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의 먼지〉

by 하늘보기

책상 위에 먼지가 쌓인다


누구도 들여다보지 않는 풍경

햇살에 부서지는 가벼운 입자들


먼지는 묻지 않고

누구의 손길도 기다리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도

계절이 바뀌어도

먼지는 다만 거기 있다


쌓이거나, 흩어지거나

바람에 실려가거나

무게조차 가늠할 수 없는 존재

그러나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

무수한 지나침과 망각 속에서도

묵묵히 남아 있는

빛과 그림자의 틈새


오늘도 먼지는 말이 없다


그 침묵이 때로는

한 권의 책보다

수 많은 기억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