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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 Dec 18. 2016

2016년 흥한 유행어 Top 7, 그들의 인기비결은?

1년 동안 수고했고 나중에 웃으면서 보자!

  2016년의 마지막 달 12월도 벌써 절반이 넘게 지났습니다. 시간 참 빠르네요. 작년 이맘때쯤 어리바리 신입사원이었던 저도 이젠 1년 차 콘텐츠 매니저입니다. 일 덕분인지 올 한 해를 돌아보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제가 보아온 수많은 콘텐츠들인데요, 그 많은 콘텐츠 속 유행어 또한 올해가 남긴 소중한 유산이네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2016년 유행어 Top 7! 올해 자주 쓰이던 말들을 정리한 후 나름의 순위를 꼽아 보았고, 그 안에서 발견한 유행어의 인기비결 필수요소도 3가지로 정리했습니다.

1) 큰 화제가 되었지만 유행 지속 기간이 너무 짧은 것은 제외했습니다.
(ex. PPAP_펜 파인애플 애플 펜 등)
2) 유행하기 시작한 시점이 2016년이라 보기 어려운 것들은 제외했습니다.
(ex. 허구연 해설위원의 '제가 누누이 말씀을 드리지만~ 돔구장이 이쓰야해요', 넘나 좋은 것 등)
3) 아래 목록은 임의의 순서로 작성되었습니다.


1. 왜 안 왔어? -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세바퀴 방영 이후 온라인에서 인기)

  조세호에게 '프로불참러'라는 캐릭터를 만들어준 유명한 표정입니다. 저 에피소드가 방영된 것은 2015년이지만 2016년에 온라인에서 재발견되며 엄청난 이슈가 되었죠. 유행어가 여기저기 쓰이다 보면 주어나 목적어 에 변형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이 유행어는 특이하게 "조세호 씨 왜 안 왔어요!"라는 원형이 그대로 쓰이며 전 국민이 조세호 씨를 찾았습니다. 그야말로 조세호GO였네요.


2.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조크든요(온라인)

  이 영상은 1994년 9월 MBC에서 'X세대'의 변화하는 옷차림에 대해 보도한 뉴스입니다. 프로불참러 조세호 영상이 상평통보 발굴급 자료라면 제작된 지 22년 만에 빛을 본 이 영상은 빗살무늬토기 발굴 수준인데요, 누가 어떻게 영상을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걸크러시를 일으키는 멋진 언니의 말은 요즘 세대에도 유효했습니다. 특히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패션을 올리며 해시태그로 #이렇게입으면기분이조크든요 를 다는 것이 인기였죠. 맞춤법은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좋거든요' 가 맞지만 영상 속 찰진 발음 그대로 '조크든요'의 형태가 더 많이 쓰였습니다.


3. 뭣이 중헌디(곡성)

  680만 관객을 모은 영화 <곡성> 속 아역배우 김환희의 명대사입니다. 지금도 가끔 보이지만, 영화 개봉 당시에는 정말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안 쓰이는 데가 없던 유행어였죠. 정작 배우 본인은 이 대사가 유행어가 될 줄 상상도 못 했다고 하는데요, 영화의 성공은 어느 정도 유행어의 탄생을 보장해주는 것 같습니다. ('동작그만, 밑장빼기냐?'와 '아직 한 발 남았다' 도 아직까지 사용되는 드립이고요.)


4. 히트다 히트, 하태핫태(무한도전) / 칭찬해~(아는형님)

  멤버 구성에 이런저런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국민 예능인 <무한도전>. 유행어 제조기로써의 기능도 건재합니다. '히트다 히트!, '하태핫태!'는 사실 일상 속 드립보다는 블로거나 마케터들의 추임새로 더 크게 활약한 것 같습니다. 딱히 쓸 말 없을 때 집어넣기 좋달까요. 2016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아는형님>에서는 '칭찬해~' 라는 유행어를 만들었고요.


5. 샤샤샤, 너무햇! 너무햇!(트와이스)

  2016년 상반기는 'CHEER UP'으로, 하반기는 'TT'로 우리나라 가요계를 휘어잡은 트와이스. 특히 가사 중 '친구를 만나느라 샤샤샤~'와 '이런 내 맘 모르고, ᕙ(•̀‸•́‶)ᕗ 너무햇! ᕙ(•̀‸•́‶)ᕗ 너무햇!'은 곡의 인기를 등에 업고 유행어로 등극했습니다. CHEER UP은 모모 파트인 '조~르지마 어디 가지 않아 되어줄게 너의 베이베'를 찰지게 따라한 김희철 덕분에 요즘까지도 언급되고 있네요.


6. 너 때문에 흥이 다 깨져버렸으니 책임져!

  2002년께 출간된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당시 저를 포함한 초딩들에게 꿈과 사랑을 심어준 레전드 작품이었습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애니메이션 <올림포스 가디언>도 재미있었죠. 하지만 추억 속 고전이 된 이 작품을 트위터에서, 그것도 드립 필수요소로 다시 보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리라에서 왜 저런 소리가 날까 생각하면 지는 겁니다. SNL 더빙극장에서 고퀄리티 패러디 버전도 나왔으니 이게 바로 유행의 O2O!


7. 이러려고 ㅇㅇㅇ했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담화문을 쓴 사람은 알았을까요, 이 말이 전 국민의 입에 오르내리는 유행어가 될 줄이야. 다른 유행어들과 다르게 등장 배경이 영 불쾌합니다만 가히 올 한 해 최고의 파급력을 가진 유행어라 생각합니다. 범용성도 어마어마하고요. '자괴감 들고 괴로워'라는 말이 대부분의 부정적인 상황에 적절하게 쓰일 수 있는 만큼 시국이 정리되기 전까지는 꾸준히 애용되는 유행어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올해를 달군 유행어 중 7가지를 정리하다 보니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필수요소가 있다는 걸 알아챌 수 있었는데요, 이른바 흥하는 유행어의 3가지 필수요소! 인지도, 범용성, 리듬감입니다.


1. 인지도

대세는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 유행어가 오프라인으로 범람하다

  널리 쓰이는 드립의 경지에 오르는 유행어가 되려면 그 유행어에 대한 사람들의 인지도가 중요합니다. 여태껏 온라인에서 흥하는 유행어가 오프라인에서는 통하지 않았던 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요.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SNS 유저가 점차 많아지는 추세인 데다 유행어의 주 소비층인 10대~30대의 과반수가 이제는 SNS 유저거든요.


TV가 만들면 SNS가 공유한다

  7가지 유행어 중 대부분이 TV 프로그램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트와이스도 곡이 흥하면서 공중파에 얼굴을 자주 보였고요. 그런데 유행의 시작이 TV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기분이 조크든요'나 '흥이 깨져버렸으니 책임져!',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 등은 영상이 제작되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SNS 등에서 발굴되어 바이럴되었습니다. 특히 '기분이~' 와 '흥이 다~' 는 10년이 넘는 세월을 넘어 뒤늦게 흥한 유행어라 신기합니다. 대체 누가, 어쩌다 저 콘텐츠들을 발굴했는지는 의문이지만 확실한 건 SNS의 하드캐리가 돋보이는 한해였다는 것!


2. 범용성

어디든 갖다 붙일 수 있는 유행어가 흥한다

  아무리 인지도가 높은 말이라도 범용성이 떨어진다면 유행어로 자리잡기 어렵습니다. 범용성은 유행어의 확산에 기여합니다. 감탄사나 추임새로 쓰이는 단어 단위의 유행어가 인기를 얻는 것도 그 덕분이고요(샤샤샤, 히트다 히트 등). 하지만 어디든 쓰일 수 있는 유행어일수록 각종 광고 등에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그러다 보니 대중에게 금방 식상하게 느껴지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실제 대화에서는 문장 단위의 유행어가 더 많이 쓰이는데요, '자괴감 들고 괴로워'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정말 어디든 갖다 붙일 수 있는 마법의 수식어지요.


3. 리듬감

찰진 말이 유행어로 살아남는다

  2016년의 트렌드를 몇 가지 꼽으라면 힙합 문화의 확산이 포함될 것 같은데요, 힙합의 인기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본질적인 매력은 그 찰진 라임에서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행어도 마찬가지지 말입니다. 앞서 언급한 유행어 대부분이 문장 안에 강약이 있어 말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여기에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허구연 해설위원의 독특한 발음에서 유래된 '역씌 ㅇㅇㅇ다, 지금 보시면 아시겠지마는 (중략) 돔구장이 이쓰야해요. 돔구장.' 은 7문장 정도가 한 단위로 쓰이는 유행어입니다. 길죠. 그래도 그 안에서 특유의 찰진 사투리가 구성지게 사용되고 있기에 유행어로서의 생명을 얻었습니다. 이래서 리듬감이 중요하그든요. 리듬감.

이야기 나온 김에 공유하는 허구연 위원의 해설!


  2016년은 여느 때보다 더욱 다사다난했습니다. 여기에 언급하지 못한 유행어도 한가득이죠. 평온하지 않았기에 더욱 많은 말이 오갔습니다만 그 말들 속에서 빛난 유행어 덕에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웃지 않았을까요. 과연 이 중 어떤 유행어가 드립의 전당 고전의 반열에 오르게 될까요? 내년에는 또 어떤 유행어들이 우리의 입에 오르내릴까요? 긍정적인 상황에서 만들어진 유행어가 좀 더 많은 2017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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