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위에 남은 자국

by 하늘보기

오래된 노트 한 권을 펼친다.

페이지마다 흐릿한 자국이 있다

물기가 번진 자리

펜 끝이 눌러 지나간 흔적

잊힌 시간의 얼룩


누군가를 생각하머 써내려간 문장들

지워진 이름들

다시는 열지 않은 약속들

나는 그 자국들을 더듬는다

노트에 남은 것은

쓰는 이의 손끝

머뭇거림

그리고 다시 덮어둔 시간

나는 노트를 덮는다.

어쩌면 그 자국들이

가장 정직한 기록이라는 생각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