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한쪽에 금이 갔다
누군가 지나친 작은 흠집이
천천히, 오래도록 번져갔다
금이 간 풍경은
그 상처를 드러내면서도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틈 사이로 흐르는 햇살
아주 얇은 선을 따라
시간이 들고 난다
온전한 것만이
아름다운 건 아니라는 걸
깨진 틈새로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걸
나는 그 금을 따라
내 마음의 갈라진 곳까지 걸어간다
부서진 자리마다
햇살이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