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주의 / 저혈당?!
병원에 입원해서 인슐린 펌프 체험, 교육 중이다. 새벽에 저혈당 알람이 많이 울려서 깼다. 연속혈당기의 값으로는 50대였고, 50 이하도 있었다. 참고로 70 이하이면 저혈당이라고 한다. 그런데 손끝으로 피를 내서 혈당을 측정해 보면 70 이상이라서 저혈당은 아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연속혈당기 값은 계속 50 정도이고, 알람도 계속 울리니 잠이 다 깨버렸다. 인슐린 펌프로 계속 인슐린이 주입되고 있어서 더 떨어질까 봐 무섭기도 했다. 여러 생각이 들어서 휴대폰으로 적은 글을 조금 수정했다.
*좀 우울할 수 있으니, '안 그래도 힘든데, 힘든 글 보고 싶지 않아!'하시는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길..!
이 불안과 염려는 어떻게 해야 없어질까? 없어질 수는 있을까?
내가 너무 연약하게 느껴진다.
연당기(연속혈당기) 54 나왔다. 손끝혈당은 74이긴 하지만.
새로운 연당기 값은 왜 이렇게 정확하지 않은 건지..
그리고 1형 당뇨병을 인슐린 의존 당뇨라고도 부르듯이 진짜 의존해야 한다.
어제 펌프가 갑자기 내 몸에서 떨어졌는데, 다시 부착해 줄 의료진이 당장 없어서 저녁을 두 시간 있다가 먹었다. 펌프 부착은 몇 시간 후에야 했고, 당장은 인슐린 주사로 인슐린을 주입하기로 했는데 그 주사를 처방받고 받기까지 그 시간이 걸린 것이었다.
어제 일을 겪으면서 (그런 일은 절대 없길 간절히 바라지만) 전쟁이나 재난이 일어나면, 나는 인슐린이 없다면 진짜 금방 큰일을 겪을 수 있는 연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입원해서는 안 울었는데, 이 생각을 하면서 조금 눈물이 고였다.
힘든 것도 그대로 쓰려고 한다. 나중에 내 글을 읽고 공감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나중에 이 상황과 비슷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을 테니. '맞다 나 이때 그랬지'하면서.
우울한 쪽으로 생각하면, 그냥 다 원망스럽고 세상에서 내가 젤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감사한 걸 생각해 보고,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면 또 그 구렁텅이에서 조금은 나올 수 있다.
아까 밤에 간호사,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펌프 다시 연결해 주셨다. 아마 퇴근 후였던 것 같은데도 그렇게 애써주시다니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