크게 공감합니다. 아이가 좌절을 겪어도 긍정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자신을 믿는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양육자로서 아이에게 최소한의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저 자신의 그릇을 키우는 노력을 더욱더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질문 5] 자녀의 터전생활 이후 양육과 활동에 대한 계획과 기대를 적어 주세요.

-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삶, 약자에게 배타적으로 되지 않는 삶을 배우기 바랍니다. 공동육아에서 추구하고 있는 평어 사용이 어른, 아이를 떠나 서로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하는 기본이 될 거라 기대합니다. 형제자매 없이도 아이가 동네 친구, 마을 이웃을 만나며 외롭지 않길 바랍니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 자랄 이 동네 곳곳의 활기찬 소란스러움을 흥미로워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질문 8] **어린이집은 통합교육을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1층 3.4세 연령통합/ 2층 5.6.7세 연령통합 + 장애통합) 통합교육과 관련하여 가장 강조되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저는 연령통합은 '서로 배우기', 장애통합은 '함께 살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서로 배우고 함께 살기의 중요성을 생활화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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