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속에 남은 편지〉

by 하늘보기

서랍을 열면 언제나 처럼

편지 한 장이 누워 있다


누렇게 바랜 종이

번져버린 글자

접힌 자국 위로 앉은 먼지


그곳에 남아 있는 건

한때의 체온

말끝의 떨림

닿지 않은 대답.


편지는 이제

어느 곳에도 도착할 곳을 잃었다

나는 편지를 접어

서랍 속 어둠에 묻는다


잊힌 것들의 편지는

가장 많은 것들을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