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타로김쌤 Sep 12. 2021

나의 가난은

시 나부랭이 #1

가난이라는 죄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며 하루하루가 모두에게 괴로움이 되는 시간

나와 가족과 가족의 가족과 모두에게 항상 사죄해야 하는 나는 얼마나 더 많은 괴로움을 이고 살아가야 할까요.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게슴츠레 달빛도 비치는데

길지만 짧은 나의 밤 시간은 언제나 미안함만을 담고 살아갑니다.


능력이 없는 것은 죄가 아닐 테지만

모두를 힘들게 하는 것은 분명 다른 이들은 갖지 못한 나만의 죄일 테지요.


가난이란 이렇게 사람을 죄인으로 만듭니다.

가난이란 이렇게 사람을 피폐하게 만듭니다.


한때 나의 시들은

사랑을 노래하고 이별을 슬퍼하고 사람을 그리워했건만


이제 나의 시들은

가난에 사죄하고 무능함에 무기력하고 내일을 두려워합니다.


캄캄한 밤이 지나고 맑은 해가 떠오르면

별과 함께 박혀있는 나의 죄들도 어쩌면 보이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단지 보이지 않을 뿐 별은 태양 속에서도 떠있으니

가난이라는 죄는 단지 태양과의 숨바꼭질일 뿐


오늘도 역시 환상 같은 죄의식에 사로잡혀 짧은 밤과 긴 낮을 흘러 보냅니다.


밤이 더 길어지는 날들이 찾아오지 않길 바라겠지만 시간은 빨리도 더디게도 가지 않는 법.

나의 가난은

상처이자 시련을 넘어 내가 나를 찾지 못하게 하는

고뇌의 수레바퀴인가 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