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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 공기 Oct 15. 2022

인재 전쟁 (2)

면접 전형은 구직자가 회사를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시대와 세대가 변했다. 


채용 시장에서 회사와 구직자는 더 이상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다. 과거 구직자들이 회사를 선택하는데 연봉, 처우와 같은 '유형적 조건'이 중요한 요소였다면, 요즘 구직자들은 회사의 브랜드 또는 조직 문화와 같은 '무형적 조건'을 회사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 잣대로 삼고 있다.


그 결과, 수준과 정도는 차이가 있지만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원하는 인재를 영입하고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블라인드, 잡플래닛과 같이 기업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생겨나고 이를 통해 구직자들이 원하는 회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 회사를 직접적으로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첫 번째 단계는 면접 전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구직자들도 면접 전형을 잘 준비해야겠지만, 회사 또한 구직자에게 면접을 본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면접 전형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상황,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구직자가 가질 수 있는 생각에 대해 정리를 해보았다.




[면접 전형 준비 단계]

첫 번째, 면접 전형 일정은 가급적 사전에 확정하고 면접 대상자에게 연락을 해야 한다. 


면접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간혹 갑작스러운 회사의 중요 이벤트, 면접관의 업무 일정의 변경 등으로 기 약속된 면접 일정을 변경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불가항력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2회 이상의 변경 요청이 있을 시에는 면접 대상자는 회사에 대해서 '업무 약속과 일정도 제대로 조율되지 않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면접 전형을 준비하면서 회사와 채용 부서의 전체적인 일정을 꼼꼼히 확인하여 면접 전형 일정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면접 전형 관련된 연락은 '정규 근무 시간'내에 취하는 것이 좋다.


회사의 정규 시업 시간 전, 점심 휴게 시간, 종업 시간 후에는 가급적 연락을 삼가는 것이 좋다.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즘에는 해당 시간 내의 업무 전화는 면접 대상자로 하여금 '쉴 틈 없이 바쁜 회사', '워라밸이 잘 지켜지지 않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


[면접 전형 진행 단계]

면접 전형 준비 단계에서는 인사 담당자의 행동 상의 주의 사항이었다면, 진행 단계에서는 인사 담당자를 포함한 면접 전형에 참석하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다.


첫 번째, 회사를 대표하여 면접관도 자기소개를 해야 한다.


앞에서 면접 전형은 회사가 지원자에게 면접 전형을 본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였었다. 면접 대상자들은 당연히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면접을 시작한다. 인사를 받으면 당연히 답을 해야 하는 법. 면접관들도 자기소개를 해야 한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이 자기소개가 지원자들의 긴장을 풀게 하는 것은 물론이며, 지원자 본인이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시작으로 회사에 대해서도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한다.


두 번째, 입사 지원 서류는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면접에 참석해야 한다.


간혹 면접 전형 장소에서 입사지원서를 그제야 읽거나 사전 숙지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입사지원서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질문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입사지원서에 취미가 분명히 '축구'라고 되어 있는데, 취미가 무엇이죠?라고 묻는 것과 같은 경우이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서류도 제대로 안 봤나?' 하는 생각을 시작으로 함께 일 할 사람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즉흥적으로 사람을 채용하는 회사 또는 상사라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이 뽑고 운영하고 있는 그 조직의 수준을 가늠할 것이다. 물론 좋지 않은 방향으로 말이다.


세 번째, 압박 면접은 지양하고 질문하는 목적에 대해 분명히 밝히는 것이 좋다.


과거에는 압박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행동 등을 유추하기 위해 압박 면접이 종종 진행되던 경우가 있었다. 그 압박 면접이라는 형태는 회사 또는 면접관이 철저하게 '갑'이었던 시대적 배경이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시대와 세대가 변했다고는 말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변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압박 면접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세대에서는 간혹 압박 면접 스킬, 압박 질문을 본인도 모르게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자면 머릿속에서는 '전 직장 경력이나 직무 경력이 이번에 지원하는 분야와 다소 거리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을 결심한 이유와 함께 그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지원자 분의 생각을 말씀해주세요.'라고 말하고자 하던 것이 입으로는 '전 직장 경력이나 직무 경력이 상이한데 왜 지원하셨어요?'라는 무례한 질문을 하게 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사전에 질문하고자 하는 내용을 생각하고 글로 써서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뒤늦게라도 본인의 질문이 다소 받아들이기에 따라 무례하고 불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질문은 어떤 목적을 위해 했었던 질문이다. 오해가 없길 바란다'며 지원자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면접 전형 진행 단계에서의 주의 사항은 면접관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진 상황이라면 발생하는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작은 회사일수록 면접관 교육 자체가 진행된 적이 없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도 당시에는 비슷한 상황이었다.) 면접관 교육을 진행하기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상황 및 환경이라면 사전에 '면접관 가이드북'이라는 간단한 면접 시의 주의 사항, 스킬 등을 정리해 두었다가 면접 전형 대상자 서류 전달 시 면접관들에게 함께 전달하거나 면접 전형 장소에 비치해두어 면접 전형에 읽어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회사도 구직자들에게 면접을 보아야 하고,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시기이다. 구직자들에게 받은 평가는 하나하나 모아져 기업 전체의 평가가 되기도 하는 것이 요즘이다. 인사 담당자의 작은 노력이 구직자들에게 회사가 선택받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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