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만 왔습니다

몇 번의 봄과 몇 번의 겨울이 어느 한 곳에 머물지 못한 채

by 하늘보기


보고 싶기에

보고만 왔습니다


내 어찌 당신께 운우지정을 말하겠습니까만,

차마 보고픈 마음마저 버리진 못해

보고만 왔습니다


사람 관계라는 것이 본시 말과 뜻이 통해야

맺든 풀리든 할 것인데


내 울대는 어찌 타래난초 대 꼬이듯 비비 꼬여

말은 목을 타고 올라오지 못하고

꽃대에 붙은 마음은 피어나지 못하는지,


몇 번의 봄과 몇 번의 겨울이

어느 한 곳에 머물지 못한 채 온 듯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혹여, 제 안부를 물으신다면

저는 그냥 그렇습니다


그럼, 이후로도 내내

안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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