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화분, 살아남은 꽃>

by 하늘보기

창가에 놓인 화분

한쪽이 깨져 있다

깨진 틈새로

마른 흙이 쏟아지고

뿌리는 바람에 드러난다

그런데도

부서진 화분 속에서

작은 꽃 하나가 피어나고 있다


누구도 돌보지 않았지만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햇살이 스며든 날들 사이로

꽃은 조용히 자라났다


상처 입은 자리마다

빛이 번진다


부서진 것들 위에도

기어이 피어나는 것들이 있다는 걸

이 작은 화분이 가르쳐준다

깨진 것들이

모든 끝은 아니라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