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길의 침묵>

by 하늘보기


오래된 길을 걷는다

수없이 밟히고

수없이 잊힌 길


비에 젖고

햇살에 바래고

발자국이 지워진 자리


길은 말이 없다

걸어온 이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삼킨다


나는 귀를 기울인다

길이 오래도록 숨겨온 것들

돌아보지 못한 이름들

흘러간 시간의 무게를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으면서

길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


나는 멈춰 선다

발밑에 고인 낡은 기억들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