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짧은 단상
얼굴이 자꾸 못생겨지고 있어요. 가만히 있으면 화난 얼굴이네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드네요. 독박살림도 서러운데 못생겨지기까지 함 너무 억울하지 않나, 생각의 전환이 필요해. ×3이 되어서 그렇지, 혼자 살아도 하긴 해야 하는 일들. 그리고 그들이 원했다지만 결국 내가 선택한 강아지의 입양. 안 할 수 없는 일들 앞에서 원망하고 화 내 본들 무엇하랴. 이왕 하는 거 늙고 못생겨지지 않게 웃으며 하자.
그래도 마음을 고쳐먹고 보니 감사할 일들은 많이 있네요. 새로 오신 옆 팀장님이 밋밋한 업무수첩에 예쁜 그림을 그려주셨어요. 회사 앞, 좋은 정형외과를 찾아서 허리 통증 치료도 편히 잘 받았고요. 무엇보다 요즘 강아지 분리수면 연습 중인데요. 밤마다 너무 짖어서 너무 민폐라고 챗씨에게 방법을 물어봤어요. 강아지가 짖는 시간 간격을 확인해서, 짖기 전에 먼저 얼굴 보여주고 안심시켜 주라고 하더라고요. 재보니 10분 간격, 긴 밤 어찌하나 절망스럽긴 했어요. 하지만 강아지는 매 십 분을 보고 싶음을, 불안함을 참고 참다 죽을 거 같아 짖는 거래요. 그래서 이틀은 밤새서 9분마다 얼굴을 보여줬어요. 그렇게 지금은 5일째, 하면서도 가능할까 싶었는 데, 지금은 삼십 분 이상 늘어났네요. 너무 졸린 요즘이지만, 그래도 감사한 일이에요. 저 친구와의 긴 동행을 생각하면. 짧은 고생일 테죠.
아침이 밝아오면, 너무 졸려 다시 짜증과 화가 치밀어 오를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면 그 와중에도 발생해 줄 감사한 일들을 다시 찾아보겠어요. 더는 못생겨지지 않도록요.
일단, 이렇게 감사한 일을 찾아보겠다고 마음먹어준 나 자신에게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